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하는 집안일, 아이를 가장 사람답게 키우는 일
아이와 함께 하는 집안일, 아이를 가장 사람답게 키우는 일
  • 칼럼니스트 이연주
  • 승인 2019.04.0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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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없는 행복한 몰입육아] 아이와 '퀄리티 타임' 보내는 법① 집안일 할 때 

“아이들에게 어떤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보여 주십니까?”

이런 질문을 하면 항상 나오는 답변이 있다. 내용은 이렇다.

“집안일 할 때, 식사 준비할 때, 식사할 때, 외식할 때 주로 보여줍니다.”

이 답변은 아이와 스마트폰에 대해 질문하면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는 답변이다. 

많은 부모가 ‘우리 아이가 어릴 땐 절대로 스마트폰을 보여주지 말아야지’라고 다짐한다. 그러나 조사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듯 밀린 집안일 때문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강의에 나가서 제일 많이 받는 질문도 "스마트폰을 안 주면 집안일은 어떻게 해요? 너무 힘들어요“ 였다.

◇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 어릴 때부터 집안일했다?

미국 하버드 의대의 한 교수가 456명의 11~16세 아이를 35년간 추적 조사했다. 11세 아이가 46세가 될 때까지 계속해서 연구조사를 했다.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인이 돼서 성공한 삶을 꾸린 아이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바로 어려서부터 ‘집안일’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집안일에 대한 또 다른 조사가 있다. 미국 미네소타 대학의 어떤 교수가 2002년에 한 조사다. 교수에 따르면 어릴 때부터 집안일을 해온 아이들은 통찰력, 책임감, 자신감이 높았다. 특히 3~4세에 집안일을 경험한 아이들은 10대 때 처음 집안일을 경험한 아이들보다 자립심과 책임감이 눈에 띄게 높았다고 한다.

또 스페인에서는 ‘아이들의 가사 참여는 훌륭한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한 덕목’이라며 아이들의 집안일 참여를 법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한다. 실제로 한 의원이 만 18세 이하 아이들의 가사 참여를 법제화하려고 했던 것이다.

학자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집안일의 장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집안일은 어린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살필 줄 아는 능력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공감, 배려심까지 배울 수 있는 집안일. 내가 아이에게 상류층이나 배운다는 승마나 체스는 알려주지 못해도, ‘집안일’ 정도야 알려줄 수 있지 않은가. 

언제부터인가 매일 집안일을 하는 아이들. ⓒ이연주
언제부터인가 매일 집안일을 하는 아이들. ⓒ이연주

내가 집안일을 할 때마다 나를 졸졸 따라 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이걸 놀이처럼 같이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아이들과 집안일을 함께 해봤다. 식탁에 수저 놓기, 반찬 받아서 식탁으로 옮겨놓기를 시작으로 식탁 닦기, 바닥 닦기, 빨래 널고 개는 것 까지 아이들은 이제 거의 모든 집안일에 조금씩 참여 한다. 

처음에는 집안일을 부탁하면서도 속으로는 잘 할 수 있을지 불안하고 지켜보기 급급했다. 그러나 3돌, 4돌이 지난 두 아이 모두 집안일에 능숙해졌다. 아이들이 나를 도와줄 때마다 나는 아이들이 더욱 사랑스럽다. 나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늘 부엌으로, 베란다로 달려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찌 사랑과 감사함을 느끼지 않겠는가. 그러니 아이들의 집안일 참여는 '엄마의 행복'이자 '행복한 육아'의 원동력이기도 하다. 

◇ 집안일 하는 아이는 '사소함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으로 큰다 

아이가 돌이 지났다면 빨래바구니에 양말 넣기부터 참여하게 해보라. 입었던 옷이나 양말을 빨래바구니에 넣게 하면 아이들은 그 일을 즐거운 놀이라고 인식할 것이다. 두 돌이 됐다면 행주로 식탁 닦기, 빨래건조대에 놓인 옷과 수건 걷어오기, 양말 널기, 쓰레기통에 쓰레기 넣기 등을 할 수 있다. 세 돌이 지나면 야채나 과일 씻기, 수저 놓기, 빨래 널기, 수건과 옷, 양말도 접을 수 있으며 서랍에 넣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서 부모가 잊어선 안 될 두 가지. 아이가 집안일을 도와줄 때마다 아이에게 꼭 감사함을 표현할 것. 그리고 아이가 한 집안일에 부모가 다시 손대지 말 것. 

아이가 한 일이 깔끔하지 않더라도 그대로 받아들이고 내버려 두어야 한다. 부모가 다시 손대는 순간 아이는 집안일을 하며 느낀 성취감과, 내가 부모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보람을 잃는다. 실제로 아이는 집안일을 하며 자신이 부모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에 성취감을 느낀다. 이 성취감은 자존감으로도 이어진다. 그리고 성장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집안일을 스스로 해나가며 자립심과 책임감도 키운다.

집안일을 하는 아이는 ‘집안일은 사소하지만 매일 해야 살아나갈 수 있는 행동’임을 알며 ‘사소함의 중요성’을 깨닫는다. 사소한 것을 하지 않고 이룰 수 있는 큰 일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사소한 반복 없이 ‘큰 일’ 하려는 사람은 불법을 저지르고, 노력이 아닌 운에 기대고, 돈으로 사소한 일을 해결하려는 나쁜 마음을 먹게 된다. 사소한 일 없이는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 집안일을 어릴때부터 경험한 아이는 자연스럽게 사소함의 중요성과 위대함을 몸으로 얻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아이에게 가장 주고 싶은 순간은 바로 집안일을 해야 할 때라는 것,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제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보자. 집안일을 할 때야 말로 우리 아이를 가장 반듯하게, 그리고 인간답게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낮은 빨래건조대를 하나 마련해서 아이가 스스로 빨래를 널고,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

딸기나 포도 같은 과일은 아이 스스로 씻을 수 있게 싱크대에 받침대를 가져다 놓자. 보기에 불편할지언정 쓰레기통은 거실에, 아이들의 눈에 확 띄는 곳에 놓자. 아이들이 조금만 크면 집안일을 할 때 정말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너무 어려서 사실 도움이 좀 덜 되더라도, 아이가 함께 집안일을 한다면 꼭 ‘고맙다’고 웃으며 인사해주자.

'퀄리티 타임(quality time)'은 퇴근 후 아이와 함께 보내는 귀중한 시간을 말합니다. 2편 식사준비를 할 때, 3편 식사를 할 때 퀄리티 타임 보내는 법으로 이어집니다.

*칼럼니스트 이연주는 18개월 차이 나는 6세 아들과 4세 딸을 키우는 엄마이자 「스마트폰 없는 똑똑한 육아」의 저자이다. 힙시트를 하고도 손에는 스마트폰, 유모차를 밀면서도 스마트폰, 놀이터에 와서도 스마트폰. 엄마들이 아이에게 집중하지 않자 화가 난 1인. 놀이처럼 육아도 집중해야 재미가 극에 달한다는 것을 말하고픈 마음에 글솜씨 없는 사람이 육아서까지 썼다. 스마트폰 없이 아이와 있는 시간에는 아이에게 푹 빠져보라는 것! 물론 힘들지만 스마트폰으로 도피하며 하는 육아보다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아이와 함께 엄마도 아빠도 성장하는 것이 진정한 육아라는 주장도 함께 펼치는 열혈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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