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엄마의 ‘캐슬’
[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엄마의 ‘캐슬’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19.01.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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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 #자녀교육 #교육트렌드 #교육환경 #입시전쟁 #학군 #스카이캐슬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의 한 장면 ⓒJTBC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의 한 장면 ⓒJTBC

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소위 상위 1% 로열패밀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자녀 교육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가 큰 화제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저마다 조금씩의 약점은 가지고 있지만 본인들만의 ‘캐슬’에서 누리는 부와 명예를 이어가고자 자녀들의 미래마저 쥐고 흔든다.

아직 미성년자인 자녀들에게 가야 할 대학은 물론 직업까지 정해놓고 입시를 준비하는 엄마들의 모습은 가끔 섬뜩할 정도로 계획적이고 차갑게 느껴진다. 그러나 “너무한다.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 우리 아이는, 나는 그렇게 키우지 말아야지.”라고 말하는 엄마들 또한 드라마 속 상황이 전부 허구가 아니라는 것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교육열이라면 세계 어디에 내어놔도 뒤지지 않는 대한민국. 지금도 결코 사라지지 않은 사교육 열풍. 과거의 나는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학원을 다녔다. 주변의 친구들도 모두 학교가 끝나면 학원으로 향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었지만 원어민에게 외국인 강의를 듣거나, 과외를 받는 친구들도 더러 있었다. 가끔은 학교 친구보다 학원에서 만난 친구 무리들과 더 친하게 지냈던 기억도 있다.

어쩌다 학원을 가지 않고 집에 덩그러니 있는 날이면 오히려 지루하기만 했고 뭘 해야 할지 몰라 아무런 이유도 없이 학원에 가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다. 사교육이 꼭 나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나는 기계처럼 오고 가던 그 시간 속에서 내가 하고자 하는 것, 원하는 일을 위해 최선을 다했을까?

물론 모든 시간이 허무하진 않았을 것이며 그로 인해 다져진 기본기 혹은 발굴된 재능도 무시하지 못할 역량이 되었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다만 선생님, 친구와 함께 더 많이 뛰놀고 웃으며 좀 더 안전한 공교육의 둘레 안에서 부담 없는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면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또 어떻게 달라졌을까 싶은 마음에 왠지 모를 아쉬움이 남곤 한다.

지나친 입시 경쟁, 사교육, 인성은 무시되고 결과가 더 중시되는 교육과 사회는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님에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이런 모습들을 접할 때면 이러한 문제들이 정치권의 제도 개혁이나 시스템 개선만으로 해결될 사항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처음부터 접근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어쩌면 너를 가두고 있는 엄마의 ‘캐슬’
어쩌면 너를 가두고 있는 엄마의 ‘캐슬’ ⓒ여상미

자녀를 키우는 방식과 환경은 모두 다르겠지만 현재의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엄마, 그리고 아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캐슬’에 살고 있는 것 같다. 드라마처럼 아이의 성적부터 봉사활동, 교우관계까지 정리하고 관여하는 입시 코디가 정말 과한 설정이라고 생각하는가? 적어도 내가 아는 거의 모든 부모들은 자녀의 가치관 형성에 대부분을 기여한다.

드라마 속 마녀같이 극단적인 생각을 주입시키지 않는다는 점이 다를 뿐,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자녀들을 우리의 가치관대로 키울 수밖에 없다. 아이 부모가 부모의 주관대로 아이를 키워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혹 기회가 된다면, 엄청난 부와 능력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캐슬 속 부모처럼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더 독해지지 않으리라고 호언장담할 수 있을까.

되풀이되는 잘못을 끊어내려면 나부터 생각을 바꿔야 한다. 내가 먼저 남과 주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하고, 내가 먼저 차이와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기대와 욕심, 특히 자녀의 미래에 대한 꿈이 곧 부모인 나의 꿈과 동일시하는 대한민국의 오랜, 고질적인 병폐를 뿌리 뽑아야 한다.

‘과열된 입시 경쟁 속에서 벌어지는 로열패밀리의 블랙 코미디’라는 드라마 소개 글. 드라마 초반에는 늘 실제 인물, 혹은 기업과 관계없는 허구의 상황임을 고지한다. 드라마는 어디까지나 드라마일 뿐이니까. 그러나 돌아서면 늘 무언가 마음이 씁쓸하고 헛헛해지는 까닭은 나도 엄마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우리 아이는 정말 캐슬 밖의 세상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는 걸까?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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