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쉴 권리 찾아주세요” 청와대 찾아간 엄마아빠들
“숨 쉴 권리 찾아주세요” 청와대 찾아간 엄마아빠들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12.01 1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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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회원 500여 명, 광화문에서 집회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시민단체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온라인 카페 회원들이 1일 낮 12시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 모였다. 아이 등 뒤에 '저의 소원은 마음껏 숨쉬기입니다'라는 문구가 이날 집회가 열린 이유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 온라인 카페 회원들이 1일 낮 12시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 모였다. 한 아이의 등에 '저의 소원은 마음껏 숨쉬기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이 붙어 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발암물질 말고 맑은 공기, 정부는 보장하라.”

“미세먼지는 사회재난, 국회는 반성하라!”

1일 낮 12시 서울 세종로 광화문광장에는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하기 위한 ‘미세먼지 대책을 촉구합니다’(이하 미대촉) 온라인 카페 회원 500여 명이 전국에서 모였다.

회원 대부분은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다. 평범한 부모들이 아이들 손을 잡고 광장으로 나온 이유는 단 하나, “자라나는 아이들 건강을 위협하는 발암물질 미세먼지로부터 정부가 책임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미대촉 회원들은 정부와 국회에 미세먼지와 관련한 요구사항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하고, 청와대까지 행진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할 서한문을 전달했다.

9만여 명의 회원이 가입된 미대촉은 2016년 미세먼지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에 분노한 일반 시민들이 모여 만들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더 이상 이런 발암물질 뒤범벅인 공기를 마시게 할 수는 없다. 정부에 우리의 숨 쉴 권리를 맡겨놓을 수 없다’는 절박함에,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미세먼지 대책을 끌어내기 위한 것. 2016년 6월 20일 1차 집회를 시작으로 이날 광화문 집회까지 일곱 차례 집회를 열었다.

◇ “미세먼지 사회재난 지정 관련 법안 즉시 통과시켜라!”

미대촉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국회에 미세먼지와 관련해 숨 쉴 기본 권리 보장, 사회적 재난으로 지정, 중국발 오염원 저감 대책, 교육 보육기관 실내공기 질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미대촉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와 국회에 미세먼지와 관련해 숨 쉴 기본 권리 보장, 사회적 재난으로 지정, 중국발 오염원 저감 대책, 교육 보육기관 실내공기 질 개선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미대촉 회원 임정은(보람댁) 씨는 “대기오염의 주된 원인인 미세먼지는 우리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숨 쉴 권리를 빼앗아 갔다. OECD 국가 중 대기오염이 가장 심한 나라인 대한민국은 더 이상 안전하게 숨 쉴 수 없는 나라다. 이런 나라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아이를 낳아 키우라는 것은 아동학대와 도대체 무엇이 다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임 씨는 미대촉 9만여 명의 회원을 대표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정부는 미세먼지 걱정 없이 모든 국민이 마음 놓고 숨 쉴 수 있는 기본권리를 보장하라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지정하기 위한 관련 법안을 즉시 통과시켜라 ▲실질적인 중국발 오염원 저감을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 ▲교육 및 보육기관의 실내공기 질 개선과 아이들 보호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는 것이다.

국회 미세먼지대책특별위원회로 활동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경기 성남분당을)은 지난 4월 미세먼지를 사회재난으로 지정하기 위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부된 채 계류 중이다.

법안 발의 당시 김 의원은 “이 법에 따른 사회재난의 범위에 미세먼지를 포함하도록 해 안전관리체계를 확립하고 예방·대비·대응 등 체계적으로 수행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고자 한다”고 의안 원문을 통해 제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날 집회에도 참석해 법안 통과를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저도 미대촉 회원입니다. 미세먼지가 사회재난으로, 법으로 인정받아 위기 단계별로 정부가 제대로 대응하고 대응에 따른 예산을 지원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합니다. 4월에 법안을 마련했는데 기업을 옥죄는 법 아니냐는 반발도 많습니다. 행정안전부, 환경부에서도 사회재난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답을 받았습니다. 국회에서 타당성을 설득해 미세먼지가 사회재난으로 인정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 “애들아, 엄마·아빠가 미세먼지로부터 지켜줄게”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까지 행진을 이어가며 미세먼지 대책의 필요성을 알렸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광화문 광장에서 청와대까지 행진을 이어가며 미세먼지 대책의 필요성을 알렸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집회에 참석한 엄마·아빠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참여한 이유를 밝히는 이들의 발언에는 모두 ‘아이 때문에’, ‘엄마이기 때문에’, ‘(미세먼지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라는 말이 들어 있었다.

