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괴물 붕소 '함량' 논문 오류, 사실로…업계 대응예고
액체괴물 붕소 '함량' 논문 오류, 사실로…업계 대응예고
  • 김정아 기자
  • 승인 2019.03.22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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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소 위해성 과장 논란 논문, '함량→용출량' 수정 정오표 게재

【베이비뉴스 김정아 기자】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장난감 슬라임(액체괴물)에서 유럽연합(EU) 기준치의 7배가 넘는 붕소가 검출됐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대 논문이 오류가 있는 것으로 공식 확인돼 업계에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와 보건대학원의 이기영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18일, 시중에 판매되는 슬라임(액체괴물) 제품 내의 붕사나 붕산염 등 붕소 화합물의 함량을 분석한 결과, 30개 제품 중 25개에서 붕소가 유럽연합(EU)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논문을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발표했다.

이후 슬라임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슬라임 카페 등 관련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하지만, 다수 언론의 취재 결과, EU 완구류 안전성 테스트 EN71에서는 장난감 속 붕소 '함량'이 아니라 '용출량'이 기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용출량은 입으로 삼킨 장난감이 위 속에서 2시간 머물 때 위산에 의해 녹아 나올 수 있는 붕소의 양을 말한다.

용출량은 함량보다 절대량이 훨씬 적고 슬라임은 입에 넣는 것이 아닌 손으로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논문에서 용출량과 함량을 오용함으로 인해 슬라임의 유해성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것이다.

이후 해당 논문을 게재한 한국환경보건학회는 논문의 오류를 공식 인정하고 지난 13일 온라인에 해당 논문의 오류를 수정한 정오표를 게재했다.

한국환경보건학회는 제45권 제1호 학회지를 통해 "본 논문의 일부 내용에 대해 이의신청 접수를 받았다. 편집위원회는 저자들에게 소명 자료를 제출 받아 검토를 거쳐 정오표로 수정사항을 제시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 붕소 함량→용출량 오류 수정

'슬라임(액체괴물) 중 붕소 함량과 어린이의 붕소 노출량 추정' 논문의 정오표 일부. ⓒ한국환경보건학회지
'슬라임(액체괴물) 중 붕소 함량과 어린이의 붕소 노출량 추정' 논문의 정오표 일부. ⓒ한국환경보건학회지

해당 정오표에는 총 7가지의 수정 내용이 포함돼 있다.

대부분 붕소 '함량'이라는 용어를 '용출량'으로 수정했다. 기존 논문에서 "전체 30개 중에서 5개를 제외한 액체괴물에서 완구 내 붕소의 유럽연합 기준인 300mg/kg을 초과하였다"는 내용은 "유럽연합 '용출량' 기준인 300mg/kg을 초과하였다"로 용출량이란 단어가 추가됐다. "본 연구에서 조사한 30개 액체괴물은 유럽에서 조사한 액체괴물 내 붕소 '함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은 "붕소 '용출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로 수정됐다. 

"액체괴물 내의 붕소 '함량'은 조사된 제품 중 83%에서 유럽의 기준을 초과하였고 '함량'도 최근 보도된 유럽보다 더 높았다"는 "액체 괴물 내의 붕소 '용출량'은 조사된 제품 중 83%에서 유럽의 기준을 초과하였고 '용출량'도 최근 보도된 유럽보다 더 높았다"로 수정된 식이다.

◇ "서울대 논문으로 '붕소 괴물' 오명 썼다"

슬라임카페 업주들은 서울대 논문 오류로 슬라임이 '붕소괴물' 오명을 썼다고 토로한다. 김정아 기자 ⓒ베이비뉴스
슬라임카페 업주들은 서울대 논문 오류로 슬라임이 '붕소괴물' 오명을 썼다고 토로한다. 김정아 기자 ⓒ베이비뉴스

이처럼 논문 오류로 인해 직격탄을 맞았던 슬라임 업계에서는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슬라임카페 120곳이 가입하고 있는 한국슬라임소상공인협회(참슬)의 차순욱 회장은 19일 "서울대 논문 오류로 인해 슬라임 카페와 도매상들은 직접적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논문 오류가 사실로 드러난만큼 다른 슬라임 관련 단체들과도 연대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차 회장은 "슬라임의 주요 성분인 붕소의 유해성이 해당 논문으로 인해 과장되면서 케미컬 포비아(화학물질에 대한 공포)로까지 확산됐다. 이로 인해 슬라임 카페 업주들은 저질상품을 파는 상인으로 전락하게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슬라임 카페 200여 곳이 가입한 전국슬라임연합회의 배지영 회장 또한 해당 논문으로 인해 업계가 폐업 위기에까지 몰렸다고 토로했다. 배 회장은 "지난해 가을을 기점으로 전국에 슬라임 카페가 1000곳 이상으로 늘어났는데 논문 발표 전과 이후의 매출은 비교도 안 된다"며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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