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사이좋게 잘 노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친구와 사이좋게 잘 노는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 칼럼니스트 최명희
  • 승인 2019.02.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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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안 되는 아이] 쉽지만 어려운 방법,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세요

Q. 24개월인 우리 아이는 친구와 잘 놀다가도 싸웁니다. 친구 놀잇감을 뺏기도 하고 자기 뜻대로 안 되면 친구를 때리거나 물어버리기도 합니다. 커서도 그럴까 봐 걱정입니다. 친구와 사이좋게 노는 아이로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친구와 싸우지 않고 지내는 아이로 키우기, 부모가 먼저 가정에서 모범을 보이면 됩니다. ⓒ베이비뉴스
친구와 싸우지 않고 지내는 아이로 키우기, 부모가 먼저 가정에서 모범을 보이면 됩니다. ⓒ베이비뉴스

A. 아기는 3개월경만 되어도 비슷한 또래의 아기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아기는 어른을 볼 때와는 다른 특별한 시선으로 다른 아기를 쳐다봅니다. 12개월경이 되면 또래 아기가 노는 곳에 다가가려고 하고, 노는 것을 집중해 쳐다보기도 합니다. 이 시기까지는 같이 논다고는 볼 수 없지만 또래 주변에 있는 것만으로 같이 노는 것 같은 즐거움을 느낍니다. 이 시기 아이의 이런 행동을 ‘쳐다보는 놀이’라고 부릅니다.

이 때의 아기는 다른 사람이 쳐다보거나 가리키는 것을 같이 쳐다볼 수 있게 되는데, 이것도 친구랑 놀 때 필요한 능력입니다. 어른이 “주세요”하면서 손바닥을 내밀면 물건을 건네주는 것도 이 시기에 생기는 능력입니다. 이러한 능력이 생기면서 또래에게 친화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18개월경이 되면 또래끼리 같이 잘 노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서로의 놀이에 연관이 있지는 않습니다. 이런 놀이를 '병행놀이'라고 부릅니다.

이때부터 아기는 슬슬 또래의 장난감을 뺏기도 하고 던지기도 하는, 그야말로 '비사회적인 행동'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부모는 아이가 또래와 놀 때 가까이에서 잘 지켜보면서 공격적인 행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부모끼리도 마음이 잘 맞는 또래와 놀이그룹을 만들어주고 정기적으로 적당한 공간과 시간만 놀게 해주며 부모들끼리 좋은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아이에게 무척 도움이 될 것입니다.

◇ 아이는 왜 뺏거나 때릴까요?

24~36개월 경까지를 '걸음마 시기(토들러 toddler)'라고 부릅니다. 이 시기는 본격적으로 또래와 놀기 시작하는 나이입니다. 이 시기는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고 다른 사람과 어느 정도 말도 통하니까 ‘세상을 다 얻었다고’ 착각하는 시기입니다. 그래서 천상천하 유아독존, 즉 자기중심성이 치솟는 나이입니다.

그래서 수없이 “내 거야”를 외치면서 남의 장난감을 뺏고, 제 뜻대로 안 되면 때리거나 물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생각’이 생기기 시작하면 “너랑 안 놀아”, “너만 안 줄 거야”같이 물증은 남기지 않으면서 마음에는 상처를 남기는 공격을 합니다.

이 시기의 아이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양보’입니다. 남을 위해서 나의 욕구를 조절하는 뇌의 능력이 아직 미숙하기 때문입니다. 싸우면서 타협과 용서를 배울 수도 있지만 자주 싸우는 것은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싸우는 이유를 잘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싸움으로 해결하려는 아이는 당연히 또래 사이에서 인기가 없고 고립되기 쉽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 비해 친구에게 자주 화를 내거나 싸운다고 판단된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일은 아닙니다.

◇ 양보하는 것을 어떻게 가르칠까요?

다른 사람에게 자기 물건을 나누어주고 양보해주려는 태도도 발달적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행동입니다. 부모로부터 배려받고 용서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그런 마음의 힘이 자연스럽게 싹을 틔운 것이지요.

아이는 누구나 씨앗을 품고 있고 부모는 싹을 틔워주는 봄의 햇살과 비입니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하게 해주려고 부모가 조금 참아주는 것이 아이의 싹을 키우는 양분이 됩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놀이터에서 더 놀고 싶은 아이를 강제로 데리고 들어가는 것과 부모에게는 지루한 일이지만 아이를 위해 참고 기다려주는 것의 차이입니다. 놀이터에서 아이가 놀고 싶은 만큼 실컷 놀도록 기다려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말하자면 부모가 아이와 싸울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도 싸우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 아이가 친구와 싸울 때마다 가르쳐야 할까요?

아이는 순간순간 욕구와 조절 사이에서 중심을 잃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아이가 친구와 싸운 것을 너무 심각하게 큰 문제로 다루거나 상대방 아이에 대해 부모가 적대감을 갖고 대하면 그것도 싸움을 부추기는 결과가 됩니다. 아이가 공격적인 행동을 멈출 수 있게 단호하게 분리시키고 신중하게 말해준 뒤, 다른 것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합니다. 다른 것에 관심을 돌리는 것도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괜찮은 삶의 방법이니까요.

아이에 따라 분해서 울음을 참지 못한다면 먼저 마음을 읽어주고 달래준 후에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 아이 수준에 맞게 단호하지만 따뜻한 음성으로 말해줍니다. 남 앞에서 수치심을 주면서 야단치면 그것이 또 아이에게 모델링이 됩니다. 아이와 싸우면서 싸우지 말라고 가르칠 수 있을까요? 아이의 자존을 잘 지켜주어야 아이도 남을 존중할 수 있습니다.

부모나 손위 형제가 거칠게 대하는 것을 흉내 내는 경우도 있고 집에서 인정받은 경험이 적거나 야단을 많이 맞는 아이도 또래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든요. 부모 노릇이 참 조심스럽고도 어렵지요? 이 시기만 잘 넘기면 자연스럽게 친사회적인 행동이 나타나고 친구와 우정을 만들어가는 아이로 자랍니다. 우리 아이가 살아갈 미래사회에는 타인을 공감하는 능력이 제일 필요하답니다.

◇ 가정에서 어떤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좋을까요?

가족 구성원이 서로를 인정하고 각자의 방식을 존중해 주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끼리 다투는 일을 최소화하는 것이지요. 혹시 다툼이 생긴다면 부모가 먼저 사과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습니다. 그걸 아이가 보고 배우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인 행동수정과 마찬가지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며 대화를 많이 하는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해보세요. 좋은 행동을 가르치고, 친구와 잘 지낼 때 칭찬해 주고, 부모가 모범을 보이면 됩니다.

부모가 이웃과 잘 지내기, 이웃의 불편을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기, 주변 사람들 탓하지 않기, 낯선 타인에게도 친절한 모습 보여주기 등 부모로서 실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봅시다. 각자 잘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테니까요. 아이 자체가 예민하게 태어날 수도 있지만 가족 내에서 싸움이 없으면 아이도 그 색깔이 물들어 평화로운 사람이 됩니다.

*칼럼니스트 최명희는 이화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30여 년간 유아교육 현장과 보육정책 분야의 다양한 영역에서 일했다. 현재는 신구대학교 아동보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생애초기의 삶을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체인 영유아와 그들에게 세상을 만나게 해주는 부모, 교사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고 나누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많이 읽히는 저서로 「아이와 통하고 싶다」 「교사다움」 「부모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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