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적 훈육으로 자란 아이, '성취동기' 낮다
권위적 훈육으로 자란 아이, '성취동기' 낮다
  • 칼럼니스트 주혜영
  • 승인 2018.11.2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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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지키는 유아권리] 자녀와 평등한 관계의 양육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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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어떤 상황에서도 평등하다는 전제는 너무나 일반화된 말이지만, 부모와 자녀 관계에서는 평등함이라는 단어는 어색하기도 하다. 왜냐하면 평등은 관계의 균형을 떠올리는데, 보호적 존재로 인식되는 아이를 부모와 어떻게 평등선상에서 이야기할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아이를 존중하고, 평등한 관계로 양육된 아이는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이 있으며,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잘 조절할 수 있다. 자녀와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양육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대등한 관계의 양육은 유아의 발달과 보호를 고려하면서 유아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평등한 관계의 양육은 자녀에게 적절한 애정을 가지고 자녀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인데, 자녀에 대한 애정의 수위를 조절하고,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수위를 적절하게 하지 않으면 권위적이거나 과잉보호하거나 때로는 방임적인 태도로 나타날 수 있다. 애정을 주는 정도와 부모가 발달을 촉구하는 정도를 중심으로 부모의 양육태도를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 과잉보호적 양육태도

과잉보호적 태도는 자녀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자녀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지 못한다. 유아가 연령별 각 시기마다 배움을 얻기 위해서는 나이에 맞는 자조기능(옷 입고 벗기, 스스로 씻기, 스스로 먹기 등), 나이에 맞는 운동기능(달리기, 걷기, 뛰기, 오르기 등), 나이에 맞는 또래관계 형성(함께 놀기, 양보하기, 분쟁하기 등) 등을 익히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적절하게 주어져야 한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고 부모가 일일이 도와주고 간섭하는 태도는 과잉보호적 양육태도이며, 이는 아이의 발달을 돕지 못하는 억압적 보살핌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양육의 명확한 기준이 없이 부모가 아이의 요구와 행동에 끌려다니는 것도 과잉보호의 선상에 있다.

아이에게 선택권을 주고 함께 상의하는 의사결정 방식과, 아이에게 모든 결정권을 주고 육아의 명확한 원칙을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과잉보호적 양육태도는 부모가 아이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자기 중심적인 경향을 갖는 아이로 자라기 쉽고, 아이가 스스로 도전하고 연습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소심하고 겁이 많은 성격의 아이를 만들 수 있다.

◇ 권위적 양육태도

권위적인 양육태도는 부모가 힘을 가지고 있고, 자녀는 나약하고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이며, 복종해야 한다는 전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아이의 발달과 의사결정권을 인정하지 않은 채 아이를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 여기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부모가 규칙을 정하고 그 규칙에 순응하기를 강요하는 관계이다.

권위적 양육방식은 자녀의 문제행동을 통제하고 규칙에 순응하기를 강요하는 등 통제적인 훈육방식을 바탕에 두고 있다. 부모가 만든 일반적인 규칙을 중요하게 여기고 지키도록 강요하거나, 매를 들거나 큰소리로 겁을 주거나 협박하기 등은 평등한 관계의 훈육이 아니다.

“그렇게 하면 엄마가 너 두고 갈 거야.”

“그렇게 하면 장난감 안 사줄 거야.”

아이가 부모의 힘에 의해 선택의 여지가 없이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태도나 언어사용은 권위적 양육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유아에게 적절한 규칙은 필요하지만 너무 엄격하게 짜인 규칙은 지양하여야 한다. 자녀에게 반드시 엄격하게 훈육해야 하는 행동목록은, 그것을 지키지 않았을 때 유아의 건강상에 큰 문제가 되거나 타인에게 심각한 방해나 피해를 입히는 것들이다.

자기 물건을 정리하지 않거나, 욕하는 행동, 떼쓰기, 거짓말 하는 행동 등은 아이가 성장하면서 한 번쯤은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것들이며, 이러한 행동은 아이의 연령, 시기, 상황에 따라 다르게 훈육해야 하는 것이지 권위적인 태도로 훈육할 필요는 없다.

