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세상 단 하나뿐인 노래 만들어 불러주기
아이에게 세상 단 하나뿐인 노래 만들어 불러주기
  • 칼럼니스트 권정인
  • 승인 2019.04.30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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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치료사 엄마가 들려주는 쿵짝쿵짝 육아 일상] 열두 띠 열두 노래

봉이가 어느 날 부턴가 자기는 무슨 띠고, 엄마, 아빠, 방이는 무슨 띠인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나는 봉이는 뱀띠, 방이는 말띠, 엄마는 용띠, 아빠는 호랑이띠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그랬더니 녀석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기는 뱀띠 말고 다른 띠가 하고 싶다고 말했다.

띠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해 주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설명이 복잡할 것 같았다. 우선 왜 봉이에게 왜 띠가 궁금한지, 뱀띠가 아닌 다른 띠를 하고 싶은지 물었다.

봉이의 말에 따르면, 어느 날 봉이는 유치원 한자 시간에 띠와 관련한 한자 동화를 봤다. 그리고 요즘 봉이가 관심 갖고 보는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이 모두 띠와 관련돼있었다. 때문에 봉이는 띠에 대한 궁금증을 갖게된 것이다.

봉이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우와, 이거 재미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며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어느 날 봉이가 '띠'에 관심 갖기 시작했다. ⓒ베이비뉴스
어느 날 봉이가 '띠'에 관심 갖기 시작했다. ⓒ베이비뉴스

◇ 우리 가족 열두 띠 알아보기

일단 봉이와 우리 가족 모두의 띠를 함께 알아보기로 했다. 양가 할머니, 할아버지를 비롯해 이모, 외삼촌, 큰아빠, 사촌 형과 누나들 모두의 띠를 확인해보다 봉이는 깜짝 놀랐다.

“엄마, 이모랑 큰엄마랑 띠가 같아요! 왜 형아는 엄청 큰데 써니꼬꼬(닭띠)에요?”

띠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열두 띠 관련 동화책을 펼쳐 열두 동물이 선택된 이야기를 들려주고 열두 띠가 순서대로 반복되는 것을 알려주었다. 봉이는 아직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봉이는 뱀띠보다 원숭이 캐릭터가 더 마음에 들었지만 본인이 태어난 해는 뱀의 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때부터 뱀이 가진 멋진 점들을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뱀은 다리가 없이도 빨리 움직일 수 있다는 것, 강력한 독을 가지고 있고, 어떤 뱀은 엄청 커서 커다란 동물을 잡아먹을 수도 있다는 것 등을 내게 이야기해줬다. 봉이는 가족모임에서 가족과 띠를 연결해 이야기를 나누며 친밀감을 느끼고, 가족과 대화하는 즐거움도 느꼈다. 

◇ 열두 띠를 노래로 만나다

봉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에서는 각 캐릭터를 단편적으로 표현한 노래가 나온다. 봉이와 방이는 이 노래를 무척 좋아하며 자주 따라불렀다. 나는 이 방안에서 착안해 띠로 노래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보통은 기존의 노래에 가사만 바꿔 표현하기 마련인데, 아이들이 많이 아는 동요는 기존 가사가 오히려 방해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리듬을 선택했다. 우선은 멜로디를 붙이기 전에 리듬으로 가사를 표현해 보는 것이다. 리듬은 음악에서도 가장 역동적이고, 접근하기 쉬운 요소다. 음악에 자신 없는 엄마, 아빠도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음직하다. 리듬으로 가사를 표현하는 방법은 이렇다.

▲해당 띠와 관련된 의성어, 의태어를 넣어 표현해보기

▲해당 띠와 가족 또는 친구를 연결하고 특징(또는 희망사항)을 넣어 표현해보기

▲세 번째로 멜로디를 넣을 수 있다면(아주 단순해도 좋다) 추가해서 노래로 표현해보기

봉이와 함께 만든 노래 하나를 소개해 볼까 한다.

“스륵 스륵 스르륵 / 나는 나는 황금 뱀띠”

“황금 뱀띠 봉이는 / 뱀처럼 빠르지/ 날카로운 공격 / 슈퍼 파워 무적 파워”

아주 단순하지만 봉이는 무척 좋아하며 내가 만들어 준 노래를 불렀다. 나중에는 다양하게 가사를 바꿔 부르기도 했다.

◇ 세상 단 하나뿐인 노래를 불러주세요  

요즘에는 책을 멋지게 읽어주는 스마트펜, 미디어의 구연동화 프로그램과 애니메이션 등 아이들을 즐겁게 만드는 다양한 매체들이 많다. 하지만 아이들은 엄마 아빠의 무릎에 앉아 책을 읽을 때, 잠자리에서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들을 때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매체에는 시각, 청각을 새롭게 자극하는 요소들은 많다. 그러나 엄마 아빠의 체온을 느낄 수는 없다. 엄마 아빠의 목소리가 성우처럼 멋지진 않지만, 익숙하고 편안한 부모의 목소리가 아이에게 오히려 더 큰 공감과 안정감을 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가 아이들을 만나기 전, 배를 만지며 뱃 속 아이에게 들려주던 목소리로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아이들과 조금만 더 많이 이야기 나누고 노래 부른다면 이보다 더 좋은 정서교육은 없을 것이라고 감히 이야기 하고 싶다. 이 세상 단 하나 뿐인 우리 아이와 엄마와 아빠가 만든 단 하나뿐인 노래와 이야기를 함께 불러보면 어떨까?

*칼럼니스트 권정인은 학부는 식품공학을 전공했으나 석사는 법학과 음악치료학을, 그리고 현재는 운동생리학 박사과정 중인 인문, 자연, 예체능을 의도치 않게 두루 경험하게 된 현직 음악치료사입니다. 6세와 7세 연년생 남매를 양육하며 일어나는 일상의 에피소드들을 엄마이자 음악치료사로의 관점으로 바라보며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서로는 「리듬게임핸드북」(도서출판 파란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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