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총 저격수'가 국회로 간 까닭은?
'한유총 저격수'가 국회로 간 까닭은?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01.07 1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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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조성실 전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조성실 전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를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정책비서관 업무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조성실 전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를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났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진정성은 제 선택과 행보로 증명되는 거잖아요.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요.”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국회의원의 폭로로 시작한 '유치원 3법' 정국. 엄마 당사자 정치를 표방하는 비영리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사립유치원 회계 부정 사건의 한 축을 맡았다. ‘정치를 하겠다’며 거리로 나선 엄마들이 있는 것도 생소한데, 이들은 사립유치원을 상대로 분투했다. 이 모습은 언론과 여론의 관심을 함께 모았다.

장하나 공동대표와 함께 조성실 전 공동대표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 '저격수'로 활동했다. 유아교육 개혁 관련 정책토론회 발제자 또는 토론자로 나섰고, 때로는 방송 대담프로그램에서 한유총 관계자를 앞에 두고 그들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조 전 공동대표가 올 1월부터 워킹맘이 됐다. 무소속 이용호 국회의원실(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에서 정책비서관으로 일하게 됐기 때문이다.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로 '유치원 3법' 정국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남긴 조 전 공동대표. 그를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나, 정책비서관으로 변신한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Q. 출근해보니까 어떤가?

"축하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때마다 책임감을 가장 크게 느낀다.(웃음) 이용호 의원은 2017년 8월 퇴근 후 카카오톡 업무지시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의원실도 일·가정 양립을 위해 노력하는 곳이라고 들었다. 그렇지만 국회나 업무가 가진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취업모로 겪을 고충이 있을 거라 본다. 

출근하자마자 아이가 독감에 걸렸다. 둘째도 갑자기 열이 나기 시작했다. 두 아이가 아프니까 주말을 제외하고도 10일을 격리해야 한다. 아이들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 남편과 논의 중이다. 이 같은 상황을 다른 취업모들은 오랫동안 겪었을 거다. 하나하나 부딪혀가면서 어떤 역할을 하면서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부끄럽지 않은 ‘정치하는 엄마’가 되겠다." 

Q. 어떻게 이용호 의원실과 연이 닿았나. 

"의원실에서 먼저 제안이 왔다. 최근 여성, 저출생, 사회복지, 환경, 생태 등의 분야가 주목받으면서 의원실에서도 이들 분야를 다룰 정책비서관 충원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제안을 해왔다. 이 의원은 고향 지역구 국회의원이다. 나는 남원에서 자랐고, 친정 가족도 남원에 있다. 대학은 서울로 갔지만, 대학생 멘토링을 하는 봉사단체를 조직해서 교육 봉사를 계속할 정도로 지역에 애정이 있었다.

지역에서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에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처음 창립할 때 단체 취지에 공감하면서 회원으로 가입해준 지역주민이 꽤 된다. 단체 창립 후 약 1년 반간 괄목할 성장을 했고, 그 과정을 의원실도 알고 있다. 보좌진 업무에 정책 역량도 필요하지만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의원실은 그간의 활동을 지켜보며 정책비서관으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 "자기정치 하려고 단체를 이용? 앞으로 행보로 진정성 드러날 것"

지난 2일 국회를 배경으로 아들 조준후 군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조성실
지난 2일 국회를 배경으로 아들 조준후 군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조성실

Q. 의원실 제안을 수락하는 과정에서 정치하는엄마들 내부에서 반대가 없었나?

"개인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 정치하는엄마들 운영위에도 공유를 했다. 비슷한 문제의식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도 있었다. 당시에 ‘우리는 직접적인 정치참여를 권유하는 단체인데, 대표가 대표성이 있다는 이유로 그 기간 동안 정치적인 활동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모순이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긴 토론을 거쳐, ‘정치활동을 권장하되, 대표나 운영위원은 특정 선거캠프 합류 시에 운영위원과 협의하고 결정된 사안을 공유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문제 소지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대표 사임이나 회원 박탈까지 하도록 했다. 나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 아동인권 특보로, 장하나 공동대표는 송주명 경기도교육감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당시 논의에 보좌진 역할은 포함이 안 돼 있어서 이 역시 내부 논의를 거쳤다. 대표 임기가 얼마 안 남기도 했고, 계속 활동했던 부분이 있어서 국회가 가능하다고 하면 회원과 공유한 다음에 겸직을 하는 방향으로 하고 연말에 보좌진 합류 사실을 공지할 예정이었다. 

