【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육아·엄마·모성을 동시대의 미술담론으로 풀어낼 수 있을까? 서울 금천구 범일운수종점 'Tiger1'에서는 지난 4일 시작해 오는 28일 종료되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바로 저출생(저출산) 시대 속 육아·엄마·모성을 동시대 미술로서 풀어내보는 전시회가 마련된 것이다.
‘LET’S PLAY 10AM to 3PM/PROJECT’는 서울문화재단 ‘2018 서울을 바꾸는 예술 : 소셜프로젝트’ 선정지원사업으로 만들어졌으며, 컨템포로컬이 주최했다.
기자가 찾아간 지난 10일은 「요즘 엄마들」(알마, 2016년) 저자인 이고은 작가가 참여한 워크숍이 진행되는 날이었다. 전시와 함께 진행되는 워크숍은 총 네 번(10일, 14일, 17일, 19일)에 걸쳐 열린다. 워크숍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이자 아이의 엄마인 네 명의 '육아동지'에게 페니미즘, 성, 정체성 등을 워크숍에 참여한 엄마들과 소통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첫 워크숍의 시작은 이고은 작가였다. 이 작가는 1시간가량 워크숍에 참여한 엄마들과 함께 육아와 모성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잘나가는 기자에서 아이 출산 이후 전업맘으로 인생의 향로가 바뀐 이고은 작가는 현재 여섯 살, 네 살 두 아이의 엄마다. 아이 키우기에도, 엄마이자 한 인간으로 살아남기에도 도무지 엉망진창인 이 사회에 대해 엄마가 되고 나서 알게 된 것과 지금 엄마들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 워크숍에 참여한 엄마들과 커피 한잔을 마시며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참여자 모두가 미취학 아동을 키우고 있는 엄마라서 그런 걸까? 육아휴직, 워킹맘, 키즈카페, 아이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로 나왔다. 그러면서 대화 중간중간 연신 ‘나도 그래요’, ‘맞아 맞아’ 등의 공감이 쏟아져 나왔다.
이 작가는 "아이를 낳고 엄마가 돼보니 엄마의 위치에서 아무리 애를 써도 안 되는 것이 있구나"라고 체감했다고 말했다.
“첫째를 낳고 1년간 육아휴직을 무사히 마치고 복직을 했는데, 둘째가 생기고 육아휴직을 쓰려니까 친한 선배가 3개월만 육아휴직을 쓰라고 하는 거예요. 이 말을 들었을 때는 뭔가 벽에 가로막힌 것 같았어요. 왜 첫째는 1년을 쉬었는데, 둘째는 3개월만 해야 하지?”
또한 이 작가는 엄마가 돼보니 직업도 없고 소득도 없어서 신용카드를 못 만들게 됐다고도 털어놨다. 둘째를 낳고 기자 일을 그만둔 지 3개월 만에 구인구직 사이트에 가입해 등록도 해봤다고. 엄마들은 하나같이 공감했다.
이 작가는 지금 엄마들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 "내가 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질문에 대한 답을 꾸준히 성실하게 찾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는 육아·엄마·모성을 동시대 문제로 인식하고 미술로서 풀어보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전시에는 육아의 경험을 자신의 개인 조형 및 개념으로 가져와 작업하는 여섯 명의 부모 작가들이 참여했다. 참여한 작가는 권자현 작가, 배종헌 작가, 최성균 작가, 장보윤 작가, 네덜란드 중견작가인 실비 지아만스와 헤롤드 욜로네일리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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