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한 아이는 커서 뚱뚱한 어른이 됩니다
뚱뚱한 아이는 커서 뚱뚱한 어른이 됩니다
  • 칼럼니스트 오재원
  • 승인 2019.02.2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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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 튼튼하게] 대사증후군 유발하는 소아비만

소아비만은 지난 수년 동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신문이나 TV에서도 소아 비만에 관한 내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소아 비만을 생각하면서 먼저 어떤 유행성 감염질환을 생각해 보자. 이 질환은 아이의 건강을 천천히 해치고 수명을 단축시키며 심장혈관, 호흡기, 호르몬 계통에 질병을 야기하고 정신건강까지 손상시키기도 한다. 이런 유행성 질환에 많은 아이가 걸린다고 상상해 보라. 어떤 부모가 걱정하지 않겠는가?

이 가상 시나리오를 모든 유행성 질환의 특징을 보이며 점점 증가하고 있는 소아 비만에 적용해보자. 과거의 감염질환은 우리의 건강을 끊임없이 위협하였지만 현재는 매우 드물다. 대신 당뇨병, 심질환, 과체중, 과비만 등의 만성질환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며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런 만성질환은 행동과 환경 변화에 따라 수년에 걸쳐 천천히 찾아오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병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과거엔 비만을 외모 문제로만 생각했다. 그래서 비만을 질환이라고 부르는 것이 어색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의료계조차 비만을 심각한 유행병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물론 매우 심한 비만은 질병의 원인이며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으나 비만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비만에 대한 시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고도 비만은 본질적으로 만성질환과 연관되며, 단순히 외모상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건강에 이상이 있는 상태인 것이다. 또한 지난 몇 년간 비만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유행성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비만은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비만과 연계된 의료비용은 가장 큰 공중보건 문제인 흡연으로 인한 의료비용에 버금간다. 늘어나는 체중을 다루는 것이 보건의료에 중요한 경제적 부담이 되지만 불행하게도 많은 사람이 생활습관을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비만치료를 외면하면서 많은 의사가 비만 환자 상담에 실패한다.

관리하지 않는다면, 뚱뚱한 아이는 커서 뚱뚱한 어른이 될 확률이 높다. 뚱뚱하고 대사증후군을 앓는 어른이 될 확률도 크다. 방법은 있다. 지금부터 성인비만을 '예방'하는 것이다. ⓒ베이비뉴스
관리하지 않는다면, 뚱뚱한 아이는 커서 뚱뚱한 어른이 될 확률이 높다. ⓒ베이비뉴스

◇ 비만은 성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욱 큰 문제는 비만이 빠른 속도로 아이들 삶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1970년대 소아 비만의 비율은 5% 미만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적어도 아이들 중 15% 이상이 비만이고, 그 숫자는 계속 늘어가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몇몇 아이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에는 비만과 과체중 아이가 더 많아졌을 뿐 아니라 더 어린 나이에도 더 뚱뚱해지고 있다.

이런 유병율은 청소년뿐 아니라 6세에서 11세까지의 어린이에게도 해당된다. 성인은 몇 년에 걸쳐 뚱뚱해지지만, 소아비만은 빨리 시작되기 때문에 신체 발달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심각한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부모는 아이들의 체중조절과 신체활동을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살을 빼려고 시도했던 사람은 누구나 살찌는 것은 언덕을 내려가는 것처럼 쉬우며 예전처럼 되돌아가는 것은 언덕을 올라갈 때처럼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가 차원에서 매년 막대한 비용을 체중감량 상품에 쓰고 있지만, 여전히 체중은 늘고 있다. 체중감량은 아이에게도 힘들다. 소아기의 체중 증가는 벗어나기 힘들 수 있다. 실제로 어렸을 때부터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은 평생 동안 체중과의 싸움을 해야 한다.

과체중인가, 비만인가?

과체중과 비만은 체중과 신장의 불균형을 말하며, 성인에서 신장과 체중의 비율인 체질량지수(kg/m2)를 기초로 정의한다. 과체중은 체질량지수 ≥23, 비만은 체질량지수 ≥25이다. 둘 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장기적인 건강문제와 관련 있다.

아이의 몸은 계속 자라고 변하므로 절대 숫자로 과체중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어렵다. 대신, 체질량지수 백분위수 곡선을 이용해 같은 성별 연령의 아이와 비교한다. 같은 연령에서 95백분위수 이상인 경우 과체중군이며 85백분위수와 95백분위수 사이는 과체중 위험군이다.

