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세제·헬륨가스 마시는 아이들… ‘유튜브에서 배웠어요’
세탁세제·헬륨가스 마시는 아이들… ‘유튜브에서 배웠어요’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9.01.24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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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없는 유튜브①] 모방 가능성 높지만 위험성 인식은 부족

【베이비뉴스 김윤정 기자】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8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희망직업 5위에 ‘유튜버’가 이름을 올렸다. 유튜브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됐지만, 유해한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이들이 콘텐츠 소비자를 넘어 생산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바람직한 유튜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 - 기자 말

<기사 싣는 순서>
① 세탁세제·헬륨가스 마시는 아이들… ‘유튜브에서 배웠어요’
② ‘좋아요’ 앞에 작아지는 인권… 막가는 키즈 유튜버
③ 사실상 ‘규제 불가능’… 유튜브 시청·창작 가이드라인 절실

◇ 유튜브서 따라하는 위험한 장난, ‘버드박스 챌린지’·‘타이드팟 챌린지’ 

모간 아담스가 유튜브에 올린 ‘버드박스 챌린지’를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 영상에는 모간 아담스가 무빙워크에서 넘어져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는 모습도 담겼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모간 아담스가 유튜브에 올린 ‘버드박스 챌린지’를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 영상에는 모간 아담스가 무빙워크에서 넘어져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는 모습도 담겼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지난해 개봉한 미국 영화 ‘버드박스’는 눈을 뜨고 세상을 보면 괴현상이 일어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출연진들이 눈가리개를 하고 등장한다. ‘버드박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영화의 콘셉트를 따라하는 ‘버드박스 챌린지’란 유행도 번지기 시작했는데, 이는 눈을 가리고 다양한 행동을 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 유튜브에 올리는 열풍으로까지 이어졌다.

이후 유튜브에는 눈을 가리고 운전을 하거나 도로를 건너고 다림질을 하는 등 위험한 도전을 하는 유튜버들의 모습이 영상으로 전해졌다.

구독자 200만 명(2019년 1월 기준, 이하 동일)을 거느린 미국의 인기 유튜버 모간 아담스는 24시간 동안 버드박스 챌린지를 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지난해 유튜브에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는 모간 아담스가 안대를 끼고 차를 타거나 음식을 주문하는 모습 등이 나타났다.

그중에선 눈을 가린 채로 무빙워크를 걷다가 넘어지는 위험한 상황도 전해졌다. 당시 영상에서는 “너 여기서 사람 죽은 거 아냐?(you know people have died on these?)”는 목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위험한 장면이 담긴 영상이지만 조회수는 300만 회를 넘어섰다.

‘타이드 포드 챌린지(tide pod challenges)’ 역시 미국에서 유행한 위험한 놀이 중 하나다. 세탁 세제인 ‘타이드 런드리 포드’를 먹는 장면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리는 내용이다. 유튜브에서 ‘타이드 포드 챌린지’를 검색하면 아이들과 성인들이 만든 수많은 타이드 포드 챌린지를 소재로 한 영상들이 등장하지만, 타이드 포드 챌린지를 하다가 사망 사고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 안전성 담보 안 된 ‘헬륨가스 마시기’… 모방 우려 있어

헬륨가스를 소재로 한 영상은 아이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헬륨가스를 소재로 한 영상은 아이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헬륨가스 마시고 ~하기’는 유튜브 내에서 유행처럼 번진 콘텐츠다. ‘헬륨가스 마시고 노래 부르기’처럼 비교적 평범한 콘텐츠를 비롯해 ‘헬륨가스 마시고 음식 주문하기’, ‘헬륨가스 마시고 몰카(몰래카메라의 줄임말)하기’ 등 자극적인 내용의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41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한 유튜버는 지난 2017년 20인분의 헬륨가스를 마시는 내용의 영상을 올려 6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얻었다. 해당 유튜버는 영상에서 “헬륨가스는 사람이 직접 흡입했을 때 폐나 질식 등 인체 손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따라하면 안 된다”고 경고하면서도 “죽을 각오를 하고 헬륨가스 통에 있는 헬륨을 모두 마셔보도록 하겠다”고 말한 뒤 헬륨가스를 흡입했다.

