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하는 아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대답하는 아이
  • 칼럼니스트 김영훈
  • 승인 2019.01.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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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두뇌훈육] 잔소리는 삼가고 지속적으로 격려

Q. 7세 남아가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불쑥 대답이 튀어나옵니다. 어느 때는 말을 마치기도 전에 행동으로 옮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슈퍼에 가서 우유랑 라면이랑 빵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킬 때 말을 끝까지 듣지 않고 금세 밖으로 뛰어나갑니다. “슈퍼에서 우유…”라는 말까지만 듣고는 “네~” 하고 달려 나가는 식입니다. 충동적인 아이의 집중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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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아이가 나이에 맞지 않게 일상생활에서 주의 집중하지 못하고 행동이 충동적인 경우가 있다. 특히 7세 아이는 전두엽이 발달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집중력도 늘어나고 충동성도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런 상황이라면 아직 전두엽 성숙이 덜 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전두엽의 실행기능 발달이 지연되면 아이는 행동하기 전에 생각해야 한다는 것을 잊고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즉시 행동으로 옮기고,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성급하게 대답한다. 특히 차례를 기다리지 못하는데, 급식을 기다릴 때나 물건을 사야 할 때 줄을 서야 한다면 이를 참지 못하고 짜증을 내거나 끼어들기를 한다.

다른 사람이 놀고 있을 때 무작정 끼어들어 놀이를 방해한다거나 어른들이 대화하는 데 끼어들어 질문을 하거나 자신의 경험담 등을 늘어놓기도 한다. 

충동성이 많은 아이들은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뛰어내리고, 피가 나거나 아플 거라고 예상하면서도 일부러 몸을 부딪쳐서 다쳐 오는 일이 흔하다. 이렇게 충동적인 아이들은 집중력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공부를 하다가도 엄마 아빠의 대화에 불쑥 끼어들거나 TV 내용에 곧잘 빠져든다. 숙제를 하는 중에 초인종이 울리면 누구보다도 먼저 달려 나간다. 

숙제나 놀이를 할 때, 한 가지씩 마무리 짓지 못하고 이것저것 손을 댄다. 수학숙제를 하다가 ‘아차! 선생님이 달을 관찰해보라고 하셨지’ 하면서 옥상으로 달려 올라간다. 또 블록 놀이를 하다가 완성품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식이다.

◇ 뇌과학적 의미

아이들이 집중을 잘 못하고 충동적인 원인은 기질적인 것과 환경적인 것으로 나눠볼 수 있다. 기질적인 것은 갖고 태어나는 문제다. 이는 생물학적이고 신경화학적인 요인으로 충동 조절 체계에 이상이 생겨 주의집중장애가 나타나는 것이다.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이처럼 전두엽의 성숙이 늦는 경우에는 집중을 잘하지 못할 뿐 아니라 충동적이 되고 과잉행동을 하게 된다. 환경적인 요인이나 심리적인 문제가 있을 경우에도 주의집중에 어려움을 보이고 충동적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모 자녀 관계나 또래 관계에서 낮은 자존감, 왜곡된 사고 등으로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을 경우 아이들은 주의집중을 하지 못한다. 

집중력에는 수동적 집중력과 능동적 집중력이 있다. TV나 게임, 디지털미디어 등에 몰입하고 있는 것은 ‘수동적 집중력’이다. 수동적 집중력은 자극이 주어지는 대로 끌려 다니는 집중력이다. 수동적 집중력은 인간의 본능에 해당하는 호기심을 충족시킬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집중력이다. 새롭고 신기한 자극이나 강한 자극을 접할 때면 누구나 집중을 한다.

능동적 집중력은 내가 주체가 되어서 나에게 필요한 주의를 유지하는 집중력이다. 능동적 집중력은 다소 지루하고 반복적이거나 어려운 과제를 할 때 발휘되는 집중력이다. 능동적 집중력이 높은 아이는 익숙하고 평범한 것에서도 세세한 부분에 관심을 기울여 새롭고 신기한 것을 찾아낸다. 공부가 다소 재미없고 지루해도 인내심과 끈기를 가지고 집중하게 해준다.

수동적 집중력은 두정엽과 측두엽에서 담당하지만 능동적 집중력은 기억, 판단, 의사결정과 같은 사고능력을 담당하는 전두엽, 특히 전전두엽에서 담당한다. 그러므로 몇 시간씩 컴퓨터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몰두할 때 보이는 집중력과 수업시간에 필요한 집중력은 분명 다르다.

