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농성→집회→협의체 구성' 지역아동센터의 겨울 이야기
'천막농성→집회→협의체 구성' 지역아동센터의 겨울 이야기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9.02.11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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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터뷰] 성태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 지역아동센터 관계자 6000여 명이 국회와 정부에 추경예산 편성과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의 임금체계 개선을 촉구하고자 집회를 열었다.ⓒ베이비뉴스
지난달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국 지역아동센터 관계자 6000여 명이 추경예산 편성과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의 임금체계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베이비뉴스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 지역아동센터 관계자 6000여 명이 국회와 정부에 추경예산 편성과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의 임금체계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후 지난 7일 보건복지부는 '지역아동센터 발전 방안 협의체'를 구성해 4월 말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대표 남세도)는 지난해 12월부터 광화문에서 진행 중이던 '지역아동센터 운영비 지원액 현실화' 천막농성을 그날로 중단하고 보건복지부가 만드는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다.

성태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은 11일 베이비뉴스와 한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협의체를 통해 복지부와 대화해봐야 알겠지만, 문제 해결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보다 강력한 투쟁으로 정부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지역아동센터가 정부를 향해 이토록 간절한 외침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 위원장에게 들어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광화문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천막농성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같은 달 8일 있었던 '지역아동센터 예산 관련 날치기 통과' 때문이라고 밝혔는데, 천막농성을 하게 된 구체적인 이유와 이전까지의 진행 상황을 간략히 알고 싶다.

“천막농성은 복지부가 편성하는 정부 예산안에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에 대한 인건비 인상분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었던 것에서 기인했다. 2019년 최저임금은 전년도 대비 10.9%나 상승한 반면, 복지부가 지역아동센터 한 개소당 지원하는 지원 단가는 지난해 월 516만 원에서 올해 529만 원으로 2.5% 증가에 그치고 말았다.

운영지원금은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인건비와 관리운영비 및 아동지원을 위한 프로그램비 모두를 포함하는 금액이므로, 지난해와 같이 아동 프로그램비를 10% 의무지출 할 경우 종사자들의 최저임금을 맞출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정부와 국회의 무책임을 규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13일부터 광화문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고, 지난달 15일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천막농성이 시작된 이후, 지난해 12월 말 복지부는 보조금 내에서 종사자들의 최저임금 지급을 의무화하고 대신 아동 프로그램비를 운영비 전체 금액의 5%로 줄여 부족한 관리운영비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안과, 부족한 프로그램비 지원을 위한 기업의 후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지방정부가 지역아동센터 프로그램지원에 적극적 관심을 갖도록 촉구하는 안 등을 대책으로 들고 나왔다.

복지부가 마련한 안들은 결국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들의 프로그램비를 기존의 절반으로 줄여서 종사자들의 최저임금만을 지원하는 꼴이며, 나머지 안들은 실효성 있는 안이 되지 못한다.”

Q. 지난해 국회 예산 통과 과정과 관련해서 아쉬운 부분이 많을 것 같다. 어떤 것들이 있나?

“가장 아쉬운 점은 국민의 민의를 대표하는 국회에서, 지역아동센터의 예산과 관련해 보건복지위 의결을 통해 필요한 예산이 의결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재부 담당자의 거부로 인해 예산안이 무력화되고 정부안이 그대로 통과된 사실이다. 이는 정부와 국회의원들이 얼마나 무책임한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전형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복지부는 정부 예산안을 내면서 최저임금 인상률을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물가인상률만 일부 반영한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를 통해 예산 증액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 정부안 그대로 편성된다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예산을 이렇게 편성했다는 것은, 복지부가 현재와 같은 사태를 예측할 능력이 전혀 없거나 현장의 반발을 무시하는 고압적 태도를 지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을 한편에서는 봉사자로 대우해 인건비를 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고, 또 한편에서는 법정 종사자로 복지부가 정한 지침에 따르지 않을 경우 법적 처벌을 하는 이중 대우의 상황에 놓은 것이다. 이용아동 지원과 관련해서도, 아동 1인당 적절한 지원금액이 편성되지 못한 채 아동 수가 많을수록 지원단가가 낮아져 운영자가 부담을 져야 하는 불합리한 과정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 "협의체도 결론 못 내면 신고증 반납 등 강경대응 나설 것"

성태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의 모습. ⓒ성태숙 정책위원장
청와대 앞에서 1인시위 중인 성태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 ⓒ성태숙

Q. 지난 7일 복지부는 '지역아동센터 발전 방안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복지부와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거친 후 협의체 구성이라는 계획이 나오게 됐나?

