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알이'에 적극적으로 리액션해야 하는 이유
'옹알이'에 적극적으로 리액션해야 하는 이유
  • 칼럼니스트 정효진
  • 승인 2019.04.2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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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육아법] 부모의 '옹알이 리액션'이 아이의 평생 어휘력을 결정합니다

몇 년 전 해외에서 한국의 전통 육아법인 ‘포대기’가 유행했다. 포대기란 어린아이를 덮어 주거나 업을 때 쓰는 작은 이불을 뜻한다. 요즘에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과거에는 아이를 등에 업고 포대기를 두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서양 엄마들 사이에서 포대기 유아법이 각광받은 이유는 아이가 포대기에 업혀 엄마와 함께 보고, 듣고, 말하며 세상을 배울 수 있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미국의 의학저널 '소아과학'에 실린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포대기에 싸인 아이가 울거나 칭얼거리는 비율은 유모차에 탄 아기보다 무려 43% 정도 더 낮게 나타나 포대기의 위력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아이의 언어발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옹알이를 할 때 부모가 알맞은 반응을 해주면 정서적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아이가 의사소통의 방법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옹알이는 세상 모든 아기들의 만국 공통어다. 덴마크의 언어학자인 에스페르센은 '옹알이란 아직 말을 잘 못하는 아이가 조음기관을 이용해 낼 수 있는 소리를 연습하는 과정'이라고 정의했다.

아이는 보통 생후 2개월 무렵 처음 옹알이를 시작하는데, 옹알이로 소리의 변화를 배우고, 혀나 입술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연습을 해나간다. 이때 부모가 반응을 잘해주면 아이는 다양한 소리를 듣고 모방할 기회를 많이 가진다. '듣고 따라 하기'는 상호작용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옹알이를 할 때 부모가 알맞은 반응을 해주면 정서적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아이가 의사소통의 방법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베이비뉴스
아이가 옹알이를 할 때 부모가 알맞은 반응을 해주면 정서적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아이가 의사소통의 방법도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베이비뉴스

만약 24개월 이전에 부모가 아이의 옹알이에 제대로 반응해 주지 않으면 감정을 관장하는 두뇌 시스템이 왜곡되어 아이에게 애착 장애가 올 수 있고, 성격이 까다로워 질 수 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의 정서적 안정을 도울 수 있도록 옹알이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정서적 상호 작용을 해야 한다.

아이의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된다며 평소에 텔레비전 소리를 들려주는 부모들도 있다. 그러나 이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아이는 텔레비전 소리가 너무 빠르다고 느낀다. 그 소리의 속도를 늦출 방법도 없다.

그에 반해 아이와 직접 대변하는 부모는 자연스럽게 말하는 방식을 바꾸고 조절할 수 있다. 만 2세 이하 아이의 두뇌는 아직 미숙하다. 두뇌 뉴런 연결망이 최적의 상태로 발달하려면 텔레비전이 아니라 부모와 자녀가 서로 접촉하며 자극을 받아야 한다.

옹알이에 잘 반응해 주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아이가 의미 없는 말,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하더라도 그대로 따라 해 주면 아기는 굉장히 좋아하고 말의 즐거움을 준다.

그래서 아이가 뜻이 없는 소리를 하더라도, ‘어~바바바~’라고 옹알이를 하면 ‘그랬어? 배가 많이 고파? 맘마! 맘마 줄까?’라고 적극적인 반응을 해준다. 이왕이면 다양한 표정으로 표현하면서 의성어, 의태어를 많이 사용하면 아이의 주의를 쉽게 끌 수 있다.

패런티즈(parentese) 화법이라는 것도 있다. 패런티즈란, 아기와 대화할 때 높은 톤으로 천천히 단어를 길게 늘여 말하는 것을 말한다. 아기에게 말을 걸 때 목소리 톤을 높이고 모음을 더 길게 끌며 리듬감 있게 큰 소리로 천천히 말을 하면 메시지의 의도가 명확하게 전달되고, 아기는 엄마의 말을 더욱 귀담아듣게 된다.

예를 들면, 엄마를 ‘어~엄 마~아’, 아빠를 ‘아~빠~’라고 말하는 식이다. 패런티즈는 일상생활에서 그림책을 읽어줄 때도 매우 효과적이다. 3세 이전 아이라면 패런티즈로 ‘커~어다란~ 소시지가 바닥에 떨어졌네!’, ‘아~주 자그마한 개미가 살았대요!’라는 식으로 동화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책에 집중하고 아이의 언어 발달에 큰 도움이 된다.

이밖에도 운율이 있는 전래 동요나 노래를 들려주고 엄마가 함께 불러주면 아기는 말에 흥미를 가지게 된다.

옹알이를 시작한 이후 얼마나 많은 대화를 들었느냐가 아이의 어휘력을 결정한다. 옹알이를 자극하는 데에는 부모의 목소리만큼 좋은 것이 없다. 아이가 포대기 안에서 부모와 함께 보고 듣고 말하며 세상을 배워나가듯, 아이와 눈을 마주치며 따라 하거나 대답해주면서 서로간의 상호작용을 늘려가며 옹알이에 반응해보자.

*칼럼니스트 정효진은 KBS, MBC 등 방송국에서 10여 년 동안 MC 및 리포터로 활동하다 현재는 대구가톨릭대학교 글쓰기말하기센터 연구교수로 일 하고 있다. 서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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