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감정표현 차단당한 아이, '위험한 어른' 된다
스마트폰으로 감정표현 차단당한 아이, '위험한 어른' 된다
  • 칼럼니스트 이연주
  • 승인 2019.02.22 15:3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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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는 행복한 몰입육아] 아이의 감정을 스마트폰으로 '처리'하지 말 것

아이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짜증을 낸다? 스마트폰을 내민다.

아이가 밥을 먹는데 한자리에 있지 못하고 칭얼댄다? 스마트폰을 보여준다.

아이와 놀아주기 지치고 피곤하다? 스마트폰을 준다.

위의 상황들은 우리가 매우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의 장면들이다. 더 많은 것을 나열하고 싶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하나다. 아이들의 모든 감정이 스마트폰으로 달래지고 있다는 것이다. 말 못하는 아기들은 배고프거나 졸릴때 외에도 등이 간지럽다거나 키가 크느라 다리가 아픈 것과 같은, 평소에 느끼지 못한 감정들을 표현할 때에도 소리를 지르거나 칭얼거린다.

이런 아이들에게조차 요즘 부모는 스마트폰을 내밀며 그 감정을 사라지게 한다. 간지러웠던 느낌, 배고팠던 느낌을 평소에 접하지 않는 강한 자극이 가득한 스마트폰으로 사라지게 만든다. 부모는 아이의 짜증이 아주 쉽고 간단하고 빠르게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매번 아이의 짜증과 투정을 스마트폰으로 달래곤 한다.

아이가 심심해 하더라도 스마트폰 주지 말자. 아이들 뇌가 스스로 놀거리를 찾을 것이다. ⓒ이연주
아이가 심심해 하더라도 스마트폰 주지 말자. 아이들 뇌가 스스로 놀거리를 찾을 것이다. ⓒ이연주

걷고 말하는 시기가 와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 오히려 스마트폰의 활용도는 더욱 다양해질 뿐이다. 식당에 가면 약속한 것 처럼 모든 아이들이 작은 화면을 쳐다보고 있다. 역사상 이렇게 아이들이 있는 식당이 조용한 적이 있었을까. 식사를 하면서 아이들이 왔다갔다 못하게 하려고, 엉뚱한 말로 어른의 식사 흐름을 깨지 않게 하려고 오늘도 많은 아이들이 식탁의자에 앉아서 한 손으로는 무언가를 먹으면서 두 눈은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 

그러면 집에서는 시끄러워도 되니까, 밥을 안먹는 시간에는 놀아도 되니까 스마트폰을 보지 않을까? 아니다. 집에서는 또 엄마 아빠가 피곤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보여준다. 실제로 조사결과를 봐도 예전에는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이유의 1, 2위는 늘 '아이가 원해서 혹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봐'였다.

하지만 최근 조사를 보면 '집안일을 해야할 때, 내가 피곤할 때 스마트폰을 보여준다'가 1, 2위로 엄마 아빠 위주의 이유가 상위권이다. 한마디로 어른이 편하기 위해서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자꾸 주게 되는 것이다.

졸리고 피곤한 감정,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잘 표현이 안 되는 답답한 감정, 엄마 아빠가 내 말을 들어주지 않아서 화나는 감정, 심심해서 놀고 싶은 감정, 슬프고 억울해서 울고 싶은 감정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이다. 나쁜 감정이 아니다. 그래서 부모에게 표현을 하는 것인데 이런 감정을 받아주자니 부모가 피곤해서 쉽고 간단한 솔루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이다.

이유가 무엇이든 아이들의 모든 감정이 스마트폰으로 달래지고 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달래지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의해서 감정이 어디론가 밀려나고 있다. 기쁨은 웃음과 환호, 상대방과의 나눔으로 나타나야 한다. 슬픔은 울음과 음악 그리고 사랑하는 이와의 교감으로 녹아야 하고, 피곤함과 짜증은 그 원인을 해결하거나 감정을 나누며 완화시켜야 한다.

