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어린이집에 가는 우리 아이, 어떻게 도울까요?
처음 어린이집에 가는 우리 아이, 어떻게 도울까요?
  • 칼럼니스트 최명희
  • 승인 2019.01.1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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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안 되는 아이] 3월 첫 입학을 앞두고 부모와 아이의 준비

Q. 3월에 처음 어린이집에 입학해요. 지금도 잠깐씩 헤어질 때마다 심하게 우는데 하루 종일 지내야 하는 기관에 보낼 생각을 하면 걱정이 됩니다. 우리 아이가 과연 첫 단체 생활에 잘 적응할까요? 강제로 떼어놓는 것이 애착불안을 가져와서 정서발달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닐까요?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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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데굴데굴 구르며 울고불고, 부모는 당황하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은 3월의 모든 어린이집 현관에서 아침마다 벌어지는 장면입니다. 아이가 부모와 헤어지기 싫어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어른들이 낯선 환경에 어색해하고,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불편해하는 감정과 비슷한 것입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상할 수 없을 때 인간은 두려움을 느끼거든요.

아직까지 익숙하고 믿을 만한 얼굴이 부모와 가까운 친척 정도밖에 없는 아기로서는 낯선 선생님과 낯선 건물이 두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는 왜 그러는지, 부모는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합시다.

◇ 아이마다 우는 정도가 왜 다른가요?

어떤 아이는 며칠 만에 수월하게 헤어지지만 어떤 아이는 한 달 내내 하루도 빠짐없이 똑같은 강도로 내내 울기도 합니다. 어떤 아이는 처음에는 어리둥절 다니다가 한 달쯤 지난 다음부터 간헐적으로 안 가겠다고 떼를 부리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는 바닥에 구르거나, 토할 때까지 울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기도 하고, 벽에 머리를 찧기도 해요.

그것은 아이의 본래 성향, 아이와 부모가 평소에 협상하는 방법의 문제, 어린이집에 보낼 부모의 준비가 부족한 것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어떤 아이는 안 우는데 왜 우리 아이만 울까요?

아이가 우는 것은 일종의 표현 행위입니다. 자기가 무엇을 원하거나, 반대로 원치 않는다는 것을 표현하는 행동수단입니다. 부모와 헤어지는 것은 당연히 원치 않는 일이기 때문에 강하게 울어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평소에 여러 상황에서 아이가 울고불고 하는 상황을 적게 만들어야 합니다. 어쩌면 울고불고 하는 방식으로 서로 타협해왔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방식으로 자기 욕구를 표출하는 것이 둘 사이의 행동의 습관이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평소에 울고 떼쓰는 행동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요?

울고 떼쓰는 행동은 이유가 어쨌든 원치 않는 상황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원치 않는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원치 않는 상황으로 몰아넣지 않아야 합니다. 부모들 중에는 아이의 감정에 상관없이 부모가 원하는 것을 강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당연히 아이는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이지요. 부모가 떼쓰는 행위를 야단치기 시작하면 아이의 감정에 기름을 붓는 격입니다. 당연히 아이의 공격적인 행동 수위가 높아집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강요하거나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을 좀 줄이셔야 합니다.

지금 당장 부모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되지 않습니다. 집요하게 그 문제를 야단치지 말고 주의를 환기시켜 분노에서 벗어나게 주세요. 자기 스스로 나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하는 것입니다. 어른들도 살다보면 상황을 바꾸기보다는 긍정적으로 자기 생각을 바꾸는 것이 삶의 지혜니까요.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워야 합니다.

◇ 떼어놓으려고 하는 순간에 매달리거나 울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은 아이의 기분을 알아주는 표정과 몸짓을 취해야 합니다. 따뜻하게 안아주며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둘만의 애정표현을 해주어서 너를 여기에 두고 가는 것이 사랑이 식어서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어야 합니다.

직장에 가는 부모라면 “선생님이랑 지내는 동안 엄마는 회사에 있을 거야. 우리 둘 다 잘 지내고 저녁에 만나자”라고 말해주고, 직장에 가지 않는 부모라도 엄마는 집에서 쉬고 있을 것은 아니라고 다른 일정을 말해줍니다. 그러고 나서는 조금 단호하지만 선생님을 믿고 떠나세요.

◇ 헤어지고 나서도 계속 강하게 울면 어떻게 할까요?