능동적 집중력의 뇌. ⓒ김영훈
능동적 집중력의 뇌. ⓒ김영훈

◇ 양육솔루션

▲잔소리는 삼가라.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를 다루는 것이 어렵다보니 아이와 서로 감정이 상하기 쉽고 아이에 대해 미운 감정을 많이 느끼기 십상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의 행동을 나무라거나 미워할 게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 먼저이다.

충동성은 충동 조절 체계의 미성숙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으로 아이 스스로 쉽게 조절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아이는 의지와 상관없이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주의를 집중하지 못하고 지시에 따르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아이의 증상을 이해하고 잔소리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이에게 긍정적으로 관심을 기울이자. 긍정적인 관심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최고의 비결이다. 아이를 꼭 껴안아준다거나 머리를 사랑스럽게 쓰다듬는다거나, 뽀뽀해준다거나, 윙크를 한다거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최고라고 표시하는 것 등 모두 아이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행동뿐만 아니라 말로도 관심을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네가 심부름을 하니까 엄마가 편하구나”, “네가 이렇게 할 때면 엄마는 너무 기쁘단다” 등 아이를 인정해주는 말을 해줌으로써 아이는 부모가 자신에게 관심을 두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자존감을 높여주자. 집중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부모에게 야단을 많이 맞고 실수를 많이 하기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지기 쉽다. 자존감이 낮으면 자신감이 떨어져서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므로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 데 신경 써야 한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선 부모의 기준으로 아이에게 완벽을 요구하기보다 아이의 수준에 맞는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뤄냈을 때 충분히 칭찬해주고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행동을 구체적으로, 지속적으로 격려해주자. “엄마가 전화할 동안 잘 기다려줘서 기특해!”라고 아이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격려해준다. 또한 “난 할 수 있어”라든가 “내가 해냈어” 등으로 스스로에게 격려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스스로를 인정하게 되면서 집중도 잘하게 된다.

▲부모가 먼저 차분한 모습을 본보기로 보여준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이나 생활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기 쉽다. 따라서 아이를 차분하게 만들려면 부모의 산만하고 충동적인 성향부터 개선할 필요가 있다. 버럭 화를 내는 습관을 없애고 말이나 행동을 할 때 차분하게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집안 정리정돈에 신경을 써서 차분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

▲아이와의 대화 방법을 점검하자. 집중을 잘 못하는 아이와 대화를 나누려면 우선적으로 아이가 말하는 것에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들어주고 아이의 감정에 공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아이의 행동을 제한할 필요가 있을 때는 명령이나 꾸중을 하는 대신 ‘나- 전달법’의 대화를 해야 한다. “네가 그런 행동을 해서 엄마가 화가 났어, 다음에는 이러이러하게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말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이가 대안을 찾게 하자. 아이가 행동문제를 일으켰을 때에는 꾸중을 하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결과를 추측해보도록 유도하며 스스로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장난감이나 연필, 책, 준비물 등 늘 사용하는 물건이나 꼭 챙겨야 할 물건들을 자주 잃어버리면 유치원에 등원하기 전에 준비물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아이가 만족할 만한 일을 하라. 아이는 자기가 만족할 만한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것이 필요한지 빠르게 판단한 다음 생각할 것을 정한다. 즐거운 일, 유용한 일, 앞으로 이익이 되는 일에는 집중을 잘한다. 과제를 할 때도 자기가 좋아하는 과제부터 시작하면 기분이 좋아져 다른 과제도 열심히 하는 경우가 많다.

▲ADHD를 조기 발견하라. 7세 아이는 제법 한참 동안 앉아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데, 이 때 웬만한 일이 주위에서 발생해도 금방 자리에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떤 아이들 중에는 한 가지 일에 몰두하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아이가 있다.

최근에 집중력이 부족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이는 ADHD 아이들이 많아졌다. 이것은 분명 시각적 자극에 지나치게 노출되고 있는 환경과 관련이 있다. 따라서 ADHD가 의심되는 아이를 조기에 발견해 시각적 자극에 너무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아이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자. 집중을 잘하지 못하는 아이를 둔 부모들은 아이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 때문에 우울증이나 불안 등 심리적인 문제를 갖기 쉽다. 그러나 부모가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아이에게는 심리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매사 아이 문제에만 집착하지 말고 부모 자신의 생활을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모의 생활이 즐거워야 아이에게도 긍정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고 이것이 아이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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