국회 사무처에 겸직 허가를 받으면서 서류를 넣어보니 ‘정치참여를 권장하는 단체’라는 정치하는엄마들의 특징이 걸렸다. 사무처가 유권해석 하는 데 부담이 있고, 보건복지위원회나 여성가족위원회 등의 업무가 직무연관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실상 반려에 가까운 통지를 보냈다.

사무처는 정치하는엄마들이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의원실과 개인 본인의 각서를 받고 겸직 허가를 해줄 수 있다고 했지만, 대중의 시선도 사무처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서 급히 (공동대표 직을) 사임하게 됐다."

Q. 한편에서는 정치하는엄마들이라는 단체가 ‘대표들 개인의 정치활동에 이용된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가 ‘정치하는엄마들’이라고 선언한 이상, ‘네 정치 하려고 그러지’, ‘그럴 줄 알았다’는 시선은 꼬리표처럼 따라 다닐 것이다. 증명하는 과정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의 행보와 성과로 진정성이 드러나는 거라고 본다. 말이나 설명으로 증명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자유로워졌다.

지난해 지방선거 때 격렬한 논의를 거치면서 운영위원 한 분이 '정치적인 도약점 혹은 계기가 있을 때 적극 밀어주는 건 단체 역할'이라며, '진정성은 행보로 증명되는 거지 사전에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조 전 공동대표가 정치하는엄마들 활동으로 보여준 진정성만으로도 충분히 격려하고자 한다'는 말에 위로를 받았다. 그 말의 무게감을 느끼면서 선택하고 결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Q. 정치하는엄마들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보니 의원실 정책보좌관 직을 수락하기까지 개인 차원으로도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다. 

"고민이 많았다. 그렇지만 ‘정치를 하자’고 이야기하는 것과 ‘정치를 하는 것’은 상당히 다르다. 엄마단체 대표로 정치를 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제도권 정치에서 기회를 갖게 되는 건 정무적인 역량이나 전문성이 검증된 사람들의 경우다.

중장기적으로 ‘내가 의원이 돼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수락한 건 아니다. 정치하는엄마들 활동을 하는 1년 8개월 동안 취업모이면서 정치인인 여성들의 삶을 예전보다 더 가깝게 봤다. 가정생활이 거의 불가능했다. 국회사무처는 하루라도 연가를 사용한 보좌진은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고서 ‘20대 국회 보좌진들의 연가 사용현황’을 7일 발표했다.

정치하는엄마들 활동을 하면서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업무환경에 대해서 꾸준히 이야기를 했음에도, 의원실의 업무 책임도 있기 때문에 과도하게 가정과 아이들에게 몰입하기는 어렵다. 어떻게 균형을 잡아갈지가 제일 고민이다." 

Q. 업무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면 설명해달라.

"‘정치하는 엄마’로 내가 있는 자리에서 그간 회원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던 정신을 업무로 실현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용호 의원은 국토위 소속이다. 교통 약자나 유모차, 휠체어의 이동권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노령화, 일자리 부족, 상권 붕괴 등 지역현안도 챙기고자 한다. 

남원에는 서남대가 있다. 이 의원은 사학비리로 폐교된 사학재산이 이사장이나 그 관계자에게 귀속되는 법안에 항의하며 시위도 하고, 재산을 국고로 반납하게 하는 법안도 냈다. 이번 '유치원 3법' 정국에서도 사립유치원 회계부정을 두고 ‘사학비리 축소판’이라고 하지 않았나. 사학법 개정에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지 찾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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