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 껍질 속 빨간 구슬" 세 살 율곡이 시를 쓰다
"석류 껍질 속 빨간 구슬" 세 살 율곡이 시를 쓰다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18.12.21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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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한국인의 힘 '감성'

4계절이 뚜렷한 한반도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살펴보면 자연과 많이 닮아 있습니다. 음식도 자연의 모습을 수용하며 계절과 더불어 시각, 미각, 후각을 자극하며 우리나라다운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의복 또한 소재와 색깔 등에서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감정들은 하늘과 바람과 나무와 강과 바다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고,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우리의 전통문화가 무색하게 아이들의 감정표현은 매우 단순하고 기분을 나타내는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났던 우리가 산업화와 서구문물에 밀려 한국인다운 우리의 정서를 많이 놓치고 있습니다. 흥이 많았던 우리 민족은 봄이 오면, 여름이 오면, 가을이 오면, 겨울이 오면 계절을 맞이하는 축제와 더불어 감사하는 마음을 이웃들과 함께했습니다.

독특한 우리의 정서는 정(情)이라는 단어 하나로 압축되기도 합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말 없이도 교감하고 서로 통하는 언어인 ‘정’은 우리의 감정문화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정서가 잘 발달된 우리의 문화는 직관의 문화입니다. 생각을 논하는 이야기에서 많이 다루어지는 빠른 생각인 직관과 느린 생각인 이성에서 창의성은 주로 직관의 영역이라고 합니다. 질문은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열쇠입니다.

에디슨이 말한 '1%의 영감'은 직관의 영역이고 감성의 영역입니다. 감성키워드는 대한민국이 가장 자랑스럽게 내어놓아야 할 우리의 자산입니다. 이성으로 해결되지 않는 그 무엇을 우리는 잘 해냅니다. 감성영역은 몰입과 함께합니다. 어려운 순간에도 미친듯이 뿜어내는 창의력과 끈기 등은 바로 이런 감성 영역의 몫입니다.

율곡은 세 살 때 시를 썼습니다.

"석류피리쇄홍주(石榴皮裏碎紅珠)."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간결하지만 아름다운 시입니다. 세 살인 율곡의 눈에 비친, 석류 껍질 안에 부서져 있는 유리구슬. 유아기 때부터 감성이 충만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이 감성은 어머니인 사임당 신씨로부터 배운 것입니다. 에디슨이 말한 것처럼 감성은 교육에 의해 길러질 수가 있습니다.

근엄한 유학자로 알려진 퇴계 선생도 꽃이 피는 봄이면 훌쩍 배를 타고 떠나 며칠씩 있다가 돌아오시곤 했다고 하는데, 감성 충만한 시인으로서의 면모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1000편의 시가 남아 있는 것으로 잘 알 수가 있습니다. 이러한 교육이 기반이 된 율곡도 퇴계도 천재입니다.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특히 유학은 자연으로부터 배우는 인간의 질서에 대한 이야기가 기반을 이루고 있습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의 감성교육은 신라 화랑도 교육에서도 그 근원을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시와 노래, 피리, 차, 명상 등 감성충만 그 자체입니다. 감성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이성의 계산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들이 이루어지게 만듭니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한 에너지를 이런 감성문화에서 찾아보는 것은 중요한 일이 될 겁니다.

약체였던 신라의 힘을 극대화한 것은 화랑들의 이런 교육문화에서 찾아볼 수가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의 자산인 감성영역에 대한 교육이 미흡합니다. 감성교육은 자연 속에서 체험학습하는 것으로 채워지는 부분이 아닙니다. 자연과 하나 되는 충분한 시간, 자연과 대화하는 충분한 시간들이 시로 표현되고, 노래로 불러지며 절실할 때에는 연대를 맺어 다시 샘솟는 창조적 에너지가 될 것입니다.

필자는 유대인교육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우리가 유대인들보다 나은 문화 전통은 무엇일까 고민해보았습니다. 어느 것 하나 뒤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오랜 역사, 고난을 이겨내 온 힘, 함께하는 연대문화, 고유하고 아름다운 세계적인 문화 등 그 중에서도 감성이 바탕이 되어 있는 부분은 가장 우리를 대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했습니다.

이성과 논리로는 따라잡을 수 없는 독특한 인간의 능력을 잘 드러낸 우리의 정서문화를 손꼽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성과 논리문화도 유학적 사고에 의해 충분히 길러져 있습니다. 다만 어느 순간엔가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우리의 능력과 힘을 잘 찾아쓰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에게는 이런 정서적 전통과 문화를 충분히 이야기하고 함께 즐기며 아이들에게 전수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힘의 원천을 우리가 가진 자산에서 충분히 살릴 수가 있을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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