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지난 9월 발생한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전날 있었던 회의에서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 그러나 그에 반해 감리자의 인식은 얼마나 안일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자료가 공개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은 9월 5일 열린 ‘유치원 건물 안전대책 회의’ 회의록을 14일 공개했다.
상도유치원 붕괴사고가 나기 하루 전날 있었던 이 회의에는 상도유치원 원장, 주택 공사 현장소장, 교육지원청 학교 시설 지원과 담당자, 행정지원 과장 등이 참석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회의록에서 5일 유치원은 “땅을 끊임없이 파고 있기 때문에 아래에서 보았을 때 유치원 건물이 매달려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묘사할 정도로 이미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안전진단업체 책임자는 유치원측이 의뢰한 전문가로, “6월과 7월에는 그때는 거의 변이가 없었는데 8월 22일 왔을 때 전면적 옹벽이 30~40mm 정도 밀린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번 9월 4일에 유치원에 봤을 때 옹벽 자체가 앞으로 밀렸다”며 “현재 내부에서도 균열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안전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안전진단업체에서 안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설계 감리자는 계속해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감리자는 “이 현장은 안전한 현장”이라며 “이 옹벽의 높이가 20m 가까이 되는데, 변이가 온 것은 작은 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감리자는 “앞으로 더 이상 변이는 진행되지 않을 것”며 “옹벽으로 본다면 중간 부분에 크랙이 온 것인데, 지금은 그 크랙을 다 잡고 안정상태로 해놓았다”고 안전에 자신하는 태도를 보였다.
게다가 감리자는 “만약에 건물이 아주 위험했더라면 바닥에 금이 갔어야 하는 것”이라고 안전진단업체의 우려를 반박했다.
유치원 측에서 지금 당장 내일이라도 아이들이 교실에 있어도 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여기에 거주해도 문제가 없는지 묻자, 설계 감리자는 “이상 없다. 불안하시겠지만 이상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록을 공개한 박 의원은 “상도유치원 붕괴사고는 충분히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였다”며 “유치원과 학교 인근에서 이루어지는 공사의 경우 건축주의 ‘셀프감리’가 아니라 지자체 차원에서 ‘공영감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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