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은 입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화상을 입는다면 응급처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집에서 간단한 응급처치와 주의점을 숙지한다면 우리 아이들의 후유증과 흉터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화상 입은 곳의 온도를 내려주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얼음주머니 등을 화상 부위에 올려놓는데 그렇게 하면 화상 부위의 혈액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피부가 재생하는 데 지체가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화상 부위가 적어도 10분 이상 흐르는 시원한 물에 노출되게 하는 것입니다. 화상 부위에 얼음을 올리면 일시적으로 통증이 없어질 수 있지만 흐르는 물에 노출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우선 옷이 화상 부위에 있다면 옷을 가위로 잘라서 접촉시간을 줄여주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차가운 물에 10분 이상 식히도록 합니다.
화상 부위가 넓으면 욕조에 들어가는 것보다 물을 고르게 뿌려서 식히도록 합니다. 식힌 후에는 몸에 있는 장신구들을 빼는 것이 좋습니다. 화상 부위의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집에 있는 연고를 바를까요?
연고를 바르는 것은 문제가 되지는 않으나 화상 병원에 가면 화상 부위를 봐야 하므로 연고를 닦아내야 하는데 화상 부위가 손상될 수도 있고 통증이 더 많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화상 부위를 식힌 다음 물에 젖은 깨끗한 수건을 대고 병원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알코올이나 민간요법을 하면 그만큼 피부 손상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잘못된 치료는 화상 부위를 더 깊게 만들고 나중에 흉터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를 해야 합니다. 집에서 2도 이상의 깊은 화상을 확인하기는 어려우므로 꼭 병원에 내원해서 화상의 정도를 알아야 합니다. 3도 이상의 화상일 때는 신경이 손상되면 오히려 통증이 없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화상 때는 꼭 병원에 가야 하나요?
꼭 화상 전문병원이 아니라도 집 앞에 있는 가까운 소아과라도 가시기를 권해드립니다. 특히 소아에서는 흉터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화상의 깊이를 제대로 알고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만약 아이가 증상이 없고 화상 부위에 수포 등이 없다면 가까운 약국에 가서 연고나 화상 치료약을 사는 것이 좋지만, 물집이 크게 생기거나 살이 하얗게 변하면 깊은 화상일수 있으므로 꼭 병원에 가야 합니다.
또한 화상의 깊이가 깊지 않더라도 화상 부위가 몸의 20% 이상으로 넓어 보인다면 병원에 방문하여야 합니다. 어린이의 체표면적이 어른보다 넓기 때문에 체액손실이 많아서 위험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물에 의한 화상이 아니고 다리미나 뜨거운 프라이팬 등의 물체로 인한 화상은 깊은 화상일 수 있으므로 병원에 방문하여야 합니다.
밤이라도 화상 부위가 깊어 보인다면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습니다. 화상 후 몇 시간 이내의 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화상 시 아이가 많이 아파하는 경우에는 집에서 타이레놀이나 부루펜 등의 진통제를 복용시킬 수 있습니다.
◇ 하루가 지나고 물집에 생겼는데 터트리는 것이 좋나요?
보통 2도 이상의 화상을 입으면 물집이 형성되고 그 다음 날에는 더 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집을 터트리게 되면 덜 아문 피부에 세균이 증식할 수 있고 치료가 늦어질 수 있으므로 절대 터트리면 안 됩니다. 만약 아이가 터트린다면 가까운 병원에서 드레싱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손으로 만지지 못하도록 주의를 주어야 합니다. 깨끗한 거즈로 소독된 물을 묻혀서 병원에 방문하는 것도 좋습니다.
겨울철이 다가올수록 어린이들의 실내활동이 많아지고 뜨거운 물이나 전열기 등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지만 만약 어쩔 수 없이 화상을 당한다면 흉터를 예방하고 적절한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칼럼니스트 신정욱은 10년간 신생아를 진료해온 소아과 의사이며, 현재 드라마의원 원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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