어린 아이에게 비만 대신 과체중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만, 일부 비만전문가들은 과체중 위험군을 과체중군으로, 과체중군을 비만군으로 부른다. 실제로 아이들은 체중과 신장의 일정한 백분위수를 따라 성장한다. 비만이나 과체중의 정의는 건강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서이지, 다른 건강습관과 체형을 가진 개개인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 비만은 절대 외모의 문제만이 아니다

비만으로 인해 아이들은 친구들이 자신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하는지 예민하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거나 따돌림을 당할 수 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비만아가 느끼는 삶의 질은 항암치료를 받는 아이보다 점수가 낮았다.

비만아가 받는 고통은 견디기 힘들 정도로 만만치 않다. 비만은 심리적 스트레스뿐 아니라 심각한 질환의 원인이 된다. 성인 비만은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 심장질환, 심장마비, 관절염, 일부 암, 불임, 천식, 수면장애(수면무호흡증) 둥과 관련 있다.

이러한 비만으로 인한 부작용은 소아기에도 나타난다. 비만아가 비만 성인이 되기 쉽기 때문에 소아 비만 자체가 성인병의 위험인자이며 생명을 단축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는 비만아와 정상체중 소아를 비교해 보면 차이가 있다. 

1972년부터 1400명의 소아를 추적조사 한 연구에 의하면 5~10세 사이 비만아의 60%가 고혈압, 고인슐린혈증 등과 같은 심장질환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를 1개 이상 갖고 있었다. 이 연구에 의하면 많은 비만아들은 훗날 심장질환의 발생 확률이 높은 성인이 된다는 것이다.

사실, 소아 비만은 성인 비만과 너무나 밀접한 관계에 있으므로 현재 체질량지수를 알면 비만 성인이 될 확률을 예측할 수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체질량지수 95백분위수 이상인 8세 여아는 35세에 이르면 76%가 과체중 성인으로, 46%가 비만 성인으로 된다고 했고, 체질량지수 95백분위수 이상인 8세 남아는 72%가 과체중 성인으로, 22%가 비만 성인으로 된다고 했다. 부모가 비만일 경우, 자녀가 비만일 확률은 약 두 배가 된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계산상의 예측일 뿐이며 실제로 한 아이가 비만이 될 확률을 예측하지는 못한다. 이러한 가능성은 현재 우리의 습관에 달려있다. 아이가 살이 찔 때부터 사회적 차원에서 관리한다면 비만의 숫자를 줄일 수 있다. 상황을 바꾸기 위한 노력이 없다면 늘어난 체중은 평생 지속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우선 비만을 예방 하는 것이다. 성공적으로 체중을 감량하고 이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체중을 줄인 대다수는 결국 다시 살이 찐다. 오래된 습관은 고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에 체중 감량용 식사와 운동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이미 습관이 된 것을 바꾸는 것은 너무나 어려우므로, 부모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미리 예방해야 할 책임이 있다. 아이가 어려서부터 잘 먹고 운동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나중에 건강하게 생활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모든 연구에서 건강한 삶을 위해 체중이 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은 나이가 어릴수록 좋다고 말한다. 일부 연구에서 임신 중 엄마의 영양 상태가 양호하면 모유가 과체중이나 비만을 예방한다는 보고가 있다. 비만이 되기 쉬운 시기는 5세경으로 이 시기 체내에 지방이 축적되고 체질량지수가 증가하기 시작한다.

질병의 예방은 아이가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중요하다. 지금부터 아이에게 건강한 식습관을 몸에 익히도록 하는 것은 비만과 비만 관련 질환에 대한 예방접종이라고 할 수 있다.

◇ 소아비만은 당뇨를 부른다 

당뇨병은 소아비만과 관련된 가장 흔하고 심각한 질환이다. 당뇨병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1형 당뇨는 인슐린을 생산하는 세포가 파괴될 때 발생하며 어린 나이에 발병해 규칙적인 인슐린 투여로 조절되지 않는다면 심각하게는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대부분(90%)의 당뇨병은 2형으로 신체 조직이 인슐린에 대한 감수성을 잃으며 발생한다.

비만은 에너지 불균형이다

학교에서 배웠다시피 열역학의 첫 번째 법칙은 ‘조직 안의 에너지는 항상 일정하다’는 것이다. 즉, 조직 안으로 에너지를 넣으면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소비되거나 나중을 위해 저장된다.

이 법칙은 인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음식으로 에너지를 섭취하고, 일을 하기 위해 먹은 음식의 열량을 사용한다. 어떤 에너지는 단순히 생존하기 위해 쓰이지만 몸을 더 많이 움직이면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매우 간단하다. 섭취한 열량을 소비하지 않으면 인체에 저장된다. 인체가 사용하는 것보다 많은 열량이 들어오면 남는 에너지가 지방으로 저장된다. 

