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의 상호 작용은 보육의 질 높이는 소통과 공감의 첫걸음”
“부모와의 상호 작용은 보육의 질 높이는 소통과 공감의 첫걸음”
  • 정리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9.04.0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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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수기공모전 당선작④] 서울시 마포구 꼬마또래어린이집 인정수 보육교사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와 베이비뉴스는 가정어린이집 보육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알아보고,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보육교사를 격려하기 위해 영아중심어린이집 보육수기 공모전을 진행했다. 보육수기 공모전에서 당선된 작품을 매월 1편씩 소개한다. 네 번째 소개작은 서울시 마포구 꼬마또래어린이집의 인정수 보육교사가 쓴 ‘부모와의 상호 작용은 보육의 질 높이는 소통과 공감의 첫걸음’이다.

저는 남자 보육교사입니다.

대부분의 보육교사가 여성인 보육현장에서 남자 보육교사의 위치나 역할은 평가절하 되고 있는 현실에서 벌써 2008년부터 10년째 교사의 역할을 수행해 내고 있습니다. 저는 2세반 담임교사입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이곳저곳에서 교사로서 업무를 본지가 올해로 꼭 20년이 됩니다. 천방지축 뛰고 제멋대로인 아이들이지만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워 머리라도 한번 쓰다듬으려하면 세상이 많이 변해서 참으로 많은 생각으로 마음을 접게 되는 것이 요즘의 어린이집 상황입니다.

교사로서의 인권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요즘, 지나치게 아동의 인권만을 생각하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으로 속마음이 내심 불편해있는 나날인 게 요즘 상황입니다. 2011년 모범보육교사로 표창도 받고 나름 훌륭한 교사라고 자부해 오고 있는 저이지만 세태가 변해 아이들과의 스킨십도, 일상적인 말들도 계산해서 해야 하는 상황은 영아반 보육교사로 현장에 있는 것 자체를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저의 마음속 번민과 광풍에 원장님께서 어느 날 이런 저의 마음을 읽으시고는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하는 교육에 참석해보라는 권고를 해주셨습니다. 평가인증에, 서울형에, 이런저런 교육에 참석하며 치여살다보니 ‘또 무슨 교육을 가야되나’ 하는 마음으로 솔직히 불만만 갖게 됐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집에서 반드시 받아야 하는 교육인가 싶기도 해서 교육명을 여쭤보니 아동학대 예방사업-보육교직원 집단상담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교육이었습니다. ‘그럼 그렇지 아동학대 예방 교육이로구나. 아동학대예방교육 지겹다.’ 이런 마음으로 우선은 알겠다고 하고 교육 내용을 여쭤보았습니다.

교육은 소그룹으로 진행하는 소집단교육이었습니다. 대그룹도 아니고 10명 이내의 교사들이 모여서 하는 소그룹 교육과 토론이라 떳떳하지 못할 것도 없지만 왠지 머뭇거리게 되는 남자 보육교사로서의 자격지심이랄까. 너무 내 존재가 드러나는 이 상황을 어쩔까 싶은 마음으로 원장님께 여쭤봤습니다. 도대체 이 교육의 취지는 뭐냐고. 그리고 제가 가서 어떤 종류의 말을 해야 하는 거냐고 말입니다. 원장님께서는 말씀하시더군요.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부분에 주목하라고. 선생님이 겪는 남자 보육교사로서의 고충과 애로사항을 후련하게 애기하고 올 절호의 찬스라며 그곳에서 얘기하고 위로받고 위안받으며 남자 교사로서 아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해야 할지 조언도 받고 사례발표들도 듣고 오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형식적인 이 교육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의례적인 교육이 될 텐데’ 별반 기대 없이 알았다고 말씀드리고 교육당일 정말로 기대 없이 센터를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떼었습니다. 집단 상담장에 들어섰을 때 교육장에 와 계시던 교사들 모두 저를 보고 약간 놀라시는 것 같았습니다. 뭐지? 하는 시선으로 모두들 의외라는 표정으로 또는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저를 보셨습니다. 순간 ‘아 괜히 왔구나’ 싶은 마음에 저도 모르게 위축이 됐습니다. 보육교직원의 직무스트레스를 예방하고 정신 건강을 관리하고 아동학대를 예방하자는 것이 이 교육의 취지라고 교육해주시는 강사님께서 말씀하시며 현장에서의 애로 사항을 우선 말씀해 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허심탄회하게 남자 보육교사로서 겪는 부모님들과의 관계, 혹시 몰라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의 우려, 그 안에서 겪는 스트레스 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한 번 말문이 트이니 그동안 억눌려왔던 많은 부분에서의 하소연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제 말씀을 경청해 주시던 모든 교사들과 강사선생님께서는 공감하는 마음과 연민의 마음으로 제 걱정과 스트레스를 귀담아 들어주셨고 저는 왠지 모르게 속이 후련함을 느꼈습니다. ‘아 진짜 잘 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교사들과 강사선생님께서 현장에서 겪는 저의 외로움과 스트레스에 경청하시면서 조언도 해주시면서 그 어디에서도 하지 못했던 얘기를 저는 실컷했고 동료 교사들이 진심으로 우려하고 걱정하는 많은 이야기와 현장에서 아이들과의 관계설정에서 실제 주의해야하는 많은 팁들도 얻어올 수 있었습니다.