아이의 울음소리가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어요. 부모가 먼저 눈물이 쏟아질지도 모릅니다. 아이는 부모의 그런 감정에 마지막 호소를 하는 것입니다. 너무 매몰차게 돌아설 필요는 없습니다. 다시 되돌아봐주거나 한 번 더 안아주어서 그 마음을 알아주세요.

다시 한 번 사랑을 확인시키고 저녁에 만나자고 말해주고 이번에는 진짜 떠나세요. 부모가 너무 마음 아파하거나 안절부절못하는 것은 아이를 더 혼돈스럽게 합니다. 따뜻한 단호함이 필요합니다.

◇ 어린이집을 미리 연습해보는 방법도 있을까요?

입학하기 전부터 좋은 기대감을 갖게 하면 좋습니다. 어린이집 주변을 지나가면서 좋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입니다.

어른의 관점으로 “여기 가면 친구도 있고 장난감도 재밌는 게 많겠다”하고 말하는 건 아이가 상상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건물 벽에 붙어 있는 그림이나 문의 손잡이 등 아이의 눈높이에 맞고 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겠죠. “여기 곰돌이 그림이 있네. 손잡이에 벨이 붙어 있다. 네가 좋아하는 파란색이다”와 같이 아이의 마음을 끌 만한 것을 이야기 해주는 것이죠.

어린이집에 가면 볼 수 있는 물건을 미리 준비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어린이용 식판에 음식을 담아 먹어보거나 어린이집에서 깔고 잘 낮잠이불에서 낮잠을 자기도 하는 거죠. 가위, 크레용, 종이 등 어린이집에서 어떤 물건을 쓰는지 알아보고 집에서도 그런 물건으로 놀아보게 해주세요.

익숙한 물건이 있으면 은근히 자신감도 생기고 그 곳을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입학하게 될 어린이집에 전화해서 물어보고 물건을 살 때는 아이가 고르게 해주세요.

◇ 어린이집에 가기 전에 생활태도를 잘 길러두어야 할까요?

어린이집에 가면 지켜야 할 규칙이 많아진다는 걸 말해주면 아이에게 부담이 됩니다. “어린이집 가서 떼쓰면 선생님이 야단칠 거야. 욕심 부리면 친구들이 안 놀아 줄 거야” 이런 말들은 가기 전부터도 아이를 두렵게 합니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너를 좋아할 거야. 어린이집 가면 장난감이 많이 있어.” 어린이집을 기대하게 하는 말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또래와 재미있게 놀아본 경험이 많은 아이는 덜 싸우고 잘 놀 수 있습니다. 입학하기 전에 이웃의 친구들과 노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는 기관에 다니면서 부모의 기대 이상으로 잘 적응하며 또래를 모방하면서 자연스럽게 좋은 태도를 배우게 됩니다.

◇ 어린이집에서 잘 돌봐줄까요? 운다고 미워하지 않을까요?

부모님이 어린이집을 잘 믿지 못하는 것은 어린이집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에서 하루 일과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어떤 사람들이 교사로 일하는지, 부모 관련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자세히 알아보세요.

보내놓으면 교사가 알아서 다 하려니, 당연히 교사가 알아서 하는 것이고 부모는 감시하는 것이지, 하는 관점을 가지면 안 됩니다. 믿음의 마음으로 출발하여야 어린이집의 교사도 편안하게 아이를 보육할 수 있습니다. 부모와 교사 간의 믿음이 아이를 안심하게 합니다.

◇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3월에 역시나 울면 어떻게 할까요?

물론 아이는 울겠지요. 미리 기대감도 길러주고 마음의 준비도 했는데도 불구하고 부모와 헤어질 때 울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부모로부터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싶은 자연스러운 본능의 행동입니다. 마음을 읽어주고 따뜻하게 단호함을 보이며 아이가 선생님에게로 그 신뢰의 마음을 뿌리내려가도록 도와주세요.

무척 두려워서 처음에 울었지만 그 감정을 이겨내고 선생님이라는 새로운 대상과도 엄마와 같은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아이에게는 그런 내면의 힘이 있습니다. 그런 경험이 인생을 살아가는 든든한 뿌리가 됩니다. 괜한 걱정을 너무 많이 하지 마세요.

*칼럼니스트 최명희는 이화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30여 년간 유아교육 현장과 보육정책 분야의 다양한 영역에서 일했다. 현재는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생애초기의 삶을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체인 영유아와 그들에게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부모, 교사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나누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많이 읽히는 저서로 「아이와 통하고 싶다」 「교사다움」 「부모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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