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이라면 혼났을 일, 막내는 왜 안 혼내요?
맏이라면 혼났을 일, 막내는 왜 안 혼내요?
  • 칼럼니스트 이기선
  • 승인 2019.01.30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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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어떻게 이해할까] 맏이의 위기② "엄마는 왜 나만 미워해?"

Q. 2세, 4세, 6세 세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아이들을 편애한 적은 없는데, 요즘 큰아이가 자꾸 자기만 미워한다는 소리를 많이 합니다. 그러고 보니 큰아이한테 소리치는 일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안 그러려고 다짐도 해보지만, 큰애가 혼날 짓만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잘못하는 걸까요, 큰아이가 잘못하는 걸까요?

엄마는 하나 애는 셋. 한 번쯤 생각해 보세요. 엄마가 자기도 모르게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베이비뉴스
엄마는 하나 애는 셋. 한 번쯤 생각해보세요. 엄마가 자기도 모르게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베이비뉴스

A. 세 아이를 양육하다 보면 참 여러 가지 일들이 많이 생기기도 하지요. 엄마 몸은 하나, 아이는 셋, 말도 요구도 저마다 다른 아이들을 보살피려면 정말 힘드실 것 같습니다. 엄마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한 번쯤은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자기도 모르게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지는 않은지 말입니다.

자식은 낳을수록 예쁘다고, 실제로 엄마는 출산을 반복하면서 양육 태도가 관대해지는 경향이 높습니다. 자녀의 출생 서열에 따른 부모의 양육 태도는 다음과 같습니다. 

3남매 이상의 자녀를 둔 경우, 맏이에 대해서는 기대치도 높고 그에 따라 투자도 많이 합니다. 또한 양육 태도도 엄격하고 보수적인 편입니다. 그래서 지적도 많이 하고 인지적인 차원에서의 요구도 높지요. 다행히 아이가 부모의 요구와 기대에 잘 따라주면 투자한 만큼 효과도 높아서 인지적으로 우수함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러나 기대도 높았고, 그래서 투자도 많이 했는데 아이가 부모의 요구에 잘 따르지 않거나 효과가 좋지 않으면 부모는 이것을 아이의 노력 부족으로 여기고 꾸중하며 아이와 갈등을 빚게 됩니다. 그래서 큰아이들이 우등생도 많지만. 문제인 경우도 간간이 있습니다.

반면에 막내는 기대도 낮고 그에 따라 투자도 적습니다. 또한 양육 태도도 매우 관대하고 개방적입니다. 맏이라면 혼낼 일도 막내는 혼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귀엽다고 웃어주기 때문에, 막내의 버릇 없는 행동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그런 이유로 막내는 정말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뭘 못해도 야단도 안 치고, 마냥 예뻐하기만 하는 엄마 옆에서 즐겁습니다. 실제 엄마들이 두 아이를 곁에 두고 있을 때, 큰아이한테는 엄격한 눈빛과 지적을 하다가도 막내를 보면서는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예쁘다는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둘째는 어떨까요? 중간치들의 경우는 ‘잘해야 본전’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맏이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입니다. 시행착오가 우려돼 긴장합니다. 그래서 엄마는 맏이에게 관심이 많습니다. 막내는 보기만 해도 예쁩니다. 그래서 관심이 많습니다. 이 두 아이에게 신경 쓰다 보면 둘째한테까지는 신경이 확실히 적게 갑니다. 

실제로 3남매를 키우는 경우 둘째는 집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있고, 예방접종시기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유로 둘째들은 집에서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밖에서 또래 관계를 잘 맺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엄마도 모르게 둘째아이는 밖에서 인기아이로 살고 있기도 합니다.

둘째아이들은 스스로 ‘위로는 언니가 잘하니까 나는 잘 해봤자 별로 인정 못 받고, 밑으로는 너무 귀여운 막내가 있어 나는 귀여움도 못 받는 존재’라는 생각을 합니다. 부모에게 잠재적인 서운함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 아이의 성격이 제각기 다른 이유는 부모의 양육 태도와 관련이 높습니다. 맏이에게 보이는 엄마의 시선과 막내에게 보이는 엄마의 시선은 같은 엄마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다르게 나타납니다. 그렇게 다른 양육 태도로 인해서 아이들은 부모가 보이는 기대치에 맞추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맏이는 의젓하고, 막내는 귀여운 것이지요.

그러나 불협화음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맏이는 막내를 바라보는 엄마의 따뜻한 시선이 부럽습니다. 엄마가 막내에게 하는 것처럼 자기에게도 기대치를 낮춰 주기를 바랍니다.

반대로 막내는 맏이한테 하는 것처럼 자기한테도 투자를 해주기를 바랍니다. "형은 저것도 시켜주고, 이것도 시켜주는데, 나는 왜 안 시켜줘? 나도 하고 싶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엄마는 “그거 힘든데, 왜 하려 해? 너는 안 해도 돼”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막내는 자기한테는 엄마가 돈을 아낀다고 생각합니다. 

둘째는 형과 동생 사이에서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면서 자기라도 엄마를 편하게 해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자기 욕구를 말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엄마의 기대치에 아이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기대치와 욕구에 엄마가 맞추어야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맏이와 막내, 그리고 둘째의 이야기를 두루 들어보고, 상호 간 욕구를 조정하는 지혜를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칼럼니스트 이기선은 동덕여대에서 아동학(박사)을 공부하고, 메가원격평생교육원 아동학과 교수로 있다. 토브언어심리상담센터의 부모교육상담가, 함께하는아버지들의 정책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자녀와 싸우지 마라」 「봄의 요정 보미」 등의 저서를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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