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고 국회 등원” 신보라 의원, 박수 받지 못한 까닭
“아이 안고 국회 등원” 신보라 의원, 박수 받지 못한 까닭
  • 최규화 기자
  • 승인 2019.03.27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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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한유총 옹호’ ‘아동수당 비판’ 자유한국당 향한 싸늘한 민심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 자료사진 ⓒ베이비뉴스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 아이를 데리고 출석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신 의원은 생후 6개월 아이의 ‘엄마’. 국회의원이 아이를 데리고 국회 본회의장에 출석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여성 정치인이 어린아이와 함께 의회에 출석하는 모습이 종종 포착되기도 한다. 그런 모습들은 주로 여성의 정치적 권리를 말하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해석되며 많은 박수를 받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어째 여론이 이상하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걸린 27일자 [신보라 "아이 안고 본회의 가겠다"..文의장, 허가 여부 '고심'](뉴스1 정상훈 기자)이라는 기사에는 오후 4시 40분 현재 55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하지만 ‘추천순’ 상위 댓글들은 하나같이 신 의원의 도전(?)을 부정적으로 보는 내용들이다.

현재 7664명이 추천한 ‘추천 1위’ 댓글은 단 네 글자다. “쇼는 사양.”(ins***)

여론이 왜 이리 싸늘한지는 신 의원이 속한 정당의 활약상(?)을 보면 이해된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지난 4일, 사상 초유의 사립유치원 개학연기 사태를 떠올려보자. 아이들을 볼모로 한 집단행동에 정치권은 물론 대다수의 국민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자유한국당만은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편이었다.

한유총은 정부의 ‘엄정대응’ 방침을 “교육공안정국”이라는 단어로 비판했다. 그리고 자유한국당도 똑같이 “교육공안정국”이라는 단어로 ‘복붙’ 논평을 내며 정부를 비판했다. 또 “아이와 학부모를 볼모로 한 개원 연기라는 파국을 원하는 것은 정작 정부가 아닌지 궁금”하다며 적극적으로 한유총을 옹호했다.

개학연기 투쟁을 앞두고 지난달 25일 열린 한유총 집회에도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이 등장했다. 자유한국당 정태옥·홍문종 의원은 ‘고독한 싸움을 해나가고 있는’ 한유총을 응원하기 위해 집회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들은 “(한유총과) 함께하겠다고 약속한다”며 집회 참석자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지난가을 국민적 공분을 산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사립유치원 개혁을 위해 발의된 이른바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처리를 늦춘 것도 자유한국당이었다. 자유한국당은 자체 법안을 마련하겠다고 시간을 끌며 “침대축구”라는 비판을 받았다. 자체 법안 발의 후에도 결국 처리는 불발됐다.

◇ 부모 민심 거슬러온 자유한국당 향한 비판… 신 의원에게도 ‘냉담’

2017년에는 아동수당 도입을 놓고 논쟁이 뜨거웠다. 자유한국당은 아동수당 도입에 줄곧 비판적이었다. 그해 11월 13일 최고위원회에서는 “퍼주기 예산”이라는 비판은 물론, “사회주의 예산”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아동수당을 2018년부터 도입하기로 합의는 됐지만 ‘6세 미만 모든 아동에게’ 지급하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에서 후퇴해, ‘소득상위 10%’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도입 1년 만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행정비용’ 등이 문제가 되면서, 2019년 4월부터 공약대로 보편적 지급 방식으로 변경됐다.

‘사건’은 또 있다. 지난해 11월에 불거진 한부모 예산 삭감 논란.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소위에서 한부모 가족 복지시설 예산 61억 원을 삭감하자고 주장했다. 기재부 차관이 울먹이며 호소하는 등 국민들의 삭감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자유한국당은 결국 주장을 철회하고 사과했다.

신 의원이 정말로 국회 본회의장에 젖먹이 아이를 데리고 등장한다면, 그것은 정치사에 남을 만한 일대 사건임은 분명하다. 정의당 역시 “단상에 아이와 함께 올라가는 장면은 큰 의미를 남길 것”이라며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신보라 의원의 자녀 동반 출석을 허용해주기 바란다”고 밝힌 것은 그런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신 의원의 ‘도전’이 국민들에게 박수 받지 못하는 까닭 역시 분명하다. 자유한국당이라는 정치집단이 국민들에게, 특히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지 여론은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국민들은 ‘엄마’ 신보라가 아니라 ‘정치인’ 신보라를 보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한유총의 개학연기 투쟁을 옹호하고, 사립유치원 개혁 입법을 지연시키고, 아동수당 도입을 사회주의라 비판하고, 한부모 예산을 삭감하려 할 때, 바로 그 정당의 신 의원은 어디서 어떤 ‘정치활동’을 하고 있었는지 냉정히 묻고 있는 것이다.

국민들은 정치인의 이미지만 보지 않는다. 행동 하나하나에 담긴 정치인의 ‘진심’을 확인할 때 ‘민심’도 움직인다. “큰 의미를 남길 것”이라는 도전에도 박수를 보내지 않는 국민들. 무거운 숙제로 여겨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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