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규제 불가능'… 유튜브 시청·창작 가이드라인 절실
사실상 '규제 불가능'… 유튜브 시청·창작 가이드라인 절실
  • 김윤정·김정아 기자
  • 승인 2019.01.31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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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없는 유튜브③]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아이·부모 행동요령

【베이비뉴스 김윤정·김정아 기자】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발표한 '2018년 초·중등 진로교육 현황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희망직업 5위에 '유튜버'가 이름을 올렸다. 유튜브는 아이들에게 친숙한 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됐지만, 유해한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이들이 콘텐츠 소비자를 넘어 생산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바람직한 유튜브 환경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 고민이 필요하다. - 기자 말

<기사 싣는 순서>
① 세탁세제·헬륨가스 마시는 아이들… ‘유튜브에서 배웠어요’
② ‘좋아요’ 앞에 작아지는 인권… 막가는 키즈 유튜버
③ 사실상 ‘규제 불가능’… 유튜브 시청·창작 가이드라인 절실

◇ "시청자 되는 아이들에 부모 역할 중요해"

자녀가 유튜브에서 무엇을 보는지 부모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베이비뉴스
자녀가 유튜브에서 무엇을 보는지 부모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한다. ⓒ베이비뉴스

유튜브 영상들은 검증되지 않은 채로 업데이트되고 등급도 매겨지지 않기 때문에 어린 아이들에게 유해한 영상이 올라오더라도 걸러내기 어렵다. 어린 아이들의 올바른 시청을 위해서 부모들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일형 경성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아이들이 어떤 내용을 보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지 않으면 부모들도 유튜브 콘텐츠 내용을 전혀 알지 못 해 단속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부모들이 자녀들의 본보기가 되는 것도 방법이다. 부모의 스마트폰 의존 정도가 높으면 자연스럽게 자녀들에게 가는 영향도 클 것이다. 시간을 정해놓고 유튜브를 사용하게 하거나 아이들과 협의를 통해 스스로 지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규칙을 정하고 잘 이행했을 때 보상을 해주는 역할도 수행하면 조금씩 나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아이들과의 관계에선 친밀감을 형성하는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청소년으로 성장하기 전에 아이와 가능하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유튜브 내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며 좋은 방향으로 이끈다면 점점 좋아질 것이다. 결국 첨단의 시대에서 중요한 건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역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모는 일방적인 기준과 잣대를 내세우기보다 아이와의 합의를 통한 일정한 약속을 정해 실행하는 방법을 택하는 게 좋다. 조창현 나우미가족문화연구원 소장은 “지나치게 부모의 기준으로 아이를 대하면 부모와 자식 간의 신뢰감이 형성되지 않는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부정적인 감정이 많으면 반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있어 신뢰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증상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사회적으로 큰 무리가 없다면 함께 호흡을 하면서 통제보다는 허용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유해매체라는 게 지나치게 극단적인 거다. 아직 선택이나 판단능력이 약한 아동기 이전엔 부모가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실효성이 약하다. 아이들과 부모의 세대가 다르기 때문에 일관성을 갖고 자연스럽게 아이와 호흡한다면 효과가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많은 아이들이 유튜브를 볼 땐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이는 스마트폰 과의존으로도 이어질 수 있어 스마트폰의 바른 사용에 대한 지도도 필요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 관계자는 영유아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쉼센터의 ‘스마트폰 바른 사용 실천 가이드라인’을 언급하며 “지난 2016년부터 스마트폰과 콘텐츠를 잘 사용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아이들이나 부모님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방향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만 2세 전의 아이 앞에서는 가급적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아이와 보호자의 사용 습관을 함께 점검해보는 게 좋다. 아이들의 안전하고 바른 스마트폰 사용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고, 보호자용 애플리케이션은 잠금이나 암호 기능을 설정해주면 된다.

◇ "부모와 공동의 프로젝트로…성인 인기콘텐츠 그대로 따라하지 말아야"

어린이들이 자신의 일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어린이들이 자신의 일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유튜브의 어린이 전용 애플리케이션 '유튜브 키즈'의 주당 접속자 수는 11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유튜브에서의 키즈 콘텐츠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시장의 흐름 속에서 아동·청소년들이 하나의 놀이처럼 자신의 일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친구들끼리 공유하며 자연스럽게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뛰어들고 있어서 더욱 부모들의 세밀한 관심이 필요하다.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은 “초등학생 이하 아이들의 경우 자기의 삶을 콘텐츠로 만들어서 공유시킬 만큼 가치관이 성숙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정상적인 발달상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아이가 특별한 재능을 보인다면 부모가 같이 공동의 프로젝트로 진행해야 한다. 사생활 노출이 어디까지 돼야 하고 어느 선에서 방어를 해야 하는지 부모가 지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중·고등학생의 경우는 사생활을 존중해줘야 하므로 유튜브 콘텐츠 만드는데 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보다는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내용을 공유를 하도록 해야 한다”며, "아이가 유튜브에서 뭘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들이 내 영상을 주로 보고있고 나는 어떤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는지 부모에게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갈수록 더 자극적인 영상을 제작하는 것은 내가 만든 채널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보길 원하는 인간의 유전적 욕구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하지 말라고 말리고 타이르는 것은 한계가 있다.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적절하게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방송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먼저 아이들이 유튜브 방송이 어떤걸 의미하는 지 정확히 알도록 인지시켜야 한다.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채 방송에 출연해 유명해지고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은 인권침해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정병수 국제아동인권센터 사무국장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유튜브 영상 제작을 하기 전에 아이가 방송을 하고 싶은지 의사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개인정보 노출의 문제, 성적으로 묘사될 수 있는지 여부, 정서·심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기존에 성인이 했던 것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문제가 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아동의 연령과 준비 여부 등을 고려해 콘텐츠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키즈 크리에이터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문제는 과거 아역 연기자들에게 나타났던 문제점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정 사무국장은 지적한다. 주로 기존 성인 연기자들과 동일한 기준 아래에서 아역배우들이 연예활동을 하면서 노동착취나 정서적 학대 등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정 사무국장은 "기존 미디어에서 활동하던 아역 연기자들은 노동을 시키는 주체인 방송국과 보호자인 부모가 분리되어있던 것과 달리 키즈 크리에이터들은 고용의 주체와 보호자가 동일하다는 점에서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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