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아이의 게임중독, 막을 수 있을까요?
7살 아이의 게임중독, 막을 수 있을까요?
  • 칼럼니스트 김영훈
  • 승인 2019.04.2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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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두뇌훈육] 게임중독의 뇌=마약중독의 뇌

Q. 7살 우리 아이, 하루 종일 컴퓨터에 매달려 게임만 합니다. 집에서 해야 할 정리정돈이나 자기 일도 뭐든지 엄마에게 해달라고 합니다. 게임을 할 때는 밥도 급하게 먹고 컴퓨터로 달려가며, 놀 때도 컴퓨터 내용을 주제로 놀이를 합니다. 더구나 컴퓨터를 못하게 하면 화를 내며 떼를 쓰기까지 합니다. 컴퓨터 게임을 못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7살 아이의 게임중독, 막을 수 있을까요? ⓒ베이비뉴스
7살 아이의 게임중독, 막을 수 있을까요? ⓒ베이비뉴스

A. 아이에게 컴퓨터를 못하게 했을 때 아이가 화를 내고 떼를 쓴다면 게임중독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부모는 최근 게임 때문에 아이를 혼내는 일이 늘었는지, 아이가 게임 용어를 부쩍 자주 사용하는지, 게임을 못하면 짜증이나 화를 내는지, 게임 때문에 다른 손해를 감수하는지, 게임 외에 다른 활동이나 놀이가 줄어들었는지, 정해진 게임 시간을 훌쩍 넘기는 일이 많아졌는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만약 이중 대부분에 해당된다면 아이와 게임중독 진단 검사를 받고 더 늦기 전에 빠져나오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이가 일찍 게임에 눈을 뜨게 되면, 게임이 아이에게 가장 좋아하는 놀이가 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끊어주지 않는다면 아이가 나이가 들어서도 지속되고, 아이의 뇌는 더욱 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게임을 찾게 된다. 실제로 게임중독인 아이들에게서 충동조절장애나 불안장애, 강박증, ADHD 등과 같은 증세의 빈도가 높게 나타난다.

게임중독을 예방하려면 가급적 게임 시간과 프로그램을 부모가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 매일 게임을 하는 것은 아이 두뇌에 게임의 시각적, 청각적 자극의 잔상을 지울 수 없다. 하루라도 게임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뇌가 될 수 있으며, 내성이 생기면 같은 만족감을 얻기 위해 점점 게임 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어쨰서 아이가 게임에 몰입하게 되었는가 생각해보자. 아이가 컴퓨터 게임의 가상 세계에 빠져 있다면 그것은 일종의 현실 도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을 통하여 자신을 괴롭히는 현실로부터 도피할 수 있으며 일상의 지루함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때 부모의 양육태도가 중요하다. 아이가 무엇을 하든지 무관심한 부모가 있는 반면,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잔소리하며 아이에게 군림하는 부모도 있다. 부모가 무관심하면 아이는 통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부모가 강압적이면 아이는 회피하고 싶어서 자꾸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다. 아이가 안정적이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양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게임중독 아이의 뇌는 마약중독자의 뇌처럼 변한다 

연구에 의하면 게임중독에 빠진 아이의 뇌는 마약중독에 빠진 것처럼 변한다고 한다. 게임에 중독된 아이의 뇌는 인지 능력이나 감정조절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한 게임중독이 온 아이들은 폭력적으로 변하고 심한 경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컴퓨터 게임은 아이의 뇌에 있는 보상중추에 변화를 가져온다. 보상중추는 뇌에서 쾌락을 요구하는 부위로, 흔히 마약중독에 빠졌을 때 커진다. 연구에 의하면 평균치인 주당 9시간보다 컴퓨터 게임을 더 많이 한 아이의 뇌 보상중추는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훨씬 커져 있었다.

컴퓨터 게임은 전두엽 발달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연구에 의하면 일주일에 평균 15시간 동안 1인용 슈팅 게임을 하면 전두엽 활성도가 게임을 하지 않은 아이들보다 떨어진다.

중전두엽은 공포나 공격성을 조절하는 부위다. 컴퓨터 게임은 아이의 공포와 공격성 조절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컴퓨터 게임 중독에 빠지면 안와전두피질 기능의 이상으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나 충동성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뇌과학적으로 컴퓨터게임을 할 때 나오는 뇌파는 베타파나 그 이상의 빠른 파로, 집중력을 향상시키기보다는 뇌에 피로를 가져온다. 컴퓨터 게임을 할 때 전두엽의 활성도는 독서를 할 때보다 상당히 미미하다. 컴퓨터 게임은 즉각적인 자극과 반응을 필요로 하는 시청각 자극을 주기 때문에 후두엽의 시각 중추와 측두엽의 청각 중추를 강하게 자극하지만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주도하는 전두엽에는 거의 자극을 주지 않는다.

