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잘못했을 때 부모가 화 좀 내면 안 됩니까?
아이가 잘못했을 때 부모가 화 좀 내면 안 됩니까?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19.03.2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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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이것은 교육인가 화풀이인가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 화내는 모습이 보기 싫습니다. 왜 그럴까요?

지난주 부모교육 시간에 어떤 어머님 한 분이 제게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 아들에게 화를 내셨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 아이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어머님이 그때 꼭 화를 내야 했을까요?”

제 질문을 들은 다른 분들은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왜 화를 내면 안 되냐고 하시더군요. 부모로서 아이에게 거는 기대가 있고, 그것이 무너지면 당연히 화가 나는데, 화 좀내면 안 되냐고 약간의 원망도 하셨습니다.

상담 시간에는 물론 상담자의 화가 날만한 상황에 공감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부모교육 시간이었고, 부모님들께 공감하며 끝내거나 에둘러 말하기보다는 직접적으로 질문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고, 부모가 그 행동에 대해 나무라며 교육할 때, 부모는 그 목적이 뚜렷해야 합니다. 아이가 두 번 다시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해서, 또 아이가 그 잘못한 일을 통해 깨달음을 얻기를 원해서 나무라는지 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화를 내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반면교사 삼아 교육의 기회로 만드는 부모가 있습니다. 아이가 말썽을 부릴 때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모르는 부모는 자신의 감정에 최선을 다해 야단치는 것이 아이를 ‘교육’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는 혼이나면 두 번 다시 그런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해서죠. 

부모의 화는 교육적 효과가 없습니다. ⓒ베이비뉴스
부모의 화는 교육적 효과가 없습니다. ⓒ베이비뉴스

다시 부모교육 시간으로 돌아가,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던 중에 다른 어머니가 이렇게 질문하셨습니다.

“우리 애는 가만히 두면 말을 안 듣는데, 엄마가 화를 내면 말을 잘 들어요.”

그런 것 때문에 우리는 아이들에게 화를 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이가 ‘말을 잘 듣는다’는 행위의 의미를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 부모가 혼을 내는 순간 주춤하고 기가 죽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우리 어른들은 ‘아이가 반성하고 있네.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겠지’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그런가요? 그 효력은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며칠 지나면 아이는 똑같은 말썽을 부리고 부모는 다시 화를 내는 상황이 반복되진 않던가요? 

어른이 화를 반복해서 내면 아이들도 같은 행동을 반복합니다. 그 상황은 아이의 마음도, 부모의 마음도 상하게 만듭니다. 부모가 화를 내서 잘못된 행동을 고쳤다면 교육적인 효과가 있는 것이겠지만, 왜 자꾸 나쁜 상황이 반복되는 것일까요?

엄마가 아이의 잘못을 참고 참다가 폭발하면 아이들은 순간 겁이 나서 우선 행동을 멈춥니다. 어른이 화를 내면 아이들은 어른이 화 내는 순간만 잘 넘어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엄마나 아빠가 화를 참는 것이 느껴져 ‘언제 화를 내실까’ 마음이 조마조마해집니다. 그렇게 눈치 보며 지내면 의도하지 않게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아이가 실수를 저지르면 우리는 또 폭발해버리고 말지요. 결국 부모가 아이의 잘못된 행동에 화를 낸다는 것은 효과가 없는 일입니다. 효과가 나지 않는데 이를 지속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통해 옳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어른들이 화를 내버리며 허비하고 마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어떤 문제를 맞닥트리는 것일 뿐입니다. 아이만 그런가요. 어른인 우리들도 늘 문제와 마주합니다. 문제를 접하자마자 처음부터 매끄럽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러니까, 문제가 일어났을 때 해결하는데 급급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상을 배우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실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가 일어났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안다는 것은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했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야말로, ‘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일이 화낼 일입니까?”라는 질문은 부정적이거나 빈정대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화를 내는 것이 옳은가?”라는 의미의 질문이어야 합니다. “나는 지금 화를 낼 때인가, 아니면 교육을 할 때인가?”라는 선택을 할 수 있는 질문이어야 합니다. 교육할 때라는 판단이 든다면 아이와 질문하고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이와 대화하고 아이의 생각을 알게 된다면 결국 어른들이 굳이 화낼만한 일이 아니란 것도 알게됩니다. 우리는 아이에게 행동의 동기나 일의 원인을 물어보지 않기 때문에 그저 아이가 저지른 행동의 결과만을 보고 화를 냅니다. 화는 감정의 습관일 수 있습니다. 이 일이 화를 낼 일인지, 질문을 해야 할 일인지를 생각한다면 ‘화’라는 감정이 나의 주인, 나아가 우리 집안의 주인으로 자리잡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화를 내는 부모는 결국 아이에게 화를 가르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결국에는 똑같이 화를 내는 아이가 됩니다. 화내는 아이를 보는 부모는 그런 아이를 지켜본다는 것이 참아내기 힘듭니다. 자,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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