아동학대 예방과 관련된 수많은 사례와 예방법을 교육받고 토론하면서 저는 힐링되고 치유되는 느낌을 받게 됐습니다. 짝꿍이 되었던 교사분과도 많은 얘기를 나누고 현장에서의 상황들과 실제 예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래서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었나보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교육을 마치고 날아갈 것 같은 마음으로 원에 돌아와서 원장님께 참으로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이런 교육과 상담이라면 100번도 가겠다고 자청도 했습니다.

늘 딱딱하다고 느꼈던 교육이 참 좋은 거라는 생각도 이번의 교육으로 가지게 됐습니다. 우리들의 이야기를 실컷하고 들어주는 분들이 계시고 함께 공감할 수 있으니 좋았던 것 같습니다. 역시 소동과 공감이라는 말은 모든 부분에서 통용이 되는 거라는 결론도 얻었습니다. 우리 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보육교직원들을 위한 많은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것도 그 이후 관심을 가지면서 알게 됐습니다. 힘들고 어려울 때 보육교직원 개인 고충 상담도 있으니 힘들 때 꼭 오시라는 말씀도 들어서 홈페이지 검색을 해보니 진짜 보육교직원 상담이 있었습니다.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두드리고 기회가 있을 때 참여하자. 꺼내기 어려운 것이라고 회피하고 피하기보다는 전문가가 모여있는 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자라고 말입니다.

생각의 변화가 삶의 이정표를 바꾸게 된다는 것을 인생을 살며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이번 교육이 정말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갈팡질팡 암울하게만 여겨졌던 남자보육교사로서의 방향성 정립에 큰 지침을 제공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보육교사가 자기 자신을 더 사랑해야한다는 강사 선생님의 말씀이 그 어느 때보다 크게 각인됐던 교육이었습니다. 그 후 저는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쭈뼛거리게 되고 뭔가 남자 보육교사이기에 당당하지 못했던 것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부모님들과 소통하기 시작한 것입니다.우선 아침 등원시간이 되면 우리반 어머님들께 나가 웃으며 인사하며 친구들과 손바닥 파이팅을 하며 활기찬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의 활동 시간엔 사진도 찍어 부모님들께 보내며 더욱 적극적인 교감과 친분을 쌓기에 노력했고 동화책을 읽어줄 때 바깥놀이를 나갈 때 밥을 먹이고 낮잠을 재울 때도 적극적이고 신나는 하루를 친구들과 보냈습니다.

신입원생 오티 때 남자 보육교사라는 타이틀로 인사를 나누며 어색해했던 부모님들과 훨씬 가깝고 친밀해진 관계가 점점 되면서 여자뿐인 보육현장에서 참 신기하게 보셨던 부모님들은 어느덧 어색하지도 서로가 쭈뼛하지도 않은 관계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부모님들의 부드럽고 신뢰하는 눈빛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모습의 저를 스스로 발견하게 해주었고 부모님들과 상담을 할 때나 열린어린이집을 할 때 더욱 자신감있고 떳떳한 교사로서의 자신감을 부여받게 됐습니다. 소통과 공감은 저 자신부터 달라지고 변화할 때 가능한 것이라는 것도 알았고 변화되는 제 모습은 자연스런 동기 부여와 함께 보육서비스의 질을 자연스럽게 높이게 됨을 깨달았습니다.

남자 보육교사. 아직은 낯설고 힘든 길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우리 친구들은 지나치게 여성화되는 보육 현장에서 남자 보육교사만이 채울 수 있는 매력으로 어필하는 날이 분명 오고 있다고 자신합니다. 친구들의 환한 웃음과 신나게 치는 손바닥 파이팅, 부모님들의 따뜻한 시선 속에 서로의 마음이 호환되는 상호 작용은 보육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소통과 공감의 첫걸음임을 오늘도 마음속에 새기며 나 자신을 파이팅해봅니다. 얼마 안 되는 보육현장의 남자 보육교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습니다. 변화는 나 자신부터 달라지고 변화할 때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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