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임 아니라 난임" 법 개정됐지만 병원 영수증에는 여전히 '불임'
"불임 아니라 난임" 법 개정됐지만 병원 영수증에는 여전히 '불임'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8.11.1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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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난임가족연합회, 진료코드명 개선 서명운동...이명수 복지위원장 "바로 개선하겠다"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박춘선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난임은 함께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박춘선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난임은 함께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한국난임가족연합회는 아직도 진료코드명에 난임을 불임으로 표시하는 곳이 있는 것과 관련해 이를 바꾸기 위한 서명운동을 오늘부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오셨는데요. 널리널리 알려주시고 소개해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정말 눈물의 편지를 받아서입니다. ‘박춘선 대표님, 제가 난임이라고 하는데, 왜 병원 영수증에는 아직도 불임이라고 나오는 건가요.’ 난임가족의 상처는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난임의 아픔을 잘 아는 단체 난임가족연합회의 손을 꼭 잡아주시길 바랍니다.”

박춘선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장의 말이다. 박 회장은 한국난임가족연합회와 한국보건정보정책연구원이 9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11월 11일 난임가족의 날을 맞아 공동으로 진행한 ‘제5회 난임가족의 날’ 기념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난임가족의 날은 한국난임가족연합회가 난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난임 가족에 힘을 주기 위해 지정한 날이다. 한국난임가족연합회는 2014년부터 매년 11월 11일 난임가족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부부가 두 자녀를 낳아 행복한 가정을 이루자는 의미에서 11월 11일로 난임가족의 날이 지정됐다.

한국난임가족연합회는 2005년부터 ‘난임’ 용어 사용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12년 모자보건법 개정안에 ‘불임’ 대신 ‘난임’으로 법 개정이 됐다. 박춘선 회장은 “법 개정으로 정부에서도 불임을 난임으로 바꾸게 됐고 언론, 병원에서도 더 이상 편견을 조장하는 부정적 용어가 아닌 사회구성원의 배려와 격려의 용어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진료코드명에 난임을 불임으로 표기하는 병원이 있다"면서, 진료코드명 ‘난임’ 용어 등재를 위한 서명운동을 시작한 취지를 밝혔다.

이어 박 회장은 “2017년 한국의 출생아 수는 35만 7700명으로 사상 최초로 4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며 “난임의 치료는 병원에서 시술만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난임극복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난임가족연합회는 난임 가족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난임상담(1899-1806), 난임예방교육, 난임극복교육, 1박 2일 힐링캠프, 자조모임, 보듬이지원사업, 미세영양소 등 각종 난임 극복에 필요한 지원사업을 주도하며 난임 가족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신용현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김귀숙 한국보건정보정책연구원 수석부회장, 박희순 동국제약 전무이사, 임정희 밝은청소년 이사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해 난임 가족을 응원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영상으로 축사를 보내왔다. 또한 난임 가족 100여 명이 참석해 서로 친목을 다졌다.

◇ 이명수 위원장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 보다 강화돼야"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난임부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보다 더 나은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난임부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보다 더 나은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축사를 통해 "과거 난임은 개인의 문제로 인식됐지만 이제 난임은 사회 문제, 국가 문제라며, 난임부부가 임신이 될 때까지 지원받을 수 있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저출산이 국가적 과제라고 모두가 말하면서도 난임부부의 난임 시술비 지원은 시술 방법별로 지원을 제한하고 있다”며 “난임 시술 방법 및 횟수 제한 없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반드시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해 1월부터 저소득층에 대한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난임 시술비를 건강보험 급여로 지원하고 있다. 건강보험 적용대상은 부인 기준으로 만 44세 이하인 자로서 체외수정 7회(신선배아 4회, 동결배아 3회), 인공수정 3회를 지원하고 있다. 정부지원사업 대상은 부인 나이 만 44세 이하로 난임시술을 필요로 하는 난임진단 부부로 중위소득 130% 이하 및 의료급여 수급자이고, 시술 1회당 50만 원씩 총 4회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이 위원장은 박춘선 회장이 아직도 진료코드명에 난임을 불임으로 쓰고 있는 병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난임 용어의 경우는 법이 바뀌었는데, 아직도 이뤄지지 않는 곳이 있다는 게 안타깝다”며 “법령은 국회가 고치면 되고, 시행령은 복지부가 고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머지 부분은 복지부가 대한산부인과학회에 협조를 구하든 권고를 하든 홍보 등의 공문을 내려서 개원 평가할 때 난임 용어를 계속 불임으로 사용하는 병원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면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위원장은 “난임부부는 임신·출산에 강한 의지가 있는 분들”이라며 “아이를 간절히 소망하는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보건복지위원장으로서 난임부부 시술지원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난임부부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보다 더 나은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반드시 뜯어고치겠다”고 힘줘 말했다.

특히, 임신 성공 수기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에는 참석한 대부분의 난임 가족들이 영상을 보는 내내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였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임신 성공 수기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에는 참석한 대부분의 난임 가족들이 영상을 보는 내내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였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한국난임가족연합회는 이날 식전행사로 우울증 선별검사, 내 안의 컬러찾기, 진료코드명 ‘난임’ 용어 등재를 위한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본행사에서는 난임 극복 수기 파랑새수기공모전 당선작 발표 및 시상, 후원 협약체결식(대구 효성병원), 임신 성공 수기 영상 상영을 비롯해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난임센터장의 ‘난임치료는 부부의 선택입니다’ 강연을 진행했다.

특히, 임신 성공 수기 영상을 시청하는 시간에는 참석한 대부분의 난임 가족들이 영상을 보는 내내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을 보였으며, 최안나 센터장의 강연을 경청할 때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는 난임 가족도 볼 수 있었다.

또, 이날 행사에서는 난임 가족의 출산 친화적인 환경 조성 및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 실현에 이바지한 자를 포상하는 국회보건복지위원장 표창장 시상과 건강한 보육환경조성 및 아동복지 돌봄에 이바지한 자를 포상하는 한국난임가족연합회 공로 표창장 시상 및 감사패 전달식도 진행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상 수상은 ▲(주)한국솔가 ▲엘르메디산부인과 ▲박효진 시흥시보건소 주무관에게 돌아갔다. 또한,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표창장은 ▲강미경 강동구 빗살어린이집 교사 ▲하은주 구로구 해누리어린이집 교사 ▲이재령 서대문구 은빛어린이집 교사 ▲박정민 종로구 경희궁초록어린이집 교사가 수상했다. 아울러 이명수 국회보건복지위원장과 형정화 디자인모티브 과장은 한국난임가족연합회 감사패를 받았다.

한편, 파랑새수기공모전 당선작 시상식과 함께 한 편의 수기 발표도 이어졌다. 한국난임가족연합회의 지원으로 시험관 시술을 한 예비 엄마는 과거의 시험관 실패로 인한 감정, 하나 남은 냉동배아를 이제는 자궁에 품고 싶다는 희망을 담은 글을 발표하며 자신의 진솔한 경험담을 난임 가족들과 함께 나눴다. 발표가 끝나고 모든 난임 가족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행사는 경품추첨을 끝으로 난임 가족을 위한 축제의 장은 마무리됐다. 행사가 종료된 후, 한 난임 가족은 “오늘 행사를 빌어서 정말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난임가족연합회와 한국보건정보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9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11월 11일 난임가족의 날을 맞아 ‘제5회 난임가족의 날’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한국난임가족연합회와 한국보건정보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9일 오후 2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프레스클럽에서 11월 11일 난임가족의 날을 맞아 ‘제5회 난임가족의 날’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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