45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또 다른 유튜버는 헬륨가스를 마시고 패스트푸드 음식을 주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지난해 유튜브에 올렸다. 해당 유튜버는 패스트푸드 측에 두 차례 전화를 걸어 헬륨가스를 마시면서 주문을 진행했다. 유튜버는 상담원에게 “목소리 이상하지 않냐”고 물으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였고, 영상의 조회수는 29만 회를 넘어섰다.

89만 명의 구독자를 자랑하는 또 다른 유튜버는 헬륨가스를 마시고 친한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반응을 보는 몰래카메라를 진행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식당에서 파는 음식을 먹고 목소리가 변했다고 장난을 쳤고, 또 다른 지인에게는 노래를 배웠다가 목소리가 변했다고 거짓말을 했다. 영상은 142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성인보다 판단력이 낮은 아이들이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유튜브 영상들은 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사회복무요원 A씨가 헬륨가스를 흡입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 사건이 있었다. 2017년에는 미국의 정보원으로 활동하던 B씨가 질식을 유발하는 헬륨가스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도가 있었다.

◇ 갈수록 커지는 유튜브 영향력... “불건전한 콘텐츠 유통 차단해야”

유튜브의 성인 콘텐츠는 썸네일을 통해 유해한 장면이 그대로 전해진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유튜브의 성인 콘텐츠는 썸네일을 통해 유해한 장면이 그대로 전해진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애플리케이션 분석 업체 ‘와이즈앱’은 지난해 안드로이드폰 이용자 2만 3000명 중 10대를 대상으로 연령대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간을 조사했다. 그 결과 10대가 가장 오래 쓴 애플리케이션은 한 달간 총 76억 분의 사용시간을 가진 유튜브였고 2위는 24억 분의 카카오톡이었다.

유튜브는 원하는 영상을 손쉽게 검색하고 볼 수 있단 점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폭넓은 사용자층을 가졌지만 그만큼 유해한 콘텐츠의 접근도 용이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사한 ‘2017년 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인 초중고 학생 4500명 중 26.3%가 유튜브로 유해 영상물을 시청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키워드를 유튜브에 검색하면 유해한 내용의 영상을 포함한 다양한 결과가 나온다. 유튜브에서 기본적으로 설정돼 있는 ‘인기 영상’을 비롯해, 영상 시청 시 함께 뜨는 ‘다음 동영상’ 역시 아이들 연령에 맞지 않는 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만든다.

아이들이 직접 운영하는 콘텐츠에서도 ‘엄마 몰카’, ‘슬라임’, ‘헬륨가스’ 등 유튜브의 단골 소재지만 교육적이지 않거나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내용들도 자주 등장한다.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유튜버들도 비하 발언이나 성적 발언 등 문제가 될 수 있는 말이나 단어를 사용해 아이들이 학습하고 모방할 수 있는 위험을 주고 있다. 성인 콘텐츠 역시 성인인증을 받아야하지만 썸네일엔 사진이 그대로 보여 문제가 될 수 있다.

정일형 경성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유튜브의 유해한 영상을 보는 아이들은 타인에 대한 비하나 혐오의 의미를 담은 말들을 아무런 고민 없이 따라할 수 있다”며 “특히 초등학생들은 고학년들이 하는 말을 아무런 비판 없이 따라하거나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전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행법상 마땅한 제재방법을 찾기 어렵고 유튜브가 해외사업자이다보니 요청 정도에 그친다. 시장의 자정작용에 맡기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지만 시간이 워낙 많이 걸리는 문제로 보인다. 가장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진행자와 크리에이터 외에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플랫폼 사업자들에게까지 제재 범위를 적용해 불건전한 콘텐츠가 유통되지 않게 차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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