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3법 여섯 번째 좌절에 분노…“국회는 배지 반납하라”
유치원 3법 여섯 번째 좌절에 분노…“국회는 배지 반납하라”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8.12.2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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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유치원 비리 분노한 시민들 모여라’ 기자회견과 정책토론회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21일 낮 12시 30분 서울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을 위한 각 시민단체 일동은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항의 피켓과 국회의원을 향한 사직서를 들어보였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1일 낮 12시 30분 서울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을 위한 각 시민단체 일동은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들은 항의 피켓과 국회의원을 향한 사직서를 들어보였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시민들이 준 배지, 제대로 안 쓰려면 국회는 반납하라! 유치원법 통과 안 시키면 우리가 다 쫓아낸다!”

정기국회 통과가 무산되는 등 유치원 3법(일명 ‘박용진 3법’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입법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이에 분노한 공공운수노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정치하는엄마들, 참여연대 등 16개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 30여 명이 21일 낮 12시 30분 서울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 모였다. 

대표적인 ‘비리 유치원’으로 꼽는 환희유치원과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 이사장의 리더스 유치원이 위치한 동탄 지역 유치원 학부모도 동참했다.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을 위해 모인 이들은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유치원 비리 근절 법안을 통과시키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하루 전인 지난 20일, 여야는 국회 교육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열어 유치원 3법 심사에 나섰지만, 한국당 의원들의 퇴장으로 파행됐다. 교육부가 지난 16일 국가회계관리프로그램 에듀파인 도입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은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는데, 한국당 의원들이 이것을 교육부의 입법권 도전이라며 트집잡은 것이다.

21일 낮 12시 30분 서울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을 위한 각 시민단체 일동은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1일 낮 12시 30분 서울 여의도동 국회 정문 앞에서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을 위한 각 시민단체 일동은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범시민사회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기자회견 사회를 맡은 김영연 서울영유아교육보육포럼 운영위원은 “기자회견을 통해서 반드시 134만 학부모 힘을 모아 반드시 다음 총선에서 오늘 당한 부분을 되돌려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운영위원은 기자회견에 앞서 진행된 토론회를 언급하며 “토론회는 점잖게 했지만 기자회견은 성깔을 담아서 하자”며 분위기를 띄웠다. 기자회견 참가자들도 소리를 높이며 호응했다.

“유치원 3법, 저희가 억지를 부리는 것입니까? 저희가 사립유치원의 재산을 뺏는 것입니까?”

최은순 참교육학부모회 회장은 “너무나 상식적인, 당연한 것을 요구하는데 사립유치원은 왜 저렇게 난리를 치느냐”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발의한 유치원 3법 입법을 방해하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국민의 대다수는 유치원 3법을 찬성하는데 왜 이들을 대변하지 않고 사립유치원 의견을 대변하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을 향해서도 원안대로 신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시민단체 회원들과 시민들은 기자회견문을 발표하고 한유총에 ‘교육기관과 개인사업자라는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행태’를 즉각 중단할 것을, 한국당에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가로막는 법안으로 시민들을 실망시키지 말 것을, 국회에 12월 임시국회에서 제대로 된 유치원 비리 근절 법안을 처리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 “온갖 양보·타협 다했다”…학부모 연대 강조한 박용진 의원

한국당의 번번한 입법 방해 시도에 화가 난 것은 시민사회뿐이 아니었다.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비리유치원 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 : 유치원 비리 분노한 시민들 모여라!’가 시민단체 일동과 유치원 비리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원 10명(박용진·남인순·백혜련 의원 등)의 공동주최로 진행됐는데, 한국당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왔다.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리유치원 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 인사말에서 자유한국당의 번번한 입법 방해 시도에 분노를 감추지 않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비리유치원 문제 해결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를 위한 시민대토론회’ 인사말에서 자유한국당의 번번한 입법 방해 시도에 분노를 감추지 않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유치원 3법 입법 당사자인 박용진 의원은 “어제 일을 생각하면 치밀어오르는 화를 참을 수가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있지도 않은 법을 병합 심사하자면서 법안 심사를 가로 막고 한 달을 시간끌기한 자유한국당, 그래도 참았습니다. 여섯 차례 법안심사소위가 있었습니다. 박용진 3법에서 누리과정 지원금을 보조금으로 전환하는 것도 포기했습니다. 교육목적 외로 원비 사용 처벌 조항을 2년 이하 징역,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하자는 것, 그것도 셀 것 같다는 우려가 있어서 양보했습니다. 1년 1000만 원 밑으로 하는 걸로 해보자, 1년 더 유예도 해보자… 온갖 양보와 타협을 위한 노력은 민주당이 다했습니다.”

