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언제 사줄까?' "중학교 2학년 이후로 미루세요”
'스마트폰 언제 사줄까?' "중학교 2학년 이후로 미루세요”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8.11.09 2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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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영유아 디지털 과의존 예방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 ‘영유아 디지털 과의존 예방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 영유아 디지털 과의존 이대로 좋은가’에서 발제를 맡은 정윤경 교수.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토론회 ‘영유아 디지털 과의존 예방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 : 영유아 디지털 과의존 이대로 좋은가’에서 발제를 맡은 정윤경 교수.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젓가락질보다 스마트폰 잠금 해제 방법을 먼저 배우는 아이들. 부모 세대와 다르게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가장 친한 친구 삼아 자란다. “스마트폰이 아이들 발달을 저해한다”는 말에 겁을 먹고 아이 곁에서 스마트폰을 치웠다가도, 끊임없이 울며 보채는 아이를 보면 약해진다. 너도나도 4차 산업혁명을 외치는 이 때, 우리 아이에게 언제부터 스마트폰을 내어줘야 할까.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광주 북구갑),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과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는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영유아 디지털 과의존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를 내걸고, ‘영유아 디지털 과의존 예방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스마트 기기는 절대로 아이들을 스마트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영유아의 스마트폰 과의존 현황 및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한 정윤경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국내외 연구자들은 스마트 기기를 아이들의 신체적·인지적 발달 저해요인으로 꼽는다”고 강조했다. 

영유아 시기 아이들은 뇌, 신경 등이 건강하게 발달해야 한다. 자극에 생리적으로 각성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나쁜 자극을 만나면 손에 땀이 나거나 가슴이 뛰는 등의 반응을 해야 한다. 정 교수는 “영유아기때부터 스마트기기를 많이 쓰면 감정적 자극에 잘 반응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EBS 다큐프라임 팀과 함께한 실험을 소개했다. 아이들이 자극을 보고 동공 크기를 변화하는지를 관찰하는 실험이다. 이 실험으로 정서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을 알아볼 수 있다. 

스마트 기기를 쓰지 않는 아이들은 긍정적인 자극을 담은 사진과 부정적인 자극을 담은 사진 모두에 동공 크기가 확실하게 반응했다. 반면, 스마트 기기를 사용한 아이는 동공 크기 변화가 미세했다. 정 교수는 “눈으로 보이는 생리적 반응에서 스마트 기기 사용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 “학부모가 돈·노력·에너지 투자해도 스마트 기기 사용으로 무효돼”

목표를 가지고 달성하기 위해 규칙을 정하거나, 순서대로 계획을 짜서 완수해내는데 사용하는 능력을 ‘실행기능’이라고 한다. 배려나 협동 등을 아우르는 고등사고의 핵심 능력이다. 학령전기, 즉 유아기에 민감하게 발달한다.

실행기능은 스마트 기기 사용 빈도와 반비례해 발달한다. 다시 말하면 스마트 기기를 많이 사용할수록 인지기능의 핵심인 실행기능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정 교수는 “학습능력을 높이기 위해 학부모가 돈과 노력, 에너지를 많이 투입해도 스마트 기기 사용은 이런 노력들을 무효로 만든다”고 설명했다. 

정서 통제와 조절 발달에 스마트 기기는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 기기와 친숙한 아이들은 자기 조절력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스마트 기기가 주는 즉각적인 자극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영유아 디지털 과의존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영유아 디지털 과의존 예방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영유아 디지털 과의존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영유아 디지털 과의존 예방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소아과 치료 전문가 크리스 로완(Cris Rowan)의 연구를 인용해 정 교수는 스마트 기기를 접하는 시기를 만 13세, 중학교 2학년 이후 시점으로 추천했다. 그러면서 게임은 하루에 30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0세부터 2세까지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를 절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유아기는 자기 조절, 사회적 관계와 신뢰, 동기(motivation) 등의 발달 과업을 가지고 있다. 인지, 정서, 행동의 심리적 조절 능력에 기초가 마련되는 시기다. 

◇ “영유아기 스마트 기기 중독 예방 위해 부모·기업·정부 역할 중요”

스마트 기기는 ‘언제나 이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접근성이 높고 반응이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스마트 기기는 영유아에게 참고 기다리고 규칙에 맞추는 등 조절 기능이 발달할 기회를 박탈한다. 생리적인 반응은 자극에 예민해야 하다. 빠르고 강한 자극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반응은 무뎌진다. 아이들은 작은 변화에도 호기심을 가지고 움직여야 인지능력이 발달한다. 스마트 기기가 주는 자극은 아이들의 인지 발달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영유아기 스마트 기기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선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정 교수는 “부모가 많이 쓸수록 아이도 중독되기 쉽다”며 “부모가 스마트 기기 사용에 규칙을 가지고 아이들과 함께 적용하는 경우에는 중독 경향성도 낮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스마트 기기를 꼭 사용해야 한다면 부모와 아이가 함께 사용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들어야 한다.

“영유아기 스마트폰 전쟁은 양육 문제예요. 부모들은 ‘어떻게 스마트폰 없이 아이들을 키우냐’고 물어요.”

정 교수는 ‘기업’을 영유아기 스마트 기기 중독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최근 학습지 시장도 앞다투어 스마트 패드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학습을 이유로 아이가 스마트 기기 사용에 익숙해지면 부모도 조절하기가 어려워진다. 

정부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는 점을 정 교수는 강조했다. 버스를 두 번 타고 가야 놀이터를 만날 수 있는 현실을 해소하고, 영유아 대상 콘텐츠 개발을 제한해야 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영유아기 부모 교육을 법제화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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