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소아과 전문의가 직접 왕진? 산후조리원 위법 논란
[단독] 소아과 전문의가 직접 왕진? 산후조리원 위법 논란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9.03.22 09: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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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밖 정기적 의료행위는 위법...‘현실 따라가지 못하는 정책’ 지적도

【베이비뉴스 김윤정 기자】

“주2회 소아과 전문의가 직접 왕진 후 상담해드립니다”

서울에 위치한 한 산후조리원이 홍보에 사용하고 있는 문구다. 전국의 많은 산후조리원이 의료진들의 정기적인 왕진과 회진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서비스지만 의료법과 보건복지부 판단에 따르면 이는 위법이다. 반면 산후조리원의 의료 행위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존재해 의료진들의 왕진 및 회진 서비스에 대한 제지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 하는 정책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 대다수 산후조리원, 왕진·회진 서비스 제공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이 의료진들의 왕진 및 회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대부분의 산후조리원이 의료진들의 왕진 및 회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오는 5월 출산예정인 김아무개 씨는 서울에 위치한 산후조리원을 알아보며 방문 상담을 지난 1월 진행했다. 김 씨는 “상담을 위해 한 산후조리원에 방문했을 때 관계자가 ‘아이들 접종을 직접 해줄 수 있다. 우리는 병원에서 운영하는 산후조리원이기 때문에 의료행위가 가능하다. 다른 데는 왕진이라 불법이지만 우리는 병원과 연계돼있기 때문에 합법이다’라고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국내 대다수의 산후조리원들은 의료진들의 왕진 및 회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산후조리원 관계자는 “소아과와 산부인과 의사가 일주일에 두 번씩 왕진을 온다”고 자랑했다. B산후조리원 측에서도 “소아과 선생님들의 회진 서비스가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오신다. 산부인과 진료는 외래를 보게 해드린다”고 설명했다.

공공산후조리원에서도 왕진 및 회진 서비스가 있다. 서울의 한 공공산후조리원 홈페이지 내 프로그램 안내에 따르면 소아과 전문의가 주 2회 내외로 신생아실을 회진하고 센터 내 산부인과 전문의가 상주해 협진을 제공한다.

◇ 보건복지부, “예외 사항 제외하곤 정기적 의료행위 맞지 않아”

보건복지부 판단에 따르면 산후조리원 내 의료진들의 의료행위는 위법이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보건복지부 판단에 따르면 산후조리원 내 의료진들의 의료행위는 위법이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의료법 제33조에 의하면 의료인은 법에 따른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아니하고는 의료업을 할 수 없으며 몇 가지 경우 외에는 그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자는 제90조에 의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의료법 제27조에서는 의료인은 면허된 것 이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정해두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제87조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기관외에서 의료업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의료법 제33조에서 따로 규정해놓는다. 산모나 신생아의 위급한 상황 등의 응급의료 상황이라면 예외가 될 수 있겠지만 기간을 정해놓고 정기적으로 의료행위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 “의료진들, 1회 방문 당 10만원 받아…”

한국표준산업분류에 따르면 산후조리원은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게 비의료적 보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후 조리원, 간병인 등의 산업활동’이란 설명과 함께 개인 간병 및 유사 서비스업으로 분류된다.

산후조리원은 의료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의료진들의 의료 행위가 위법이지만 관행처럼 이어지다보니 관계자들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한 산후조리원 관계자에게 산후조리원 내 의료진들의 의료행위에 대한 위법 인지 여부를 확인하자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의료진들은 왕진 및 회진 서비스를 할 때 일정 보수를 받고 있다. 한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병원 부설이 아닌 산후조리원에서는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 듯 하다. 왕진이나 회진을 할 땐 진료나 처방을 하는 건 아니고 아이 상태를 봐주는 정도다. 프리랜서 개념으로 1회 방문 당 10만 원 정도 주고 있다”고 밝혔다.

◇ 산후조리업계 “의료행위, 산모나 아이 건강 위해 필요”

산후조리원 내 의료진들의 의료행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산후조리업 관계자들도 존재한다. ⓒ베이비뉴스
산후조리원 내 의료진들의 의료행위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는 산후조리업 관계자들도 존재한다. ⓒ베이비뉴스

산후조리원 내 의료진들의 의료행위가 정책상으로는 위법이지만, 산후조리업 관계자들은 다른 의견을 내기도 한다. 공공산후조리원에서 일하고 있는 한 의료인은 “의사들이 직접 와주면 좋기는 하다. 산모들이 회복을 하면서 지켜봐줘야 할 부분이 있는데 간호사들도 의료인이긴 하지만 판단이 어려운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의사가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산모나 아이의 건강 유지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귀띔했다.

공공산후조리원이 부설인 의료원 관계자 역시 “왕진 및 회진 서비스가 필요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운영하는 것이고,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관리해주는 측면에서 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한 공공산후조리원 관할 지자체 관계자는 “산모들도 병원을 끼고 있는 산후조리원을 선호한다. 단독 건물보다는 산부인과 자체에 있는 산후조리원이나 의사들이 회진을 할 수 있는 곳을 원한다. 산모들이 안심할 수 있으면서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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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pedi**** 2019-03-27 02:04:20
헐...처음 알았네요. 산후조리원에서 소아과 왕진 오는 거 편하고 좋은데...합법이 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