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이가 적극적이어야 하나요?
모든 아이가 적극적이어야 하나요?
  • 칼럼니스트 김지연
  • 승인 2018.12.11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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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사회성 Q&A] 적극적인 아이로 만들기 위한 부모의 역할

Q. 소극적인 우리 아이를 적극적으로 변화시키고자 많은 활동을 제공하였지만 크게 변화되는 부분이 없습니다. 부모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까요?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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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코끼리는 아주 힘이 센 동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조련사들은 새끼 코끼리를 잡아와 작은 말뚝에 밧줄로 매어 놓는다고 합니다. 새끼 코끼리는 몇 번이나 줄에서 벗어나려고 용을 써도 어리고 힘이 모자라서 실패하게 됩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새끼 코끼리는 밧줄에 매여 있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게 됩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코끼리는 다 성장하여 몸집도 커지고 힘도 세졌지만 여전히 왜소한 말뚝에 매여 있습니다. 조금만 힘을 주어도 스스로 뽑고 벗어날 수 있지만 코끼리는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됩니다. 어릴 때부터 ‘나는 할 수 없어. 말뚝을 뽑지 못할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이 고정관념이 되어 평생 벗어날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자포자기해버립니다.

이러한 현상을 사회심리학에서는 '학습된 무력감'이라고 합니다. 만약 기질적으로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에게 적극적으로 행동하라고 부모가 요구한다면 아이는 방법을 잘 모르기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래 실패는 다시 도전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부모의 강요로 인한 실패 경험은 오히려 학습된 무력감을 낳아 적극적으로 행동할 기회조차 외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는 것보다 관찰하는 행동이 더 중요합니다

어린이집이나 다양한 공간에서 만 4세 이하의 아이들을 보면 다양한 모습이 있습니다. 또래에 관심을 보이며 다가가는 아동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 다가오면 피하거나, 상대를 무시하고 하고 싶은 것만 찾아다니는 아이도 있습니다.

관심을 보이며 다가가는 아동이라고 해서 앞으로 적극적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피한다고 해서 무조건 소극적인 것 또한 아닙니다. 기질의 한계를 부모가 먼저 정하고 탈피하기 위해 어떠한 행동도 강요하지 마세요. 지금은 다양한 아이들을 관찰할 시기입니다.

◇ 시도해볼 수 있는 기회는 만들어주세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부모의 몫입니다만 처음 보는 아이들, 처음 보는 장소, 이것은 소극적인 아이들에게 설렘을 주기보다 두려움을 줄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마음을 진정하고 탐색하기도 전에 행동부터 강요할 필요는 없습니다.

섣부른 부모의 욕심에 “인사해~, 같이 놀아~”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그저 공간과 기회만 제공해주면 다양성을 볼 수 있는 공간에서 많은 것을 관찰한 뒤, 스스로 손을 잡고 먼저 다가가게 되는 것이 아이들입니다.

◇ 모든 아이들이 적극적이어야 하나요?

어린이집을 가면 어떠한 활동 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뒤에서 서성이다가 마지막에 선생님의 도움으로 활동에 성공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또는 자유활동 시간에 다른 친구들이 가지고 노는 새로운 장난감을 만져도 보지 못하고 말 없이 뒤에서 서성이며 쳐다보다가 사용감 많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도 할래~"라고 말하지 못하는 우리 아이를 많은 부모님들은 답답해 하실 겁니다. '우리 아이가 너무 소극적이다' 혹은 '아이들 사이에서 주눅드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게 됩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부모의 감정으로 비롯된 걱정입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지를 먼저 생각해보세요. 아이가 힘들어 하거나 불편해 하지 않는다면 소극적이라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상황에서도 무덤덤하게 넘어갈 수 있는 힘이 있는 아이일 수 있습니다.

모든 아이가 나서서 "내가 할래~!" 하는 경우, 오히려 다툼으로 관계를 망치거나 활동이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비교적 중요하지 않는 일에는 무덤덤할 수 있는 힘 또한 관계 내에서 필요합니다. 언어적인 발달이 원활하고 의사표현을 확실하게 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불편한 것과 속상한 것에 대한 표현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무조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방법임을 명심하세요.

기질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로 인한 한계를 부모가 정하는 것에는 주의하세요. 성격과 태도를 담당하는 부분은 아직도 성장 중이며 상황과 환경에 따라 자신의 기질을 어떻게 사용하게 될지는 아이들의 경험으로 결정됩니다.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두려움을 떨치기도 전에 바로 적극적인 행동을 강요하지는 마세요. 서서히 탐색하고 관찰한 후 도전하고 성공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 좋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연은 한 아이의 엄마이자 아동심리치료 전문가로, 현재 부산의 연세i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심리치료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육상담심리학 석사로 현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동아출판의 칼럼을 시작, 현재는 언론사 칼럼란에 사회성 기술(Social Skill) 및 심리 관련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상담 시 가장 많이 듣는 '부모가 어떻게 해주면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통해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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