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운다는 것은 달콤한 거야
배운다는 것은 달콤한 거야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18.11.2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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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유아기 때부터 길러주는 배움의 습관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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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교육을 할 때 "아이들이 왜 공부를 했으면 좋겠습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해봅니다. 돌아오는 답은 거의 비슷합니다.

“잘 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지잖아요.”

“자기 앞가림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잘 먹고 잘 살게 하기 위해서 어릴 때부터 스펙을 쌓듯이 공부를 시키는 것이 일반화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진정한 공부는 경력을 쌓듯이 만들어가는 스펙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유대인들의 교육의 어떤 부분들을 통해서 우리의 교육의 본질을 찾고자 하는 필자는 가끔 놀라는 때가 많습니다. 현재의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치는 방향과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과는 매우 다른 점이 많습니다.

가령 유대인들은 ‘공부’라는 말보다는 ‘배움’이라는 말을 씁니다. 용어부터 구체적입니다. 공부라고 한다면 어떤 정의를 내려야 할지 막막하지만 ‘배움’이라는 용어에는 주체가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즉 내가 배운다라는 주동적인 상황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러므로 ‘배움’의 의미에는 내용과 더불어 당연히 배움의 자세까지도 포함됩니다.

그들은 배움의 자세를 가르치기 위해 아주 어릴 때부터, 글자에 꿀을 발라 핥게 한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중요합니다. ‘배운다는 것은 달콤한 거야.’ 이런 배움의 태도부터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실 배운다는 것은 중노동입니다.

어떤 책의 이름이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라고는 있지만 그 책을 읽어보면 공부가 쉬웠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단지 필자의 생각으로는 공부를 한 만큼의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공부가 쉬웠다고 말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공부라고 하는 중노동의 참 맛을 알려면 아마 나이가 더 들어서 진짜 하고 싶은 공부를 할 때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유대인들에게 이렇게 배운다는 것이 달콤한 이유는 바로 배워서 머릿속에 들어가 있는 것은 어떠한 상황이 되어도 빼앗아갈 수 없는 보물이기 때문이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어떤 누구의 것도 아닌 나만의 보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 어려운 것을 채워가는 끈기와 인내가 필요합니다. 시작부터 배운다는 것이 달콤한 것이라고 가르치는 이유는, 점점 가면 갈수록 어렵고, 긴 시간을 인내해야 하며, 끝까지 배운다는 자세를 잃어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을 하면 너무나 주도면밀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공부를 시키는 실체 없는 이야기와는 다릅니다. '왜 이런 차이점을 보이고 있을까?'라고 필자는 많이 생각을 했습니다. 시작점이 어설프니 아이들이 성장하면 할수록 우리는 우리의 기대가 허물어질까봐 노심초사하다가 결국 폭발하는 일이 잦아지게 됩니다. 아이들이 공부를 해야 하는 목표도 너무나 어설픕니다. 그래서 중간중간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게 됩니다.

유대인들에게 아이들이 배우는 자세를 익히고, 잘 배워가는 과정을 익히게 하는 데는 포기가 없다고 합니다. 한 과정의 스펙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워갈 수 있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보물들이 바로 내가 배운 지식과 지혜 그리고 경험들입니다.

이렇게 배우는 자들은 배움이라는 것을 신성하게 여길 것입니다. 유대인들은 이것을 신이 주신 선물 중의 하나라고 가르칩니다. 배우는 자세를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하다니 놀랍지 않습니까? 배우는 자세를 가르치는데 읽고, 쓰고, 외우는 방법을 가르칩니다.

우리식으로 막무가내로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함께해주는 것입니다. 배우는 자세로서 가르치는 것이 질문입니다. 질문한다는 것은 배우는 자의 기본적인 태도입니다.

배운다는 것은 타인에게 배우는 것입니다. 책을 통해서이건, 사람을 통해서이건 외부의 사물과 현상으로부터 배우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관찰과 질문이 필요하며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끈기와 인내는 이런 과정 때문에 꼭 필요한 것입니다.

그들에게는 신이 주신 보물 중의 또 하나를 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기록하는 것이지요. 그들에게 쓴다고 하는 것은 단순하게 베껴쓴다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배우고 난 다음 내 생각을 적어야 합니다. 자신이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는 선대들이 남긴 기록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웁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역사를 우선시합니다. 그들에게 역사는 그들 종교의 역사입니다. 그래서 더욱 의미를 부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선조들이 남긴 기록들은 전부 배움의 대상이 됩니다. 바로 수용을 해야 하는 것도 있을 테고, 선조들의 잘못된 행동들에게서 배우는 또 타산지석인 것도 있을 것입니다. 부정적으로 폄하하는 일이 없이 전부 배움의 대상이 됩니다.

이 태도들은 자기생각의 발현으로서 주도적이 되므로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주변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사명인 세상을 개선하라고 하는 ‘티쿤올람’을 남에게 미루지 않습니다. 스스로 실현하도록 하는 자기사명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부족한 것이나, 불만스러운 것들이 자기를 방해할 수 없다고 배웁니다. 방해물을 스스로 제거하거나, 극복할 수 있도록 배우는 것이지요.

유대인들은 유아기 때부터 배움이라고 하는 시작을 이렇게 준비합니다. 적어도 우리는 ‘배운다는 것은 참 재미있는 거야’라는 마음이 들도록 아이들에게 준비운동을 단단히 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려면 부모인 우리가 세상을 배우면서 살아간다는 것이 재미있다고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부모와 아이들의 배움의 태도는 같았을 때 교육은 빛을 발하니까요.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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