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신고자 탄압 논란 중 “저희 잘하고 있죠?” 자화자찬 토론회
공익신고자 탄압 논란 중 “저희 잘하고 있죠?” 자화자찬 토론회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9.02.22 1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선희 소장, “논란이 불거진 점 깊이 성찰” 말했지만 토론회는 칭찬 일색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의 공익신고자 탄압 논란이 있는 가운데, 육아정책연구소는 21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육아정책연구소 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토론회를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의 공익신고자 탄압 논란이 있는 가운데, 육아정책연구소는 21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육아정책연구소 3층 세미나실에서 열린토론회를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측은지심과 함께 동병상련이 있다. (제가 겪고 있는 일에 비하면) 너무 작은 일인데 너무 고민을 많이 하시는 게 아닌가. 좀 더 대범하게 내공을 쌓으시면 그런 것도 지나가리라.” (정무성 한국사회복지학회장)

정무성 한국사회복지학회장이 ‘공익신고자 탄압 논란’으로 시민사회단체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에게 21일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육아정책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열린 원외 열린토론회에 참석해 공개적으로 한 말이다.

이날 열린토론회는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이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 육아정책연구소의 소장 운전원인 공익신고자 최홍범 씨를 무려 9개월 동안이나 업무에서 배제하고, 대신 대리운전 기사를 써서 운전을 하게 해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는 베이비뉴스와 진실탐사그룹 셜록의 단독 보도가 나온 직후, 백 소장의 발언을 들을 수 있는 공식석상이어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백 소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언론 보도와 관련해 연구소 책임자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런 논란이 불거진 점에 대해 깊이 숙고하고 성찰하고 있다. 많은 애정을 보여주시는 분들 위해 원만하고 책임 있게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비영리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에서는 백 소장의 공익신고자 탄압 관련 보도가 나온 바로 다음 날(20일) “국무총리는 백선희 소장을 즉각 경질하라”와 “노조혐오 육아정책연구소장 즉각 사퇴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열린토론회는 2018년 연구소 성과를 공유하고 2019년 연구과제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고자 내부행사로 기획됐다. 이 자리에는 정미라 한국유아교육학회장, 이완정 한국보육지원학회장, 정무성 한국사회복지학회장과 학부모 대표 연희정 씨가 패널로 참석했으며 연구소 연구원들과 직원들이  청중으로 참여했다.
 
◇ 백선희 소장 “저희 열심히 잘했죠?” 자화자찬 성과 보고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은 토론에 앞서, 패널들에게 "저희 열심히 잘했죠? 저희 적은 인력이 큰 성과를 내는데 노력한 데 대해 박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은 토론에 앞서, 패널들에게 "저희 열심히 잘했죠? 저희 적은 인력이 큰 성과를 내는데 노력한 데 대해 박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김은설 육아정책연구소 전임 본부장은 “2017년 12월 백 소장이 부임해 지난해 많은 성과가 있었다”면서 2018년 연구 주요성과를 보고했다.

보고 내용에 따르면, 육아정책연구소는 2018년 일반기본과제 23개와 수시 및 수탁과제 43개로 총 66개 과제를 수행했다. 2018년 전체 87억 8200만 원 예산으로 진행해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인력과 관련해 지난해 무기계약직 전환 7명, 2019년 정규직 인력 2명 증원을 기재부로부터 승인받았다.

연구사업 분야 성과로 “연구과제 수요조사 대상을 양적, 질적으로 확대하고 시민단체, 정책 영향력 단체, NGO 등 신규 대상을 수요자에 포함해 확대했다는 점”과 “정책연구협의회를 진행하면서 기존 교육부, 보건복지부 중심에서 여성가족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까지 확대한 점” 등을 꼽았다.

기관 경영 분야 성과로 “기관 내외 역량 진단과 기관 위상을 제고하고자 노력했다. 지난해 기관 승격 TF를 구성해 연구소 독립 필요성에 대해 보고서를 만들고 법인화 추진 활동을 진행했다. 기관운영협의회 위원으로 있던 소장 지위가 위원장으로 승격되고 연구소 독립화가 국감 주요 이슈가 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본부장은 “노사협력을 위한 노력 또한 있었다. 2018년 신규 조직된 노조와 지속적 교섭 회의를 진행했고 임금협상, 연가 저축제 도입 등 성과를 이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보도된 공익제보자 운전사 최 씨는 노조지부장이라는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된 채 지난해 10월 '중증의 우울에피소드 적응장애' 진단을 받고 지금까지 상담과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실정.

◇ “좀 더 대범하게 내공을 쌓으시면 지나가리라” 사회복지학자의 격려

정무성 한국사회복지학회장은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의 공직신고자 탄압 논란과 관련해, "좀 더 대범하게 내공을 쌓으시면 지나갈 것"이라고 격려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정무성 한국사회복지학회장은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의 공직신고자 탄압 논란과 관련해, "좀 더 대범하게 내공을 쌓으시면 지나갈 것"이라고 격려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성과 보고 직후 진행된 토론은 백선희 소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백 소장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토론자들에게 “저희 열심히 잘했죠?”라며 “2018년도 우리 연구소를 위해 적은 인력의 직원이 많은 성과를 내느라 큰 노력을 했다는데 점에 대해 박수를 보내 달라”고 요청했다.