박 의원은 “오늘 사실은 앞에서 3000명 모여 악을 쓰는 집회를 하고 싶었다”며 토론회를 주최한 진심을 털어놨다. 박 의원은 “유치원 원장님들은 시간 많아서 검은색 옷 맞춰서 만명 모이기를 쉽게 하고 투쟁자금 모금하면서 줄줄이 걸리는 사람 가만두지 않겠다면서 활보를 한다”며 “억울하고 힘없고 피눈물 흘리는 학부모와 아이들을 아무도 대변해주지 못하니까 한 얘기를 또 하는 토론회를 여는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국민들이 조직되지 않으면 국회에서 아이들이 함부로 취급 받는다”며 학부모 참여와 연대를 거듭 강조했다. “학부모가 조직화되지 않으니까 한국당이 대낮에 1만 명 조직할 수 있는 한유총 눈치를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유총 각 지부가 저희(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엄청 괴롭히지만 뒷감당 다하고 있다”며 “저희는 저희가 감당할 역할을 하겠다”고 유치원 3법 입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동탄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학부모 한 사람이 토론회 후 유아교육 질적 발전을 위한 노력을 박용진 3법 입법 후에도 지속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동탄에서 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학부모 한 사람이 토론회 후 유아교육 질적 발전을 위한 노력을 박용진 3법 입법 후에도 지속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구조 개선 없이 재정지원 확대 불가능…사유재산 주장하려면 학원 운영하라”

육아정책연구소 박창현 부연구위원은 발제 ‘비리 사립 유치원 문제 경과와 유아교육의 공공성 강화 방안’에서 “사립유치원은 공공성에 대해서 답을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체 유아 중 75%는 사립유치원에 다니고 있고, 무상보육시대에 들어오면서 누리과정으로 국가예산을 연간 2조 원을 투입해, 유치원 재정에 45%를 국가가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부연구위원은 일본의 유치원 법인화 사례를 들었다. 일본은 2017년 기준 전체 유치원 중 사립 사인 유치원은 3%에 불과하다. 일본 정부가 ‘선지원 후 법인화’ 정책을 썼기에 가능했다. 유치원이 국가 보조금을 받으려면 5년 안에 학교 법인화를 하겠다고 약속해야 했다. 

박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사립유치원 원장과 설립자가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기관 운영자이기 때문에 국가로부터 각종 세제혜택을 받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개인사업자라며 사유재산을 주장할거면 유아학교 교장을 하지말고 학원으로 자율적으로 운영하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치원 재정지원을 늘리려면 현재 구도로는 안 되고 공공성이 더 확보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은 한유총의 ‘사립유치원은 사유재산’이라는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한유총은 건물 임대료를 회계에서 지출하고 있는 어린이집과 사회복지시설을 예로 들며 “설립자가 투자한 건물과 토지에 대한 비용을 회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팀장은 “빌려서 운영 가능한 어린이집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유치원 토지와 건물은 교육목적으로 사용하는데다, 본인 소유 건물에서 사업을 하는 영리사업자도 스스로 임대료를 지출해서 받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본인 소유 건물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도 임대료를 운영비에서 스스로 지급하지 않는 원칙은 같다. 

한유총이 교비 유용의 근거로 들고 있는 대법원 판례(2016도781)를 들며, 김 팀장은 “누리과정 지원금과 정부보조금 모두 정부가 어린이집 운영을 위해 지급한 돈”이라고 판결 요지를 반박했다.  여기에 “이 판결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박용진 3법이 통과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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