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사소한 일에도 눈물로 호소하고 뭐라고 조금만 말해도 걸핏하면 울어요. 울음을 달래주면 습관이 되지 않을까요? 그냥 내버려두자니 마음이 약해서 뜻대로 되지 않아요.
◇ 울음은 감정의 신호
잘 우는 아이가 있다. 어른 중에도 잘 우는 사람이 있다. 감정의 변화가 빠르고 감수성이 예민한 사람은 뭐 별일도 아닌데 울컥 눈물이 잘 쏟아진다. 울음은 사실 자기의 감정이나 현실의 절실함을 알리기에 가장 극적인 방법이다. 아주 불리한 상황에서도 울음을 먼저 터뜨리는 사람이 유리한 상황으로 급변하는 경우도 있다.
아이의 울음도 자기의 상황을 알리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태어날 때도 울음으로 생명이 있음을 알렸고, 울어야 기저귀도 갈아주고 젖도 물렸으므로 울음이야말로 ‘SOS’, 생존의 신호이다. 인간의 아기는 스스로 움직이기 위해 1년여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울음으로 자기 의사를 강력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었다.
◇ 울음의 원인 짚어보기
울음의 원인도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 억울해서 우는 것인지, 본래 마음이 약해서 잘 우는 것인지, 부모님이 아이의 요구를 잘 들어주지 않는 것이 서로 일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보자. 혹은 부모 중에는 우는 행위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만 보려는 경우도 있어서 "남자는 우는 것 아니야", "절대로 울지 마"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울면서 좋지 않은 감정을 해소하기도 한다.
◇ 울음 대신 말로 표현하기
그러나 말로 표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는 것에 일일이 반응해주면 우는 것이 습관이 될 수도 있다. 우는 것이 습관이 되면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가 덜 발달하게 된다. 굳이 울 일이 아닌데 울음으로 무엇이든 해결하려고 한다면 일단 울음을 무관심하게 대하는 것이 좋다. 울음소리가 듣기 싫어서 화를 내거나 당장 그치라고 야단을 치면 역효과일 수 있다.
울음에 즉각 반응해주지 말고 어느 정도 멈춘 후에 이야기를 들어준다. 기분을 먼저 알아주면서 달래주고 말을 할 수 있는 나이면 왜 울었는지, 지금 기분이 어떤지를 말해보게 한다. 자기 감정을 스스로 돌아보고 말로 정리해보게 하는 것이다.
“다음에는 엄마에게 미리 말해줘. 그럼 엄마도 화내지 않고 네 부탁을 잘 들어줄 수 있어.”
이때는 다정하게 해주는 것이 효과가 있다. 울지 않을 때 부모와 이야기가 통하고 감정이 해소된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차츰 울음이라는 표현보다는 자기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과 말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을 발달시켜나가게 된다.
*칼럼니스트 최명희는 이화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30여 년간 유아교육 현장과 보육정책 분야의 다양한 영역에서 일했다. 현재는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생애초기의 삶을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체인 영유아와 그들에게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부모, 교사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나누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많이 읽히는 저서로 「아이와 통하고 싶다」 「교사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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