어떤 사람은 체내 지방이 지방 섭취와 관련이 있다고 믿고 있다. 둘을 혼동하지 말라. 지방세포는 단순히 남은 에너지의 보관 용기일 뿐이다. 그 에너지가 지방, 탄수화물, 단백질 중 어디에서 유래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 에너지이고 남는 것은 마침내 지방으로 저장된다.

인체는 얼마나 섭취하고, 얼마나 소비하는지 둘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능숙하다.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비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개 신진대사가 더 빠르다. 왜냐하면 그들의 몸은 과다한 체중을 지탱하기 위해 항상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일부 사람의 몸은 에너지 공급과 소비를 균형 있게 유지하는 것을 타고났다. 이런 부류가 바로 저녁을 많이 먹고 난 후 항상 후식을 먹어도 절대 살이 찌지 않는 사람들이다. 열역학의 법칙에 의하면 그들이 활동적이든지 아니든지 그들의 몸은 에너지 소비에 더 효율적이다.

그러나 대부분 몸은 대사활동만으로 많은 여분의 열량을 다 소비할 수 없다. 살이 찌기 위해 굳이 엄청난 과식이나 좌식 생활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사실, 에너지 소비보다 공급이 약간만 더 넘치면 체중이 증가한다.

매일 50 칼로리(탄산음료 1/2캔보다 적은 칼로리)를 추가로 섭취하면 매년 2.2kg씩 체중이 증가하고 하루 10칼로리 추가 섭취에 매년 0.45kg씩 체중이 증가한다. 뚱뚱한 사람은 항상 먹고 있다는 고정 관념과는 달리, 매일 소비하는 것보다 조금만 더 많이 섭취하면 비만이 된다.

어떤 종류의 음식만 많이 먹고, 어떤 음식은 덜 먹어서 체중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는 수많은 다이어트법이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사실, 체중을 늘리고 줄이는 마법이나 묘수는 없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 열량을 줄이거나,

더 많이 움직이거나, 이상적으로는 둘 다 하거나 해야 한다. 모든 다이어트 법은 섭취 열량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포도당은 단순 당으로 음식에서 혈액으로 흡수되고 세포에서 에너지를 공급한다. 혈당이 올라가면 췌장 세포에서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혈액에서 다양한 조직으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하여 혈당을 떨어뜨린다. 세포가 인슐린의 신호에 더 이상 반응하지 않게 되면(이런 상태를 인슐린 저항성이라 한다) 혈당은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된다.

인슐린 저항성이 항상 당뇨병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뇨병의 전 단계로써 방치되면 당뇨병으로 진행하게 된다. 당뇨병의 합병증은 신부전, 신경 손상, 실명, 심장질환, 뇌졸증 등이다. 당뇨병이 있는 성인은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이 생길 위험이 2~4배까지 높다.

예전에 2형 당뇨를 성인발병형(성인형)으로 부르기도 했다. 2형 당뇨는 40세 이전에서는 잘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예전의 명칭을 쓰지 않는다. 대규모 통계자료는 없으나, 최근 아이들이 성인형 당뇨에 이환되고 있으며 많은 병원에서 2형 당뇨가 소아당뇨의 1/3~1/2 정도를 차지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소아 당뇨가 늘어나는 정확한 이유는 모른다. 그러나 아이들이 뚱뚱해지고 거의 움직이지 않는 것과 분명히 연관성이 있다. 
  
비만은 건강을 해치고 결국 심각한 병이 나타나게 하는 주요 위험인자이다. 적어도 비만 성인의 5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에 걸려 있다. 마른 사람에 비해 비만인 사람은 2배나 당뇨병에 걸리기 쉽다. 그리고 뇌졸중과 심장질환의 위험요인인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이 될 위험이 높다. 엉덩이와 허벅지보다 배에 집중적으로 지방이 축적되는 복부 비만 역시 심장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식사와 신체활동을 개선하는 것으로도 당뇨나 대사증후군의 진행을 늦추거나 역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비만인 사람이 서서히 체중을 줄이면 비만관련 질환에 대한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어린이에는 예방이라는 더 좋고 효과적인 전략이 있다. 부모가 아이에게 건강한 식사와 신체 활동의 기회를 제공한다면, 아이가 복잡한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여행에 절대 발을 들여놓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칼럼니스트 오재원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주임교수로서 현재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해외 논문 50여 편과 국내 논문 110여 편 발표했고, 저서로는 '꽃가루와 알레르기', '한국의 알레르기식물' 등 10여 권이 있다. 특히 소아알레르기 면역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학술, 교육, 총무, 국제이사 등을 역임했고,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학회 화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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