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균형 식단, 탄5·지3·단2를 기억하세요"
"아이의 균형 식단, 탄5·지3·단2를 기억하세요"
  • 칼럼니스트 오재원
  • 승인 2019.03.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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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 튼튼하게] 탄수화물·지방·단백질 어떻게 건강하게 선택할까? ① 탄수화물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의 대부분은 다량 영양소인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로 구성된다. 다량 영양소는 음식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신체 에너지를 공급하고 세포와 조직을 유지하고 성장하는데 필요하다. 반면, 비타민과 무기질은 미량 영양소로 인체에는 적은 양이 필요하며 에너지로 쓰이지는 않지만 인체의 기능 유지에 필요하다.

소아의 균형 식단은 탄수화물 50%, 지방 30%, 단백질 20%의 비율로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혼동이 있었다. 지난 수십 년간 저지방식의 장점이 강조돼왔으나, 수년 전부터는 유행이 바뀌어 저탄수화물과 고단백식이 더 강조되고 있다. 소고기를 동맥경화의 주범으로 생각해왔던 사람이, 이제는 햄버거를 빵 없이 소고기만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에 좋은 식사는 다량 영양소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선택해 먹는 것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건강한 식습관의 첫 걸음은 영양 균형이 바로 잡힌 음식을 아이가 골고루 먹는 것이다. ⓒ베이비뉴스
건강한 식습관의 첫 걸음은 영양 균형이 바로 잡힌 음식을 아이가 골고루 먹는 것이다. ⓒ베이비뉴스

첫 번째 오해는 한 가지 다량 영양소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뚱뚱해진다고 믿는 것이다. 사실은 어떤 종류의 음식이든지 장기간 과잉섭취하면 에너지 불균형이 오고 체중은 증가한다.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먹느냐 보다는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하다.

두 번째 오해는 체중을 줄이는 것이 건강에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시중에서 유행하는 다이어트는 건강한 영양섭취와는 거리가 멀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의 다량 영양소를 어떤 식품으로 먹는 것이 가장 건강하게 섭취하는 것일까? ‘건강하게 음식을 선택하여 먹는다’는 것은 식품군을 모두 골고루 먹는다는 것과는 다르다.

건강한 식습관의 첫 걸음은 영양 균형이 바로 잡힌 음식을 아이가 골고루 먹는 것이다. 건강한 음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영양 표시 라벨과 그 재료의 성분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 유행과 상관없이 아이들에게는 탄수화물이 필요하다 

탄수화물은 인체에서 쉽게 소화되어 몸을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연료 공급원이며, 에너지의 50% 이상을 공급한다. 쌀, 옥수수, 감자 등이 공급원이다. 최근 탄수화물은 적게 먹어야 하는 다량 영양소로 공공연히 인식되고 있다. 저탄수화물 음식을 제조, 광고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저탄수화물 빵까지도 출시됐다.

그러나 아이들에게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며 유행과는 상관없이 탄수화물은 가장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이다. 아이들은 다량의 탄수화물을 섭취한다. 탄수화물은 쌀밥, 잡곡밥, 통밀빵뿐만 아니라 탄산음료와 사탕에도 많다. 설탕이 들어 있는 음식을 많이 먹는 아이는 필요한 열량의 대부분을 탄수화물에서 얻게 된다.

탄수화물은 마치 레고 블록처럼 작은 당분이 사슬로 연결되어 있다. 가장 적은 단위가 단순당이다. 포도당, 과당, 갈락토오스가 가장 작은 단순당으로 혼자 다니거나, 짝을 이루거나, 아주 많이 결합하여 있다.

설탕은 자당이라고도 하는데 포도당과 과당이 짝을 이룬 것이며 사탕수수와 사탕무, 메이플 시럽, 당밀, 파인애플, 당근에 많다. 유당은 젖당이라고도 하며 포도당과 갈락토오스로 이루어져 있다. 맥아당은 엿기름에 많으며 두 개의 포도당이 짝을 지어있다.

단순당이 열개 이상 모여 연결되어 있으면 다당류이다. 식물은 전분의 형태로, 동물은 글리코겐으로 저장한다. 이러한 당류는 모두 체내에서 분해되며 포도당이 되어 연료로 쓰인다.

식이섬유는 식물에 있는 다당류로 사람에게서는 소화되지 않는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콩, 과일, 귀리 등에 있으며 물에 용해되며 대장 세균에 의해 분해된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야채와 곡물에 많으며 물에 용해되지 않고 소화기를 통과한다. 이들은 에너지 공급원은 아니지만 인체 건강에 중요하다.