게임중독으로 손상되는 뇌. ⓒ김영훈
게임중독으로 손상되는 뇌. ⓒ김영훈

◇ 양육지침

▲컴퓨터는 아이들 정서나 지능발달에 도움 안된다

다른 아이들은 모두 컴퓨터를 사용할 줄 아는데, 우리 아이만 늦을까봐 조바심 가질 수 있는데 그럴 필요 없다. 컴퓨터는 아이들 정서나 지능발달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게임에 빠져있는 아이는 오히려 다양한 사물과 현상을 탐색할 기회를 놓칠 수 있고, 사회성 발달에도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후쯤 아이가 원할 경우 인터넷 사용을 허락하는 것이 좋으며, 아이가 적극적으로 원하지 않는다면 더 늦춰도 괜찮다.

▲게임시간에 대한 규칙을 아이와 정하라

게임시간을 얼마나 허용할 것인지, 이것을 어기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규칙을 아이와 함께 정해라. 게임은 중독성이 높아 적은 시간이라도 매일 하게 되면 습관이 되기 쉬우므로, 하루에 30분씩 매일 하는 것보다는 일주일에 3번, 1시간 정도로 제한하고 점차 시간을 줄여나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약속한 시간이 되면 아이가 스스로 컴퓨터를 끄도록 하며, 컴퓨터를 꺼야 할 시간에 타이머를 울리도록 하여 부모도 알 수 있도록 하자.

▲약속을 지키지 않았을 때 페널티를 정하라

페널티도 아이와 함께 상의해서 정하자. 서로 의논해서 정한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에는 예외 없이 약속한 페널티를 적용한다. 약속한 시간 외에 게임을 한다면, 게임시간을 줄인다든지 일주일 동안 게임을 못하게 한다든지 하는 식의 정해진 규칙대로 시행을 한다.

▲컴퓨터 게임 사용 시간은 단계적으로 줄여라

아이에게 강압적으로 인터넷을 못하게 하면 충동성이나 공격성을 다른 방식으로 표출할 가능성이 크다. 1주일에 10분 정도씩 천천히 단계적으로 사용시간을 줄이게 해야 한다. 부모가 사용량을 직접 체크할 수 없으면 아이의 동의를 얻어 매일 일정시간 이상 컴퓨터 사용을 제한하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부모의 기분에 따라 허용하지 마라

육아에 지쳐 휴식시간을 벌려고 아이에게 컴퓨터를 맘껏 하게 하거나 시간제한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모의 기분에 따라 컴퓨터 게임을 하게 하거나 금지하는 것도 안 된다. 아이 스스로 컴퓨터 게임을 자제하는 자기조절력이 떨어진다. 정한 규칙대로 일관성 있게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컴퓨터게임으로 인하여 놓친 것에 대한 목록을 만들게 하라

부모는 하루가 24시간으로 한정돼 있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알려준 뒤 컴퓨터게임을 하느라 놓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목록을 작성하게 하자. 그 뒤 목록에 포함된 내용과 인터넷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 아이에게 점수를 매기도록 해서 아이 스스로 컴퓨터게임에서 벗어나게 유도하라.

▲컴퓨터는 거실에 두자

컴퓨터가 아이 방에 있으면 부모는 아이가 컴퓨터로 무엇을 하는지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 아이가 컴퓨터 게임에 빠져들기 쉬운 여건이다. 그러므로 컴퓨터는 거실과 같은 노출된 공간에 두고 이용하게 한다. 컴퓨터를 아이 방 대신 부모가 볼 수 있는 거실에 두는 등 인터넷 충동을 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좋다.

▲몸을 움직이는 시간을 늘리자

적절한 운동으로 땀을 흘리면 컴퓨터 게임의 유혹을 물리치기 쉽다. 굳이 운동이 아니더라도 맘껏 뛰어놀게 해도 좋다. 특히 친구끼리, 가족끼리 그룹으로 하는 운동은 아이를 컴퓨터에서 빠져 나오게 하는 방법으로 더없이 바람직하다.

▲대체할 즐거움을 찾자

컴퓨터 게임에서 벗어나게 하려면 다른 놀 거리를 찾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대체할 만한 활동을 마련해두지 않고 컴퓨터 게임 시간을 단축해버리면 오히려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친구와 노는 시간을 늘린다거나 보드게임이나 윷놀이 등, 가족끼리 할 수 있는 게임이 좋다. 박물관이나 미술관, 공연장, 주말농장, 체험학습장 등 정서를 풍요롭게 하면서도 안정시킬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하자.

▲정서적 만족감을 충족시킬 것 

대개 아이들은 부모의 관심이 멀어지거나, 정서적 만족감을 얻을 만한 대상이 없을 때 컴퓨터 게임에 빠져든다. 이런 경우 최근 부모가 바빠지거나 부부 사이의 문제로 아이에게 소홀했는지, 아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것은 아닌지, 학원이나 공부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릴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본다. 특히 요즘은 맞벌이 부모나 외동아이가 많기 때문에 특히 눈여겨보아야 한다.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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