감정을 느끼고(1단계), 그 감정을 표현하고(2단계), 상황에 맞는 방법으로 감정은 달래져야 한다(3단계). 그래야 어떤 일이 있어도 밝고 건강한 긍정적인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다. 작은 상처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 중심이 우뚝 선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라는 '놈' 때문에 감정을 느끼고 감정을 표현하는 단계에 제대로 이르기도 전에 '스마트폰'이 훅 들어와 감정을 정지시킨다. 그래서 2번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3번은 시작도 못한다.

◇ 감정이 마음에 쌓인 아이는 커서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지는 사람이 된다

아이들의 감정은 어디로 사라지지 않는다. 표출되지 못하고 마음 속 어딘가에 묻힌다. 감정들이 해소되지 못하고 마음 속에 쌓이고 쌓인 아이는 자라서 표정이 뚱하거나, 자신의 마음을 쉽게 타인에게 열지 못하고,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하고, 화가 나면 물건을 던지고, 부수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된다.

마음 속 감정은 있는데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배우지 못한 탓이다. 우리는 물건이 아니고 사람이니 감정은 매 순간 생겨나고 이것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기에 잘못된 방법으로 외부로 폭발하는 것이다.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고, 정화시키는 것은 1+1=2와 같은 공식이 아니다. 감정은 부모와의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터득해야 한다. 건강한 정서를 기르는 일은 장기 프로젝트다. 인생에서 누구나 '행복'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행복이 튼튼하고 밝은 정서에서 나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팩트다. 하지만 웃는 얼굴, 건강한 정신, 긍정적인 태도, 상처받지 않고 중심이 잡힌 사람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다면 아이의 감정을 '스마트폰'으로 처리하는 행동을 오늘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

아이는 심심함을 느껴야 하고, 답답함도 느껴야 하고, 지루하고 짜증나는 감정 또한 느껴야 한다. 아이의 상황을 어른인 부모가 언제까지나 컨트롤 할 수는 없다. 아이가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내버려두자. 심심해 하는 것 같으니 스마트폰을 주고, 짜증내니 스마트폰을 주고, 차에 가만히 있는 것이 힘들어 보이니 스마트폰을 주고, 식당에서 한자리에 앉아있는 것을 못 견디는 것 같으니 스마트폰을 주면 도리어 아이가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느끼고 그 감정을 처리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을 방해할 뿐이다.

아이가 학교에서 화난다고 친구를 때리고 문을 부수기 전에, 아이가 슬프고 짜증난다고 울부짖고 소리지르며 모든 이의 관심을 살 때까지 울어 젖히기 전에, 아이의 감정을 바라봐주고, 아날로그 적인 방법으로 그 감정을 해소시켜주자.

아이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IQ가 아니다. 아이의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행복하고 안정적인 정서 EQ다. 아이의 발달에 가장 중요하다고 주목받고 있는 '안정적이고 튼튼한 정서'에 더 신경써야 하는 요즘이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아이의 눈과 마음을 바라보는 부모가 되자. 부모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정서적 안정감'임을 기억하자.

 *칼럼니스트 이연주는 18개월 차이 나는 5세 아들과 3세 딸을 키우는 엄마이자 「스마트폰 없는 똑똑한 육아」의 저자이다. 힙시트를 하고도 손에는 스마트폰, 유모차를 밀면서도 스마트폰, 놀이터에 와서도 스마트폰. 엄마들이 아이에게 집중하지 않자 화가 난 1인. 놀이처럼 육아도 집중해야 재미가 극에 달한다는 것을 말하고픈 마음에 글솜씨 없는 사람이 육아서까지 썼다. 스마트폰 없이 아이와 있는 시간에는 아이에게 푹 빠져보라는 것! 물론 힘들지만 스마트폰으로 도피하며 하는 육아보다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엄마도 아빠도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육아라는 주장도 함께 펼치는 열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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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 2019-02-25 14:09:16
이연주 칼럼니스트님 정말 좋은 글입니다. 사실 제가 요즘 그렇거든요. 뭐든 칭얼대면 스마트폰 태블릿을 줬어요. 정말 부끄러운 일이네요. 앞으로 달라져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