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질문 빈곤한 해답… 사회서비스원 '공회전'
넘치는 질문 빈곤한 해답… 사회서비스원 '공회전'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8.12.12 09:5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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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8일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보육분야 설명회'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보육분야 설명회’는 현장과 제도 간 이견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8일 서울시청 신청사 다목적홀에 어린이집 원장·보육교사·학부모가 200명 넘게 모였다. 이날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보육분야 설명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자리는 보육분야를 포함한 사회서비스원 추진상황을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담당자가 직접 발표했다. 원장·보육교사·학부모는 질의응답 시간을 이용해 사회서비스원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임혜성 사회서비스자원과장이, 서울시에서 이미숙 보육담당관, 김설희 사회서비스혁신추진반장이 나왔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연구용역을 담당한 서울시복지재단에서도 연구 책임자인 홍영준 상명대학교 가족복지학과 교수가 자리했다. 

서울시는 가칭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설립 기본계획안'에서 보육분야를 제외한 재단법인 형태로 내년도 상반기 설립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12일 전국공공운수노조 사회서비스공동사업단이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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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보육분야 설명회’가 있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세 차례 보육포럼 운영… 원장은 ‘반대’, 교사·학부모는 ‘도입 찬성’

이 자리에서 서울시는 그간 운영해온 보육포럼 운영 결과를 공유했다. 보육포럼은 사회서비스원 보육분야 운영방안에 이해도를 높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충분한 토론과 합의공간을 확보하고자 마련한 것으로, 포럼 2회와 설명회까지 총 세 차례 진행됐다. 포럼 참석자는 총 52명으로 원장·교사·부모분과 각 15명과 보육정책위원과 교수, 실무담당자 포함 전문가 7명으로 구성됐다.  

보육포럼은 ‘보육운영모델(안)을 바탕으로 시범사업을 하는 것에 대한 의견 청취’를 주요 의제 중 하나로 삼았다. 

설명회에서 김설희 반장은 “원장 참석자 전원은 보육포함 사회서비스원에 반대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유보통합과 현행 제도 개선이 사회서비스원 추진보다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여기에 ▲보육 전문성 및 질 저하 우려 ▲현행 보육제도를 개선해 공공성 확보 가능 ▲기존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사업영역 확대 우려 ▲추가 예산 지원 없이 실현 가능성 낮음 등을 반대 의견에 대한 근거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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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보육분야 설명회’에 참석한 임혜성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자원과장.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한편 교사와 부모 그룹은 사회서비스원에 전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사는 보육분야를 포함한 사회서비스원 설립으로 ▲신분보장 및 보육에 집중할 수 있는 근무환경으로 개선 ▲일부 민간위탁에서 발생하는 부적정한 관행, 내부고발의 어려움 등 해결 ▲회계투명성, 경력교사 처우 등 질적 차원 개선 등을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 또한 ▲소통 및 의견조율을 통한 신뢰 구축 ▲원장 처우와 보육의 질 개선 ▲정부 책임 보육의 일환 등을 기대했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보육분야는 내년부터 신축 국공립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자치구와 사전협의를 거쳐 위탁 추진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출범부터 모든 국공립어린이집이 사회서비스원의 관리 아래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보육분야 운영모델을 기획한 홍영준 책임연구원은 “1년에 5개 어린이집이 대상이 된다”며, “자치구와 협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5개소 전부가 해당이 안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연구용역으로 확보된 모델은 사회서비스원 설립 초기는 어린이집운영팀이 보육분야를 전담하고, 운영 중기로 접어들면 복지본부와 별도로 보육본부를 따로 구성하는 구조다. 홍 책임연구원은 “보육분야는 독립성이 강한 형태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정리했다. 

보육본부는 어린이집운영팀을 포함해 보육사업운영팀과 민간지원팀 등 3팀으로 구성되며, 보육교직원의 인사 관리와 함께 의무보육·분쟁대응·시설 관리감독·교육과정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홍 책임연구원은 “이 모델이 얼마만큼 실현될 수 있는지는 여기 계신 분들이나 시의 의지에 달려 있다”면서, “현장과 괴리가 있다면 모델은 고쳐나가겠다”고 참석자들에게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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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보육분야 설명회’ 질의응답시간에 답변을 준비하는 보건복지부, 서울시 담당자.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우려 속에 오간 고성… “이 설명회에 왜 왔는지 모르겠다”

“이제까지 진행한 보육포럼의 논의 결과가 현장에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현장에 있는 교사든 학부모든 사회서비스원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모릅니다. 여기 계신 사람들이 많은 수가 동의한다면 충분하게 질문할 시간을 줘야 합니다.”

참석자들은 사회서비스원 설립에 높은 관심을 보였고, 그 열기는 질의응답 시간에 그대로 표출됐다. 30여 분간 진행될 예정이던 질의응답은 참석자들의 요청이 있어 30분 더 연장됐다. 오후 5시 30분 종료 예정이던 행사는 오후 6시를 넘겨 끝이 났다.

일부 참석자는 질의응답 시간 도중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큰소리로 항의했다. 이 상황은 수차례 벌어졌다. 담당자 답변이 충분치 않거나, 시간 운영방식에 불만을 표시하기 위해서, 사회서비스원을 향한 자신의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서 등 다양한 이유에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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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있었던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보육분야 설명회’에서, 시간이 들더라도 현장의 궁금증을 풀어줄 것을 요청한 김영명 아이들이행복한세상 고문.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사회서비스원이 현장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우려를 표시하거나,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에 대한 논의가 오래 지속됐지만 원장과 교사, 학부모 등 현장과 공유된 사항이 적거나 없다는 의견을 강하게 드러낸 참석자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교사로서 엄청 기대를 가지고 왔는데, 답변하는 내용 중에 하겠다는 게 없다”며, “이 설명회에 뭘 들으러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보육교사나 어린이집 실정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며, “정책 실행하실 때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정확하게 파악할 계획은 있는지 답변 부탁드린다”고 질문해 다른 청중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이어, 또 다른 참석자는 “보건복지부에서 직영하면 되지 사회서비스원은 뭐 하러 만드느냐”고 꼬집으며 의견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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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보육분야 설명회’에서 한 참가자가 설명회 자료를 보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임혜성 과장은 “현장 의견과 실제 운영하는 과정에서 안 맞는 게 있는데 이를 고치는 과정을 시범사업 기간에 할 것”이라며, “의견이 답답하고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고쳐나가겠다”고 답했다. 

“보육 현장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운을 뗀 김설희 반장은 “어린이집 하나가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 어느 정도 인력이 배치돼고 어느 정도 재정이 들어가야 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며, 사회서비스원의 도입 목적을 설명했다.

이어 “현장을 모른다고 하시는데, 지자체가 기관을 운영하며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사항, 보완 부분을 확인하고 제도에 반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해관계자들이 사회서비스원의 근본적인 필요성조차도 합의하지 못했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표시한 참석자도 있었다.

두 차례의 서울시 보육포럼에 모두 참여했다고 밝힌 학부모 안희경(40·서울 성북구) 씨는 “보육포럼 때 참석한 부모들은 사회서비스원 보육분야 내용을 수긍하고 확신을 가진 상태”라며, “공유가 어느 정도 됐다는 전제 하에 이번 설명회를 연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 정보소통광장에도 포럼 내용은 공개가 안 돼 있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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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2018-12-15 18: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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