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다소 '위험한' 신체활동을 허하라
아이에게 다소 '위험한' 신체활동을 허하라
  • 칼럼니스트 주혜영
  • 승인 2019.04.1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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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지키는 유아권리] 밖에서 땀 흘리고 노는 것도 '유아권리'

조잘조잘 말은 잘 하는데, 신체활동이 민첩하지 못하고, 느리고, 뒤뚱거리며 걷거나 자기 신발도 스스로 신지 못하는 등 자조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등 신체와 인지, 언어발달이 부조화스러운 아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신체적 활동능력이나 자조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일지라도 언어적 표현이 뛰어나거나 기억력이 좋으면 똑똑한 아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는 인간의 심리와 사고가 신체를 지배하는 것으로 보는 경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고도의 정신 수양과 풍부한 지식 중심의 뇌의 작동을 중요시 하며, 몸은 그저 하나의 정신을 담은 껍데기라고 여기는 것은 이러한 사고의 전제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인간의 사고가 신체를 통제하는 것 뿐 아니라 신체 움직임과 활동이 인간의 사고를 통제할 수도 있는 상호작용적인 관계이다. 최근에는 신체움직임은 운동기능의 발달을 촉구하는 것 뿐 아니라 인간의 심리적인 영역의 발달까지 이끌어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모 반듯한 실내 환경보다는 자연물이 많은 실외가 아이들의 움직임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간이다. ⓒ베이비뉴스
네모 반듯한 실내 환경보다는 자연물이 많은 실외가 아이들의 움직임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간이다. ⓒ베이비뉴스

◇ 유아는 움직이며 발달한다

인간은 움직임을 통해서 사물을 인식하고 자신의 신체감각을 조절하면서 지각하기 시작한다. 갓난아이는 자신이 본 것을 인식하면 만지기 위해 손을 뻗고, 입에 넣어보고, 기어가 만져보면서 자신이 지각한 것의 실체를 알아가기 시작한다. 

유아가 다양한 움직임을 경험하는 가운데 신체에 대한 지각, 공간에 대한 사용능력, 방향개념에 대한 지각, 움직일 때 작용하는 시간지각, 그리고 근 신경을 조절할 수 있는 무게지각에 대한 개념들을 알아가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형태로 움직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신체의 건강한 발달뿐만 아니라 뇌의 발달, 인지능력과 지각능력의 발달을 촉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과 같다. 유년기와 초기아동기 동안 90%의 학습이 움직임 탐구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다. 

◇ 제한된 신체활동은 유아의 문제행동을 유발한다 

실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현대사회의 구조에서 신체활동의 제한은 유아의 신체발달과 심리 및 정서 발달의 불균형을 가져오며, 이것은 때로 유아들에게 문제행동을 유발하기도 한다.

유아에게 다양한 신체활동 할 기회가 부족해지면 몸과 마음의 부조화 상태가 된다. 어떤 이들은 이것이 감각손실, 발달지연 또는 인간의 여러 가지 기능 중 어떤 부분이 방해받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부적응, 과잉행동, 산만함, 폭력성, 소심함, 겁 많음, 애착 및 식욕 문제 등 현대사회에서 볼 수 있는 유아들의 다양한 문제행동도 충분한 신체활동을 통해 극복되고 완화될 수 있다. 움직임이 적어지는 현대사회에서 유아들에게 의도적으로 다양한 움직임의 기회를 주는 것은 매우 필요한 일이다.

▲'네모 반듯' 규격화된 공간은 아이들에게 신체적 도전을 주지 않는다

네모 반듯하게 규격화 된 실내 공간은 유아의 움직임에 도전할 여지를 주지 않는 환경이다. 몸을 숙여 기어 들어가야 하는 입구나 울통불퉁한 바닥, 경사로 등이 있는 환경이 유아들에게 신체적으로 자극을 줄 수 있는 공간이다.

마당 한 가운데의 돌멩이, 고개를 숙여서 장애물을 피해야 하는 길, 걸어갈 때 신경 써서 건너 다녀야 하는 장애물, 평평하지 않은 바닥을 디딜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런 기회가 없는 규격화된 놀이터나 네모 반듯한 실내 환경보다는 자연물이 많은 실외가 아이들의 움직임을 자극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매일 하루 2시간 이상 신체활동이 보장되어야 한다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유아동의 신체활동 시간은 매우 적다. 유아의 신체활동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반복적으로 최소 2시간 이상 허용되어야 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신체활동하는 것보다 학습이나 얌전히 앉아서 무엇인가 인지적 과제를 해야 한다는 것에 더 치중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갔다 온 이후 시간에 추가적으로 바깥활동이 더 제공되어야 한다.

▲햇볕을 쬐면서, 땀 흘리며 신체활동 할 수 있어야 한다

햇볕은 치유의 효과가 있으며 몸을 건강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자외선에 대한 너무 강한 거부감이 유아들의 신체활동을 방해하기도 한다. 유아들은 매일 햇볕을 쬐며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땀 흘릴 만큼 몸을 움직이면 아이들은 땀 흘린 만큼 건강해지고 자신의 신체한계를 예측하며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균형감각, 민첩성, 순발력, 협응력, 지구력, 근력 등 신체의 모든 요소를 경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외나무다리나 징검다리를 건너기, 빠른 속도로 뛰기, 기어 오르기, 매달리기, 던진 공 잡기, 점프하기, 무거운 것 들어올리기 등의 활동을 통해 신체협응과 근력, 민첩성, 순발력 등의 기능이 발달한다. 이러한 지각운동기능의 발달은 뇌의 발달을 자극한다.

▲유아들에게 가장 적절한 과제는 현재 수준보다 약간 어려운 수준이 가장 적합하다

유아의 수준보다 너무 어려운 과제는 쉽게 포기하게 되며, 너무 쉬운 단계는 아이들의 도전 의욕과 흥미를 유발하지 않는다. 운동발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약간 도전해 볼만한 과제에 흥미를 느끼며 그것을 성취했을 때 자신감을 얻는다.

아이들은 이를 통해 마음과 신체가 발달한다. 약간 어려워 보이는 비탈길, 혼자 들기에 약간 부담스러운 물건 나르기, 주의를 집중하지 않으면 떨어질 수 있는 외나무다리 건너기 등의 활동은 아이들에게 도전의식을 제공해준다. 이러한 다양한 움직임을 허용할 때 도전의식이 발동하며 성취를 통해 자신감도 길러진다.

*칼럼니스트 주혜영은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어린이집에서 본인의 교육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동인권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어린이집 운영 이후 숲생태유아교육과 유아교수방법 등으로 전공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아동발달심리연구회 창립멤버로서 12년째 연구모임을 통해, 교육현장의 사례를 발표하고 연구회에서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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