“애 키우느라 카페 활동도 잘 못 하는데 이럴 때 같이 목소리를 내야 사회가 바뀌니까 (참여했습니다). 아이들이 바깥 활동도 해야 하는데 미세먼지 걱정에 (바깥 활동을) 할 수도 없고 답답합니다. 내년에 한 아이는 초등학교에 가는데 아이 학교에 공기청정기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폐병으로 죽어나가야 사회가 바뀔 것인지…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야 정책도 마련되지 않겠습니까?”(경기 화성시에서 온 두 아이 엄마)

서울 한남동에서 온 부부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데 선생님도 원장님도 누구도 미세먼지에 대해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 많이 알려야 되겠다는 마음에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시에서 온 두 아이 엄마는 “제가 엄마이기 때문에, 저희 아이들을 위해 참여하게 됐다. 사람들이 미세먼지의 위험성을 잘 모를 땐 알리기 위해 참여했고 이제는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인식이 가장 문제인 것 같다”면서, “최근 항상 미세먼지가 심각하다고 느낀다. 눈이 따갑고 가렵고 목이 따갑다. 아이들도 비염 증세를 달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해 아이들의 건강이 가장 우려된다”고 말했다.

경기 구리시에서 온 아이 엄마는 “아이가 어리다 보니 미세먼지에 관심이 많다. 유치원, 학교로 가게 되면 공기정화 시스템이 잘 안 돼 있는 걸로 안다. 저희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가기 전에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이들 때문에 부모 마음으로 왔습니다. 많이 시키기가 어렵습니다. 심할 땐 한 달 내내 비염과 감기를 달고 있습니다. 금연치료처럼 정부가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에 대해 지원했으면 좋겠습니다. 생활 미세먼지도 있겠지만 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가 있습니다. 정부가 앞장서 시스템적으로 절감하는 대책을 마련해 기업에 동참을 촉구하길 바랍니다.”(서울 역삼동에서 온 세 아이 아빠)

◇ 이미옥 미대촉 대표 “미세먼지 예산 증액 없는 건 정부 의지 없는 것”

이미옥 미대촉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께 전하는 서한문'을 청와대 연락관에게 전달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이미옥 미대촉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께 전하는 서한문'을 청와대 연락관에게 전달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이미옥 미대촉 대표는 베이비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미세먼지 사회재난 법안 발의 통과를 위해 민원활동을 계속하고 집회도 열고 있다. 올해 안에 이슈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세먼지 기준이 강화되면서 계속 ‘나쁨’이니까 인식 개선에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지만 국내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은 재난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사회재난에 미세먼지가 포함돼야 정부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내년 예산 편성을 보면 미세먼지와 관련해 증액되지 않았다. (미세먼지) 예산이라고 있는 게 숲 조성. 나무를 많이 심는 것이 미세먼지를 줄여주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아이들을 위한 공기정화장치, 실내 공기질 개선, 저감 대책에 예산이 부족하다. 예산을 통해 정부의 의지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미대촉 회원은 1년에 3만 명 정도 가입한다. 신입회원들은 기사를 보고 들어오시니까 중국에 대한 원망이 크고, 기존회원들은 중국 탓만 해선 바뀌지 쉽지 않겠다고 판단해서 민원활동, 지자체 대책 촉구 활동부터, 작게는 나부터 1회용품 덜 쓰는 실천까지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사회재난 법안이 국회 계류 중인데 이것을 이슈화시켜 국회에서 통과 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이후 미세먼지 저감과 관련해 더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아이들을 위해 학교, 기관 등 공기정화장치 매뉴얼이 강제성 있게 적용되길 바랍니다. 교육부 매뉴얼은 있으나 안 지켜도 그만이니 지켜지지 않습니다. 재난 법안이 통과되면 우리 아이들을 좀 더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 겁니다.”(이미옥 미대촉 대표)  

미대촉 회원들은 청와대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미대촉 회원들이 청와대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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