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방과후 영어 허용은 아동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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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방과후 영어 허용은 아동학대”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8.10.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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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1개 교육시민단체, 교육부 방과후영어 허용 발표 비판 기자회견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21개 교육시민단체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진행한 유치원·초등1,2학년 방과후 영어 허용을 비판하는 합동 기자회견에서 김영명 아이들이행복한세상 고문이 발언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1개 교육시민단체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진행한 유치원·초등1,2학년 방과후 영어 허용을 비판하는 합동 기자회견에서 김영명 아이들이행복한세상 고문이 발언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21개 교육시민단체와 기관 회원들이 교육부의 유치원 방과후 영어과정 허용과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 허용 움직임을 비판했다. 

지난 4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취임 이틀 뒤에 있었던 대정부질문에서 “유치원 방과후 영어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다음 날인 5일 유 장관은 세종시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치하는엄마들, 한국생태유아교육학회, 한글문화연대 등 21개 교육시민단체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6일 오전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영유아와 초등 1·2학년을 과잉학습에서 지키지 않고 영어교육 허용 연령을 낮춰 아이들을 지키는 최소한의 기반마저 허물어버렸다'며 교육부의 결정을 규탄했다.

김영명 아이들이행복한세상 고문은 기자회견에서 어린이집 특별활동을 명시한 영유아보육법 개정도 촉구했다. 김 고문은 “18개월 이상부터 24개월 미만 영아도 24개월 이상 아이들과 함께 보육을 받거나, 부모가 동의하는 경우 18개월 아이들도 특별활동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고문은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놀고 적응하는 것도 간단치 않은 상황인데 특별활동까지 영유아보육법으로 보장하고 있다”며 “영유아의 놀 권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부처에서 특별활동을 제한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영유아 학부모도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해 영어교육 연령을 낮추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세 살 아이를 키우고 있다고 소개한 비영리단체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김지애 씨는 “미래의 시험성적을 잘 받기 위해 조기교육을 받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씨는 “부모와 국가가 아이들에게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은 아동학대”라면서 “영어는 본인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3세 아이를 키우는 김지혜 씨는 교육부 방과후영어 허용 발표 비판 기자회견에서 “부모와 국가가 아이들에게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은 아동학대”라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3세 아이를 키우는 김지애 씨는 교육부 방과후영어 허용 발표 비판 기자회견에서 “부모와 국가가 아이들에게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은 아동학대”라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우리말로도 잘 못 노는 유아들, 영어놀이 왜 해야 하는지 이해 안돼”

이들은 이번 교육부 방침이 ▲‘영어교육 개선 추진방향’이 멈춘 가운데 유치원 방과후 과정 허용은 약속 위반 ▲놀이를 가장한 영어 학습 프로그램의 등장은 교육부의 정책 일관성에도 위배 ▲정부의 교육과정을 믿고 이전 시기에 선행교육을 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불평등한 출발선을 제공 ▲영어 방과후 허용은 특권교육 트랙을 강화해 해당 사교육시장만 확대시킬 것 등 네 가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문에서 이들은 유아 영어 사교육 시장에 정부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유치원의 영어교육에 대해 원어민 교사 근무 금지, 유아 1인당 1일 1개 1시간 이내 운영 등의 원칙을 세워놓고 있지만, 이들은 “간단한 홈페이지 전수조사만으로도 파악할 수 있음에도 교육부는 유치원의 불법 행위를 여전히 방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유치원 영어교육을 허용하며 교육부가 “놀이 중심 영어의 운영 기준을 벗어난 불·편법 운영 사례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청과 함께 철저히 지도·감독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에, “우리 말로도 잘 놀지 못하는 유아들이 도대체 왜 영어로 놀이를 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 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여기에 유치원 내 영어 편법 교육이 비리 기관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사립유치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인용해 “특성화 프로그램과 관련한 비리도 심심치 않게 적발됐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사립유치원들의 불법·편법적 운영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80% 이상을 사립유치원이 차지하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방과후 영어를 허용하는 조치는 국민들의 의혹과 불신만 더욱 키우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유 장관과 교육부가 내린 방과후 영어 허용 결정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많은 문제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설익은 정책이며, 현재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유아교육 혁신 방안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결정”이라고 정의했다.

21개 교육시민단체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16일 오전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초등1,2학년 방과후 영어 허용을 발표한 교육부에 유감을 표시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들은 유 장관과 교육부에 ‘유치원 방과후 영어 허용 발표 철회’와 ‘유아 및 초등저학년 대상 영어 사교육시장 엄격한 규제 실시’를 요구했다. “정부에 영어교육 허용에 대한 적절한 답변을 듣고자 한다”며 “타당한 답변이 10월 26일까지 없을 경우, 이를 좌시하지 않고 바로잡는 일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불법·편법적 영어 방과후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지난 7월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른바 ‘영어 중점 유치원’ ‘영어 특화 유치원’이라고 불리는 몇몇 유치원을 조사한 결과를 정리해 곧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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