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운영비 450원' 이 돈으로 아동복지 하라고?
'하루 운영비 450원' 이 돈으로 아동복지 하라고?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9.01.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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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해결을 위한 추경쟁취 궐기대회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해결을 위한 추경쟁취연대는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해결을 위한 추경쟁취 궐기대회’를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해결을 위한 추경쟁취연대는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해결을 위한 추경쟁취 궐기대회’를 열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아이들이 먼저다!”

“예산깡패 기재부는 반성하고 추경하라!”

“아동복지 사망시킨 국회도 사죄하라!”

“아동센터 무시하면 국가미래 보장없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수치를 보이고 날씨마저 추웠지만 전국 지역아동센터 관계자 6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국회와 정부에 추경예산 편성과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의 임금체계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해결을 위한 추경쟁취연대가 주최한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해결을 위한 추경쟁취 궐기대회’. 전국에서 모인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 손에는 ‘아이들이 먼저다’, ‘지역아동센터 운영정상화’, ‘추경예산 확보하라’ 등의 피켓이 들려 있었고, 몇몇 관계자는 청소년 자녀부터 영유아 자녀까지 아이와 함께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지역아동센터는 인건비·운영비 구분 없이 ‘기본운영비’ 항목으로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돼왔다. 올해 지역아동센터 기본운영비 지원예산은, 최저임금이 10.9% 인상된 것에도 불구하고 2.5% 인상에 그쳤다. 올해 총 기본운영비는 1259억 9500만 원.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지원 예산이 최저임금 인상에 크게 못 미쳐 센터를 이용하는 아동 대상 프로그램 운영비를 삭감할 수밖에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지역아동센터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는 생활복지사,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오승환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 등이 연단에 올라 추경예산 편성과 임금체계 개선에 대해 발언했다.

◇ “종사자 최저임금 받으려면 아이들 프로그램 줄이라는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최고의원의 발언 모습.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최고의원의 발언 모습.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딸 셋을 지역아동센터에 보내고 있는 다둥이 아빠 이준배 씨의 발언 모습.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딸 셋을 지역아동센터에 보내고 있는 다둥이 아빠 이준배 씨의 발언 모습.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먼저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문제해결을 위한 추경쟁취연대는 모두발언을 통해 “아동 프로그램비로 하루 평균 450원을 받는다고 치면, 우리 아이들이 외부로 프로그램 나갈 때는 버스를 이용하더라도 지역아동센터로 되돌아올 땐 걸어와야 한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현재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아이들에게 미래가 없고, 이는 곧 이 나라의 미래가 없다는 것”이라며, “예산 사태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을 위해 광화문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성토했다.

다음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센터에 필요한 예산을 반영했으나 예결위에서 지키지 못해 드릴 말씀이 없고 끝까지 관철시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여러분이 원한 대로 최소 130억 원 이상이 추경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발언한 오승환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은 “모든 아이들은 차별받지 않고 자라날 권리가 있다”며, “왜 지역아동센터에 오는 아이들만 하루 450원의 아동 프로그램비로 대접받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그 다음 연단에 선 경기 안양시의 한 지역아동센터에서 온 생활복지사 정영숙 씨는 “나라에서 챙겨야 할 아동복지를 지역아동센터가 챙기고 있다”며, “최저임금을 받으려면 아이들 프로그램을 줄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해서 우리가 최저임금을 받고 싶겠는지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먼저다’라는 구호를 힘차게 세 번 외치고 발언대에서 내려왔다.

아울러, 딸 셋을 지역아동센터에 보내고 있는 다둥이 아빠 이준배 씨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지역아동센터와 같은 아동복지센터의 도움이 절실하다”며, “이러다가 센터가 문을 닫아 우리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지면 어떡해야 하나 걱정이 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 "정부는 아이들을 돈 들일 가치가 없는 귀찮은 존재들처럼 취급"

연대는 추경예산 편성과 지역아동센터 임금체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복지부, 기재부, 국회를 모두발언을 통해 맹비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연대는 추경예산 편성과 지역아동센터 임금체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복지부, 기재부, 국회를 모두발언을 통해 맹비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날 참가자들은 추경예산 편성과 지역아동센터 임금체계 개선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은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국회를 맹비난했다.

