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일곱 살 아이의 엄마입니다. 아이가 그림 그리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미술학원도 다니고 집에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주고 있습니다. 미술학원 선생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가 묘사하는 능력이 또래보다 뛰어나다고 하십니다.
제가 봐도 관찰하고 따라 그리는 것은 확실히 잘하지만, 의외로 상상을 잘 못 합니다. “미래의 자동차를 상상해봐”라고 말해도, 사진을 보며 똑같이 따라 그리는 것을 더 선호하고 재밌어하네요. 어떤 방향으로 지도하면 좋을까요?
A. 아이들도 각자 잘하는 분야가 다릅니다. 다양한 맛의 아이스크림이 있다면 아이마다 제각각 좋아하는 맛이 다르듯이,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아이는 묘사를 잘하고, 또 어떤 아이는 상상을 잘하여 표현합니다.
물론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골고루 다 잘하기를 바라십니다. 사람도 잘 그리고, 풍경도 잘 그리고, 상상화도 잘 그렸으면 좋겠는 것이 부모님의 마음이자 욕심입니다.
어른들도 수학과 문학, 예체능 중 잘하는 분야가 다르듯이 아이들도 각자 잘하는 분야가 다릅니다. 미술수업도 똑같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이 선호하는 미술 재료도 각각 다른데, 그리는 방식이 다른 것은 당연합니다.
◇ 묘사를 잘하는 아이, 어떻게 응원하면 될까요?
묘사를 잘하는 아이들은 자신의 그림에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그림을 그릴 때 집중력이 좋고, 한 가지 주제를 그리기 시작하면 반드시 끝장을 봐야 합니다.
가끔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자신보다 더 똑같이 그리는 아이를 본다면 의욕이 순식간에 저하되기도 합니다. 조금이라도 선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게 그려진다면, 화를 내거나 울어버리기도 합니다.
▲잘하고 있다고 칭찬을 많이 해주세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묘사를 잘하는 아이들은 그림의 자부심이 강하기 때문에 칭찬을 많이 해준다면 더 의욕적으로 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적절한 조언도 필요합니다.
묘사에 대해 욕심이 있는 아이들은 그림이 막히면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몰라서 같은 부분을 수십 번씩 지우기도 합니다. 그럴 때 슬쩍 아이에게 먼저 물어봅니다. “이 부분이 어려운 거야? 많이 힘들면 조금 도와줘도 될까?”
아이가 괜찮다고 하면, 잠시 스스로 해결할 시간을 줍니다. 그래도 아이가 한참 동안 힘들어한다면, “너무 힘들면 어떻게 그리는지 알려줄 수 있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줘.”라고 말합니다. 아이의 자존심도 지켜주고, 적절한 조언을 해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물, 생물을 접하면서 묘사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세요.
실제 사물이나 모델을 보고 그리면 가장 좋겠지만, 인터넷 서핑을 통해 더 다양한 자료를 감상하고 그려볼 기회를 주세요.
◇ 상상화를 잘 그리는 아이, 어떻게 응원할까요?
상상화를 잘 그리는 아이들은 대부분 이야기를 하며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림을 그리면서도 계속해서 재밌는 생각이 떠오르기 때문에, 엉덩이를 들썩이며 신나합니다. 한 가지 그림을 완성하는 데에 집중하기보다는, 새로운 주제를 빨리 그려보고 싶어 합니다.
금방 싫증을 내기도 합니다. 매일 똑같은 크기의 스케치북, 같은 재료, 한정된 주제로 그림을 그린다면 쉽게 지칠 수도 있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이야기를 잘 들어주세요.
머릿속에 마구 떠오르는 재미있는 상상을 이야기하는 아이에게 적절한 맞장구를 쳐주세요. “어머, 정말?” “우와~” 같은 추임새만으로도 아이들이 자신의 상상을 그림으로 더 그리고 싶어 합니다.
▲채색을 강요하지 마세요.
빨리 다른 걸 그려보고 싶기 때문에, 밑그림만 그리고도 완성됐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어떤 색이 어울릴지 한번 생각해보자~!” 하고 유도를 몇 번 해봐도, 싫다고 하며 다른 그림을 그리기 원할 때는 강요하지 않습니다.
채색이 그림의 완성이 아닙니다. 아이들의 이야기와 진심이 얼마큼 담겨 있는지가 그림의 완성입니다.
▲협동 작업을 해보세요.
상상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끼리, 협동 그림, 혹은 만들기를 한다면 서로 이야기와 아이디어를 나누는 과정에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간혹 자존심이 센 아이들끼리는 자신의 주장이 옳다며 싸우기도 하지만, 서로의 아이디어를 존중하는 규칙을 세우고 일러준다면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안린지는 경희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졸업하고 그림 속 아이들의 생각이 궁금하여 미술학원 강사로 2년간 근무하면서 미술심리상담 공부를 지속했다. 모든 아이가 행복한 꿈을 갖기를 진심으로 희망하며 소설 및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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