권위적 훈육방식에서 자란 아이는 힘이 있거나 권위를 가진 사람에게는 순응적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규칙을 어기거나 때로는 자신보다 힘이 약한 사람에게 힘을 발휘하려는 경향이 높다. 아이는 힘과 능력을 가진 부모의 권위로 행동이 통제되었기 때문에, 스스로 행동을 통제하는 능력이 약하다. 또한 권위적 훈육방식으로 자란 유아는 성취동기가 낮고, 매우 강력한 권위에 대해 강한 적개심을 유발할 수도 있다.

◇ 방임형 양육태도

방임형 양육태도는 기존의 질서를 중시하고 아이의 발달에 관심이 있지만, 자녀에 대해 기계적인 애정관을 보인다. 즉 아이가 잘하고 긍정적인 면에 대해서 크게 칭찬하고 인정하지만 만약 기대에 어긋났을 때는 냉정한 태도로 돌변한다.

아이가 잘 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성장하면서 부모의 기대나 추구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을 때는 포기하고 방임하는 태도로 바뀌기도 한다. 부모가 기분이 좋을 때는 적절한 양육이 이루어지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방임하거나 애정을 기울이지 않음으로 인해서 유아가 혼란을 겪는 경우도 방임형 양육으로 볼 수 있다.

방임형 양육은 유아의 감정과 행동을 허용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가르치거나 제한을 두지도 않는다. 방임형 양육태도는 양육에 있어서 적절한 지침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방임형 양육 경향이 높은 경우 유혹에 저항하는 능력이 약하여 충동적이고 부적응적인 행동양식을 보이는 아이로 자라기 쉽다.

◇ 평등주의적 양육태도

평등주의적 양육태도의 기본은 아이를 나와 동등한 의사결정권과 감정을 가진 완전한 개인으로 인정하는 것이며, 자녀의 의견과 감정을 존중하고 적절한 관심과 애정을 주면서 양육하는 것이다. 자녀와 평등한 관계의 양육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자녀와 상호작용 할 수 있다.

자녀와 평등한 관계의 양육 : 이렇게 해주세요

▲의사결정에 자녀의 의견을 반영하기

자녀의 일을 결정할 때, 자녀에게 “네 생각은 어때?”라고 의사를 물어본다.

자녀의 결정이 단순하더라도 진지하게 고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자녀가 스스로 선택하기 어려워 할 때, 몇 가지 예를 들어준다.

식사시간, 텔레비전 시청시간 등의 규칙을 정할 때 자녀의 동의를 구하거나 함께 정한다.

자녀가 읽고 싶은 책, 먹고 싶은 메뉴 등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물어본다.

▲긍정적, 비폭력적으로 양육하기

자녀에게 매를 들거나 때리지 않는다.

자녀가 떼를 쓸 때, 단호하면서 부드럽게 이유를 설명하고 다그치지 않는다.

자녀가 잘못한 것을 꾸중하기보다는 바람직한 행동을 알려주는 것에 더 노력한다.

자녀가 고집을 부릴 때, 겁을 주거나 큰 소리로 호통 치지 않는다.

▲자녀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기

자녀가 어떠한 이야기를 해도 진지하게 듣는다.

자녀가 시무룩할 때, 기분을 말할 수 있도록 물어본다.

자녀가 원하는 바를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도와준다.

자녀가 “내가 할래”라고 했을 때, “안 돼”라고 답하기보다는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먼저 헤아린다.

▲자녀에게 사랑과 보살핌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기

자녀를 잠자리에서 따뜻하게 안아주고, 일어날 때 반갑게 인사한다.

자녀의 타고난 특성(생김새, 성향) 때문에 무시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자녀만 혼자 집에 있도록 하지 않는다.

자녀가 슬퍼하거나 즐거워할 때, 그 감정을 무시하지 않는다.

(위 내용은 황소영(2016), “유아기 자녀를 둔 어머니의 아동기 경험 및 아동관과 아동권리 존중 양육 간의 구조적 관계 분석” 성균관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에서 연구 개발한 척도를 중심으로 수정, 간략화하여 소개하였으며, 사용에 대한 연구자의 동의를 얻었음.)

*칼럼니스트 주혜영은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어린이집에서 본인의 교육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동인권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어린이집 운영 이후 숲생태유아교육과 유아교수방법 등으로 전공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아동발달심리연구회 창립멤버로서 12년째 연구모임을 통해, 교육현장의 사례를 발표하고 연구회에서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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