초대된 세 명의 학회장은 육아정책연구소의 지난해 성과에 대해 입을 모아 칭찬했다. 먼저, 정미라 한국유아교육학회장은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지난 일 년 사업을 이야기했는데 일 년의 성과가 아닌 육아정책연구소가 세워진 이래 전체 성과인가 할 정도로 굉장히 달려온 일 년 아닌가 한다”면서 “연구소의 체제를 바꾸는 차원에서 저변확대 노력이 굉장히 많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정 학회장은 “육아정책연구소는 유아보육과 교육 분야의 유일한 국책연구기관이기 때문에 전문가뿐 아니라 현장과 영유아 관련 부모들도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진 기관이다. 가장 공신력 있는 데이터를 산출하고,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저변확대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완정 한국보육지원학회장은 육아정책 패러다임 전환을 꼽았다. 이 학회장은 “그동안 아이를 돌보느라 급급했다면 ‘내가 왜 일을 해야 하나?’ 부모들도 출산파업 하는 중이다. 우리 사회가 육아정책 패러다임을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됐다. 이것을 백 소장이 잘 간파했다고 본다”면서 생애 주기적 시각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숭실대 사이버대학 총장을 겸직하고 있는 정무성 한국사회복지학회장은 “측은지심과 함께 동병상련이 있다. 백 소장이 인사 말씀 하시면서 그런 말씀(언론 보도와 관련한 입장)을 하셔서 뭐가 그렇게 심각한 문젠가 봤더니, 제가 겪고 있는 일에 비하면 너무 작은 일인데 너무 고민을 많이 하시는 게 아닌가. 좀 더 대범하게 내공을 쌓으시면 그런 것도 지나갈 것”이라고 백 소장을 격려했다.

정 학회장은 “육아정책연구소가 우리 사회 저출산 문제 심각성 때문에 연구소 위상, 중요성이 높아지고 시대적으로 중요한 연구소로 등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연구소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소장님을 비롯해 여러 연구원, 직원이 굉장히 활동적으로 뛰고 있는 모습이 느껴진다”면서 “왜 연구소가 독립법인이 안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 기회가 되면 연구소가 독립법인이 되도록 적극적으로 어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CEO는 굉장히 외롭다. 많은 것을 하지만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다. (백 소장이) 외롭고 힘들 것이라 생각하지만 객관적으로 보기엔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국책연구소에서 사회적 책무성을 생각했다는 건 파격적이다. 사회공헌위원회는 신선한 접근”이라면서 “내부구성원과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 것 같은데 교수 다루기도 굉장히 힘든데 박사님들 다루기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도 했다. 

정 회장은 “(제가) 너무 소장님 편에 서는 것 같겠지만 이중에선 CEO를 하고 있는 유일한 학회장”이라면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같이 협력해서 발전해 나가게 하기 위한 노력을 같이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보육노조 "국책기관조차 패널로 불러주지 않았다"

초대받지 못한 손님, 김호연 민주노총 보육노조 비리고발센터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토론회를 메모하며 지켜봤다. 질의응답시간이 되자 객석에서 손을 높이 들어 발언권을 얻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초대받지 못한 손님, 김호연 민주노총 보육노조 비리고발센터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토론회를 메모하며 지켜봤다. 질의응답시간이 되자 객석에서 손을 높이 들어 발언권을 얻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초대받지 못한 손님, 김호연 민주노총 보육노조 비리고발센터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토론회를 메모하며 지켜봤다. 질의응답시간이 되자 객석에서 손을 높이 들어 발언권을 얻었다. 김 센터장은 “다들 좋은 말만 하시는데 쓴소리 하는 것 같아 죄송한데 육아정책연구소는 그간 보육교사들과 소통이 거의 없었다. 연구과제에 (보육교사와 관련해) 반영된다는 느낌도 전혀 못 받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백 소장이 이날 토론회 중간에 “2019년 육아정책연구소 건배사가 소화제다. 소통과 화합이 제일이라는 뜻”이라며 소통과 화합에 힘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과 대비되는 지적이다.
 
김 센터장은 “현장교사는 너무 열악하다. 보육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정책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현장은 바뀌지 않는다. 국책기관으로서 보육교사와 관련해 작업한 게 ‘2014년 유치원과 어린이집 격차 해소를 위해 노동조건’ 연구에 FGI 자문이 전부”라며 “현장 보육교사들이 제대로 발언할 기회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센터장은 “보육교사 보수교육 기간 운영실태 및 개선안 마련이나 현장 보육교사 98% 여성이고 미조직된 노동자인데 이것에 대한 연구가 전혀 없다. 보육현장의 질, 그 중심에 보육교사가 있는데 보육교사에 대한 연구 실태가 국책기관인 연구소 연구결과로선 미비하다”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끝으로 김 센터장은 “공익제보자와 관련된 노동인권 인식이 최소한 국책기관에서는 편협한 시선이 아닌 합리적 시선이라는 것을 좀 아셨으면 좋겠다. 이 자리에 온 이유는 이것 하나”라며 작심한 듯 말했다. 또한, “토론회 등 보육현장 의견을 전할 수 있도록 보육노조를 패널로 불러달라”고 호소했다.
 
백 소장은 김 센터장에게 “그렇게 느끼셨다는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며, 여러 연구와 조직에 보육노조 참여를 약속했다. 백 소장은 “육아정책 생태계 포럼에 올해 보육노조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 보육교사 관련해 지난해 실시한 실태조사 보고서가 3월경 나올 예정이다. 결과가 나오면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면서 “휴게시간 관련해, 당시 긴급 간담회 진행할 때 참여해 주셨다. 참여 부탁을 더 드렸어야 했는데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그러면서 백 소장은 “보육노조 결속력도 높았으면 좋겠다는 게 평소 생각이라고 앞서 말씀드렸다. 노동권, 아이들의 노동과 관련된 인식 관련해 우리는 연구가 없었다. 이 부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롭게 필요한 연구에 대해 저희와 소통해서 연구까진 아니어도 간략하게 보고서 형태로 낼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보육교사 현장의 열악함 말씀하셨다. 현장 개선을 위해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관련기사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