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탄생부터 함께하는 성(性), 교육!
[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탄생부터 함께하는 성(性), 교육!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19.03.15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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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성교육 #가정성교육 #배변훈련 #화장실예절 #성스캔들 #성평등 #성역할

아이는 요즘 살아있는 생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날아다니는 새부터 바닥을 기어 다니는 작은 곤충, 깊은 바닷속 해초까지! 그 영역을 짐작할 수 없을 정도이다. 덕분에 나는 요즘 세상에 이렇게 많은 생명체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나 새삼 놀라는 중이다. 그렇게 다양한 생물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아이는 자신의 몸도 함께 탐색하며 수많은 질문들을 쏟아낸다.

“엄마 나는 왜 날개가 없어요?”

“고래는 뭘 먹어요?”

“개미는 어디로 가는 중이에요?" 

그럴 때마다 나는 재빨리 자연 과학 책을 펼치기도 하고, 휴대폰 검색도 해보고, 그도 아니면 갖은 상상력을 동원해 이야기를 지어내기도 하지만 아이의 끊임없는 궁금증과 예상치 못한 질문에 말문이 막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설상가상 아이가 30개월이 지나 어린이집과 연계하여 배변훈련을 막 시작한 참이어서 본인의 신체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진 터였다. 그러나 아이가 남자아이다 보니 아무래도 엄마 입장에서는 여자와 다른 신체구조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어려웠고, 아직은 아기인데 뭘 알겠는가 싶은 마음에 좀 더 크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라는 식으로 대강 넘어가기 일쑤였다.

얼마 전 아이가 좋아하는 바다 생물들을 보러 대형 수족관에 갔다. 그 수족관에는 인어공주 공연 시간이 있다. 아이들은 공연 시간만 되면 메인 수족관 앞으로 떼를 지어 모여들었다. 동화 속에서나 봤을 법한 인어공주의 등장에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물고기들과 교감하는 아름다운 모습에 나 또한 넋을 잃고 보게 되었다.

공연이 끝나고 인어공주가 직접 밖으로 나와 아이들과 사진 찍는 시간을 가졌는데 물 속에 있을 때는 미처 보이지 않았던 의상 노출이 생각보다 너무 심해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 지 모르겠더라.

대부분이 가족 관람객들이라 어린 아이와 부모들은 물론, 연세가 있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계셨는데 속옷만 겨우 입은 듯한 옷을 입고 미소를 유지하며 앉아 있는 그녀도 민망하긴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설마 그럴 리가 없다고 고개를 저어보지만 자꾸 성(性)을 상품화시킨 태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 이 쇼는 정말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올바른 성(性). 어른들이 앞장서서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여상미
올바른 성(性). 어른들이 앞장서서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요? ⓒ여상미

성(性)에 대한 잘못된 인식은 아이들이 자라서 성인이 되면 이미 그 생각이 굳어져 돌이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돈, 명예 어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이는 유명인들도 연일 성(性) 스캔들을 일으키며 도마에 오르고 있지 않은가.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성교육은 이제 필수다. 어떤 이는 태어난 순간부터 성교육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남녀의 성은 태어나는 순간 결정되는 것이니 틀린 말도 아니다.

그러나 늦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유아기 배변 훈련의 중요성에 대해 특히 강조하고 있다. 강요는 말되 최대한 바른 방법으로 터득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일러주고 도와줄 것. 또한 우리 아이의 배변 훈련과 더불어 상대의 성에 대한 차이를 함께 알려주어 궁극적으로는 화장실 에티켓, 즉 공공예절까지 이어지도록 교육하는 것이 최종 목표인 셈이다.

내가 최초로 성교육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하는 때는 중학생 시절이었다. 남녀공학이었는데 선생님이 갑자기 남자아이들을 모두 운동장으로 내보낸 뒤, 여학생들만 남겨 놓고 대강 사춘기에 일어날 수 있는 신체 변화들에 대해 설명했고 패드와 유인물 등을 나눠주는 것이 전부였다. 몇몇 눈치 빠른 남자아이들은 학급에 돌아와 저마다 무슨 이야긴가를 주고받으며 낄낄거렸고, 여자아이들은 이유도 모를 수치심과 민망함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성(性)에 대해 말한다고 하면 부끄러운 느낌이 먼저 든다. 그래서 더욱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국 여학생, 남학생 누구도 올바른 성교육을 받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제대로 된 상황이라면 모두가 한자리에서 서로에 대한 다름과 배려를 함께 배웠어야 옳았을 것이다.

이런 악순환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내가 먼저, 엄마가 먼저 바뀌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이는 작게나마 이미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그 속에는 여자, 남자가 당연히 함께 존재하며 앞으로도 계속 더불어 살아갈 것이다. 이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우리처럼 쉬쉬하며 배우고 자라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최근에는 어린이집부터 성교육 시간이 의무적으로 있어 서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 지켜야 할 예절 등을 배운다고 한다. 그러니 이 시기부터 성(性)에 대한 교육을 가정에서도 함께 해준다면 더욱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우리 아이들이 만드는 미래의 성(性)은 존중과 사랑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가치관, 건강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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