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징징대고 칭얼대는 아이, '동생 투정?'
하루 종일 징징대고 칭얼대는 아이, '동생 투정?'
  • 칼럼니스트 임영권
  • 승인 2019.04.04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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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던 아이가 갑자기 투정부린다면 관심있게 살펴보고 전문가 도움 받아야"

1가구 1자녀가 보편화된 요즘, 외동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마련이다. 오랜 시간 혼자 지내다가 동생이 생겼을 때 외동아이는 동생에게 부모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느낄 수 있다. 갑자기 반항하고 짜증을 내거나 동생에게 질투심을 느끼고,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이런 아이에게 좀 ‘착해지는 치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얼마 전, 첫째 아이의 동생 투정으로 인해 육아에 어려움을 겪고 계신 어머님과 아이가 내원했다. 동생이 태어나면서부터 아이에게 불안장애 증상이 나타났다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가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이조아한의원 수원점 임영권 대표원장. ⓒ아이조아한의원
아이조아패밀리한의원 수원점 임영권 대표원장. ⓒ아이조아한의원

엄마아빠 두 분 다 맞벌이를 해 아이는 주중에 고모 댁에서 지냈다. 엄마 같은 고모의 아낌없는 사랑과 친형, 친누나 같은 사촌들과의 어울림. 친척집에서도 아이는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즐겁게 생활하고 있었다.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될 때까지 외동이던 아이에게 갑자기 동생이 생겼다. 아이의 심정은 아마 왕좌에서 쫓겨나는 충격과 같았을 것이다. 

원래도 어리광이 많은 유치원생이었는데 동생이 돌이 되면서 간단한 말과 걸음을 하기 시작하니 그나마 남아있던 주변 관심이 더욱 더 막내에게로만 쏠리게 되었다. 이때부터 아이의 불안장애 증상이 심해졌다고 한다. 고모 집에서는 잘 노는데 유치원이나 본인 집에 가면 거의 하루 종일 칭얼대거나 울고, 손톱을 뜯거나, 성기를 만지기도 하고, 코를 훌쩍거리기도 했다. 평소에도 자주 징징대는 편이었는데, 동생 돌잔치 전후로 더욱 심해진 것이다.

필자는 상담과 진맥을 통해 아이를 질투로부터 유발된 사려과도에 의한 심화울증(소아화병)으로 진단했다. 다행히 상열감에 의한 얼굴 발적이나 심화가 극성하게 치받히는 맥이 나타나지 않아, 치료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콧속이 부어 있어 찬바람(풍한(風寒))에 의한 코막힘증, 즉 비색증(鼻塞症)이 있어 비염치료를 병행해야했다. 코가 답답해 숨을 잘 못 쉬면 맑고 시원한 공기(청기(靑氣))가 공급되지 않아 속열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는 비염치료를 위해 코 양옆에 영향혈(迎香穴)에 어린이용 뜸을 시행하였고, 머리를 맑게 하는 상성혈(上星穴)과 마음을 편하게 하는 태연혈(太淵穴), 코를 편하게 하는 외관혈((外關穴)에 아프지 않은 어린이용 침치료를 병행했다. 탕약은 아이 증상에 맞춰 화를 다스리면서 마음의 정신 기운(심신(心神))을 편하게 하는 산조인, 용안육, 원지 등의 한약과 코와 기관지를 편하게 하는 길경, 맥문동, 기운을 보강하는 황기, 인삼 등을 처방하였다. 

이 아이의 경우 복약 20일 후부터는 징징대는 것이 많이 줄었고, 50일 이후에는 거의 징징대지 않아 복약을 중단하였는데, 복약하지 않은 날은 복약한 날과 차이가 많이 나서 다시 50일정도 복약했다. 현재는 기운이 나도록 도와주는 처방약만 먹어도 생활에 활력이 있는 상태가 되었다. 부모님의 걱정도 한결 가벼워졌다.

착하던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징징대고 투정을 부린다면 관심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소아청소년에게서 부모를 비롯한 주변인과의 생활환경은 아이 정서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진료경험상으로는 부모님의 잦은 다툼, 폭력적인 언행이 가장 안 좋은 영향을 주었다. 동생이나 다른 사람과의 비교, 무관심, 자발적이지 않은 학습, 부족한 몸 활동 시간 등도 매우 좋지 않은 주변 환경이다. 항상 같이 생활하는 가족들은 오히려 익숙하기에 문제점을 찾아내기 힘드니, 생활에서 마음의 상태를 알기위해 주변 분과, 특히 전문가들의 조언 및 관리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비염, 식적 등의 호흡기, 소화기 질환 역시 아이의 심신불안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아이를 키울 때는 신체적, 학습적 성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의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칼럼니스트 임영권은 경희대 한의과대학과 대학원에서 본초학을 전공했으며, 한국과학기술원(KIST) 위촉연구원으로 천연물화학을 연구, 한의약의 과학적 분석에 매진했다. 현재는 아이조아패밀리한의원 수원점 대표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한약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대한 예비 임상 연구', '비·부비동염으로 내원한 소아환자들의 치료 유형별 만족도와 치료 평가', '비만환아에서 복약기간에 따른 비만탕의 치료효과 비교연구', '성장기 소아청소년들의 2차 성징에 따른 진맥시 맥박변화와 골연령, 역연령, 키, 체중 등의 상관성 연구', '키 성장에 있어서 한약치료의 적정연령과 성장인자에 대한 연구' 등이 있다. 또한 식욕부진·성장·비만·당뇨·다이어트 등을 위한 영양관리 시스템(2012년), 영유아 숙면을 위한 첩부요법 한방 약제, 야제고(2017년), 비·부비동염 치료를 위한 연고 도포용 면봉(약봉)(2017년) 등의 특허 및 상표 등록, 다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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