이들은 모두발언을 통해 “복지부는 아동의 권리를 대변하고 지역아동센터 현장과 종사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주무부처로서 확실한 정책 비전과 방행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정책에 대한 실천의지도 결여되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지난 10년간 '아동차별지침'을 강제하며 아동인권옹호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과연 복지부의 인구정책실은 아동을 위한 부서가 맞는지, 이 지경이 되도록 박능후 장관은 무엇을 했는지’를 되묻고 싶다”고 성토했다.

복지부가 지난 2017년 발표한 ‘전국 지역아동센터 통계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지역아동센터 수는 4189곳이다. 또한, 올해 통과된 지역아동센터 예산대로라면 10~19인 이하는 458만~473만 원, 20~29인 이하는 484만~499만 원, 30인 이상 시설은 670만 원의 국고 지원을 받게 된다.

남세도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이사장은 “전국에 있는 지역아동센터 각 센터 평균 25명의 아동을 돌보고 2~3명의 생활복지사가 근무하고 있다“면서 ”2명 이상의 복지사와 센터장이 월급을 받고, 약 30명이 되는 아이들의 서비스 비용도 운영비에서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세도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이사장은 “전국에 있는 지역아동센터 각 센터 평균 25명의 아동을 돌보고 2~3명의 생활복지사가 근무하고 있다“면서 ”2명 이상의 복지사와 센터장이 월급을 받고, 약 30명이 되는 아이들의 서비스 비용도 운영비에서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세도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이사장은 “전국에 있는 지역아동센터는 평균 25명의 아동을 돌보고 2~3명의 생활복지사가 근무하고 있다“면서, ”2명 이상의 복지사와 센터장이 월급을 받고 약 30명이 되는 아이들의 서비스 비용도 운영비에서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센터당 월 10만 원 정도 예산이 늘었다”면서 “운영비 정상화를 위해 추경예산 편성을 얻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지난해까지 기본운영비의 10%를 아동 프로그램비에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올해는 5%로 내렸다. 이렇게 되자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은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하루 기준으로 아동 1명당 예산이 약 450원에 불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기재부도 복지부와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예산의 우선순위, 즉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부처로서 기재부는 이 땅의 아이들은 최우선이 아니라, 최후선에 있는, 마치 돈 들일 가치가 없는 귀찮은 존재들처럼 취급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아이들을 보살피는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들의 권익은 기재부 정책순위에서 안중에도 없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들은 “대한민국 국회는 헌법기관이며, 민의의 대변자이자 전달자다. 하지만 이 땅의 아이들의 행복추구권과 지역아동센터와 사회복지사의 최소한의 삶도 지켜주지 못하고 1일 500원 아동 프로그램 예산을 통과시키는 잔인함마저 보이며 직무를 방기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누구에게 우리의 뜻을 대변시키기고 전달하게 할 수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한탄했다.

◇ "계속 귀 닫은 채 미온적 태도 보이면 보다 강경한 투쟁에 나설 것"

지지발언이 모두 끝난 후 지역아동센터 시설 신고증을 찢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지발언이 모두 끝난 후 지역아동센터 시설 신고증을 찢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퍼포먼스가 이후 광화문 광장에 모인 6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광장에서 청와대까지 행진에 나섰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퍼포먼스가 이후 광화문 광장에 모인 6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광장에서 청와대까지 행진에 나섰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발언이 모두 끝난 후 이들은 지역아동센터 시설 신고증을 찢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지역아동센터 정상화 약속이 이뤄지지 않을 시 신고증 반납 등 강력한 행동에 나서겠다는 굳은 결의를 보여주는 퍼포먼스였다.

퍼포먼스가 이후 6000여 명의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까지 행진에 나섰다. 청와대 앞에 도착한 이들은 도로에 자리를 잡고 ‘아이들이 먼저다’, ‘추경예산 편성하라’ 등의 구호를 연신 외쳤다.

한편, 지역아동센터 예산사태 문제해결을 위한 추경쟁취연대 관계자 네 명은 청와대에 찢어진 신고증과 서한문을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로 들어갔다. 이들은 들어가기에 앞서 “정부가 지역아동센터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닫은 채 계속 미온적 태도를 보일 경우 보다 강경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대 관계자 4명이 대표로 청와대 측에 찢어진 신고증과 성명서를 전달하기 위해 초록색 봉고차에 몸을 실어 청와대로 들어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청와대 측에 찢어진 신고증과 성명서를 전달하기 위해 승합차에 몸을 실어 청와대로 들어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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