◇ 이로운 탄수화물과 해로운 탄수화물

탄수화물이 소화되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관으로 흡수되고 전신으로 퍼지게 된다. 인체는 혈중 포도당 농도(혈당)를 일정하게 유지 하려고 한다. 식후 혈당이 너무 많으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 되어 포도당이 세포로 운반되고 연료로 쓰이게 된다. 포도당이 혈액에서 세포로 들어가면 인슐린 농도는 떨어진다. 반대로 혈당이 너무 낮으면 간에서 저장된 포도당을 꺼내어 일정하게 혈당을 유지한다.

작고 단순한 탄수화물은 더 빨리 소화 흡수된다. 설탕과 같은 단순당이 혈당을 빨리 높게 올리면, 인슐린이 많이 분비되어 단순당을 먹기 전보다 혈당이 더 낮아진다. 이렇게 단순당을 먹으면 인슐린은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갑자기 높아진 혈당을 빨리 떨어뜨리도록 작용하여 더 빨리 배가 고파진다. 인체에서 포도당을 더 보충해야 할 것으로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래 지내다 보면 인체가 더 이상 인슐린 신호에 반응을 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난다. 인슐린 저항성은 최근 아이들에서도 증가하고 있는 2형 당뇨병의 전 단계다. 반면 크기가 큰 복합 탄수화물은 분해되는데 더 오래 걸린다. 탄수화물이 천천히 소화 흡수될수록,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쉽게 배고프지 않으며 따라서 인슐린도 안정적으로 분비된다.

탄수화물이 식품에 어떻게 저장되어 있는가도 소화되는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과일의 과당은 세포 안에 갇혀 있어서 소화 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정제한 과당은 바로 혈액으로 흡수된다. 전분 중에서도 감자의 전분은 느슨하게 저장되어 있어 바로 소화되지만 곡물이나 다른 야채의 전분은 세포에 단단하게 저장되어 있어 소화하기 힘들다. 전분은 요리하면 전분을 포함한 세포가 부드러워지고 서로 쉽게 떨어져 나가 더 소화되기 쉽다.

식이섬유는 체내에서 소화되지 않는 탄수화물이지만 다른 음식의 소화에 관여한다. 만약 우리가 식사 중에 수용성 식이섬유를 같이 먹는다면 음식이 위장관을 천천히 통과하게 된다. 수용성 식이섬유가 수분과 함께 섞이면 끈끈한 ‘겔’상태가 되어 다른 음식들과 뒤섞이며 더 천천히 장관을 통과하게 된다. 이러한 식이섬유로 위장관 내 음식이 끈끈하게 점성이 높아지면 포만감이 있어 쉽게 배고프지 않고 체내 인슐린의 반응을 둔화하게 한다.

또한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심장병을 예방할 수 있는데, 식이섬유를 특히 도정하지 않은 곡물로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훨씬 더 적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식이섬유가 풍부한 과일, 야채, 콩, 곡물을 많이 먹는 사람이 심장병의 원인인 포화지방이 많은 음식을 적게 먹는 경향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또한 식이섬유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효과가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가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담즙 산을 감싸서 콜레스테롤이 혈액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아이를 행동과다로 만든다는 것은 사실일까? 

많은 연구자들이 이 의문을 풀어보려고 했으나 아직까지 확립된 것은 없다. 그렇다면 주의력 결핍 장애(attention deficit disorder, ADD)나 행동과다가 있는 아이가 설탕을 섭취하면 증상은 더욱 악화될까? 다양한 연구가 있었지만 아직 그 연관성을 증명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어른들이 갖고 있는 설탕 섭취에 대한 무의식적인 편견으로 아이의 행동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는 연구 사례가 있었다.

한 연구에서 아이에게 진짜 설탕이 아닌 것을 줬다. 그리고 한 그룹의 부모에게는 아이에게 설탕을 주었다고 하고, 다른 그룹의 부모에게는 아이에게 설탕이 아닌 것을 주었다고 이야기했다. 그 결과 자녀가 설탕을 먹었다고 들은 부모는 설탕이 아닌 것을 먹었다고 들은 부모보다 자녀를 더 행동과다로 판단했다.

과학적으로 설탕을 섭취하면 인체의 인슐린이 반응해 포만감과 배고픔의 감정을 혼란시킬 수 있다. 이러한 포만감과 배고픔이 아이의 집중력, 기분, 학업 성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설탕 섭취가 아이의 행동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칼럼니스트 오재원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 주임교수로서 현재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해외 논문 50여 편과 국내 논문 110여 편을 발표했고, 저서로는 「꽃가루와 알레르기」, 「한국의 알레르기식물」 등 10여 권이 있다. 특히 소아알레르기 면역질환 및 호흡기질환을 전문으로 하고 있으며,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서 학술, 교육, 총무, 국제이사 등을 역임했다. 세계알레르기학회 기후변화위원회, 아시아태평양알레르기학회 화분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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