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끼리라도 '내로남불' 하지 마세요
부부끼리라도 '내로남불' 하지 마세요
  • 칼럼니스트 이정수
  • 승인 2018.11.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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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의 결혼수업] 부끄러움이 없는 말만 하세요
ⓒ이정수
ⓒ이정수

인천에서 살다가 서울로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를 하면 다들 그렇듯 집정리 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잖아요. 그런데, 우리 집은 아내의 사무실도 합쳐지는 바람에 집이 꽉 차서 정리에 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갔다 버렸는데도 아직도 집이 꽉 차 있다니….)

특히 옷들이 많습니다. 제 옷도 많은 편인데, 스타일리스트인 우리 아내도 옷이 상당하죠. 다행이라면 우리 아내가 정리의 여왕이라는 겁니다. 정말 깔끔하게 잘 정리합니다. 그런데, 그런 우리 아내와는 다르게 저는 한번 입었던 옷을 옷걸이나 쿠션의자에 쌓아두는 버릇이 있습니다. 한번 입었던 옷을 옷걸이에 걸어도 되나 싶어서 그런 버릇이 생긴 듯해요.

하지만, 이 버릇을 우리 아내가 바로잡아 주고 싶었던 겁니다. 어제는 쌓여 있는 옷을 정리해달라고 하더라구요. 세탁소에 보낼 옷은 보내고, 또 입을 옷은 옷걸이에 걸라고 합니다. 솔직히 세상에 지적받고 기분이 좋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맞는 말이니 입만 삐죽하며 쌓여 있는 옷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옷 중에 반은 우리 아내의 옷이더라구요. 크크크크 웃음이 났습니다. 본인 옷도 이렇게 쌓아두면서 저만 왜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웃기다며 되물었고 우리 아내도 민망한지 쑥스러운 웃음을 짓네요.

그렇게 웃고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저는 이런 경험이 또 있었습니다. 드라이어와 매직기죠. 우리 아내가 바쁘다 보니 드라이어와 매직기를 사용하고 그대로 두고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심지어 매직기는 켜놓은 채 나가서 제가 놀라서 몇 번 끈 적도 있죠.

그런데, 어느 날 아내가 제게 드라이기와 매직기는 사용한 후에 줄을 감아서 놓아달라는 겁니다. 아놔! 전 우리 아내에게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었는데, 저만 당했네요…라고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까 저도 일전에 이런 일이 있었네요. (크크크 진짜 지금 막 생각났어요.)

우리 집 정수기가 2년을 사용했더니 많이 더러워졌더라구요. 커피 물 자국도 많이 생기고, 라면 국물도 튀어서 장난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새로 렌탈을 신청하면서 우리 아내에게 앞으로 우리 깨끗하게 사용하자고, 라면 물도 바로 받지 말고, 커피의 뜨거운 물도 바로 받지 말자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우리 아내가 "그렇게 하는 사람이 누군데?!" 하더라구요. 생각해보니 제가 거의 그랬던 거죠. 글을 쓰다가 자아반성의 시간을 갖다니 좋네요.

아무튼 내가 한 행동은 이유가 있고, 배우자가 한 행동은 고쳐야 할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를 통제하려는 말을 하기 전에 진짜 자신은 그 부분에서 지분이 전혀 없는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자신에게도 어느 정도 지분이 있는 상태에서 상대만 바꾸려고 한다면 반발이 안 생길 수가 없습니다.

그런 말은 넣어두셔도 됩니다. 부부싸움의 발화점은 생활하면서 도처에 깔려 있습니다만, 이런 애매한 말만 넣어두어도 발화점을 상당히 줄일 수 있고, 그러면 그만큼 더 행복해집니다.

오늘 내가 배우자에게 했던 말 중에 ‘나는 진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는 말이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부부끼리라도 '내로남불' 하지 맙시다.

*칼럼니스트 이정수는 ‘결혼은 진짜 좋은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가며 살고 있는 연예인이자 행복한 남편, 그리고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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