“협의체는 지역아동센터 문제의 근본원인이라 할 수 있는 기획재정부 담당자들의 인식 변화를 촉진할 수 있도록 하고, 우리 사회에서 지역아동센터의 발전 방안을 모색해 이를 정부와 사회가 다 같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리해 2019년 예산 문제를 비롯한 지역아동센터에 겹겹이 쌓인 문제에 대한 해결점을 만들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

그동안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들과 정부의 긴밀한 소통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아동센터 사업에 대한 정부의 이해부족과 편견이 예산 문제에 고스란히 반영돼왔다. 이러한 구조적인 악순환을 뿌리 뽑을 수 있기를 기대하며, 지난 7일 오후 1시 천막농성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고 복지부와의 대화의 장에 나가기로 결정했다.

일부 회원들은 추경예산 편성이 아직 불확실하며 복지부가 아무런 구체적 약속이나 대안 마련도 없는 상태라는 이유로 천막농성 중단을 반대했다. 하지만 집행부는 복지부와의 대화에 일차적으로 힘을 싣기 위해 천막농성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며, 대화를 통해서도 문제 해결이 요원해 보일 시에는 보다 강력한 투쟁으로 정부 태도에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Q. 협의체 구성 결정에 대한 소감은 어떠한가? 또 이러한 복지부의 움직임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역아동센터 발전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나왔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2014년 12월 1일 복지부가 비공식적으로 ‘새로운 10년을 향한 지역아동센터 제도개선 TF'를 구성해 큰 성과 없이 끝낸 점을 생각하면 미래가 매우 불안한 것도 사실이다.

특히 지역아동센터의 문제가 단순히 복지부 차원이 아니라, 예산을 쥐고 있는 기재부 차원에서 인식의 변화 없이는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번 협의체 구성을 통해 나온 협의안에 대해 복지부가 책임 있게 기재부 등을 비롯한 주요 정부 부처에 전달해야 할 것이며, 이를 지역아동센터 발전과 관련한 실질적 방향으로 삼아 일을 추진해나가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지난 2004년 아동복지법 개정 이후 제도권으로 들어왔지만 지금껏 제대로 된 종사자 처우나 시설의 사회적 위상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나 몰라라 한 정부의 무책임성이 과연 하루아침에 고쳐질 수 있을지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Q. 혹시 4월 말까지 협의체를 통해 제대로 된 해법을 얻지 못한다면, 향후에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전국적으로 강력한 항의를 조직할 것이며, 신고증 반납 등 강경 대응에 나설 것이다. 지역아동센터의 절망은 곧 이용아동들의 절망으로 이어지게 된다. 보호자들과 지역사회의 강력한 항의가 중앙정부에 쏟아지게 될 것이다.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집행부는 이번 협의체 구성에 사활을 걸고 임하고 있다. 뚜렷한 성과가 없다면 집행부에 대한 현장의 불신도 극에 달하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국회와 정부에 요구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가는 지역아동센터가 법제도화 된 2004년 이후 지역아동센터 운영자 및 종사자들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지속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사자들이 차별을 이겨낸 것은 당장 지원이 필요한 아동들을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돌보고 지원하려 한 의지와 소명의식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종사자들의 인내심은 한계에 달했다고 할 수 있다.

이 모든 문제의 뿌리에는 물론 돈의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인간이 빵만으로 살 수 없듯이 우리가 바라는 것이 오로지 돈이 아님을 우리 사회는 알아야 한다. 우리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이기 때문에 차별받는 것을 더 이상 견딜 수 없으며, 정부가 책임지지 못하는 아동복지서비스를 대신했다는 이유만으로 최저임금의 차별 속에서 일해야 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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