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너무 많이 준 것이 문제인가요?
사랑을 너무 많이 준 것이 문제인가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9.04.30 09: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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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초등학교 1학년의 분리불안

Q. 저는 8세 남아를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아들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아침에 학교 가는 것을 너무 힘들어해서 지옥과 같은 3월을 보냈습니다. 유치원 때까지는 특별한 문제가 없었는데 왜 그러는 걸까요?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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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의 심리적인 상태는 분리불안입니다

미국정신건강의학협회에서 편찬한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Disorders : DSM)을 참고하여 정신상태를 체크할 수 있으며, 전문가에게는 진단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DSM-V에 정의된 분리불안은 집, 부모, 혹은 다른 애착 대상으로부터 분리될 때 보이는 극단적인 불안과 공황을 주요 특징으로 하는 장애입니다. 

진단 체크리스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애착 대상으로부터 분리되었을 때 발달적으로 부적절하고 과도한 두려움이나 불안을 보인다. 

▲과도한 불안은 다음 세 가지 이상을 나타낼 때 진단이 된다.

- 반복적인 분리와 관련된 과도한 흥분

- 반복적으로 상실에 대해 걱정함

- 반복적으로 분리가 유발되는 상황을 두려워 함

- 반복적으로 집에서 나가는 것을 거부함

- 반복적으로 떨어져 자는 것을 거부함

- 반복적으로 분리와 관련된 악몽을 꿈

- 반복적으로 분리로 유발되는 신체적 증상을 보임

▲개별 증상은 아동의 경우 최소 4주 이상 지속되어야 하며 성인은 최소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분리에 어려움이 있다면 변화된 환경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인지 혹은 진단 가능성이 있는지 구분하여 체크해보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 부모의 불안을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분리에 어려움이 있는 아이는 과잉보호와 과잉 사랑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잉 돌봄은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지시와 통제가 과도하게 작용할 수 있는데, 부모의 입장에서는 ‘위험하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 올바르니까, 혹은 이렇게 하는 것이 충분히 돌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상대를 통제하고자 하는 마음의 근원은 무엇일까요?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불안하고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랑과 돌봄이라는 이유로 통제하고 과도하게 돌보게 된다는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분리불안은 아이가 불안해서 분리가 안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부모의 불안이 아이가 분리되는 걸 힘들어 하는 것은 아닌지, 부모의 불안이 아이와 과도하게 밀착하고 연합되게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 어떻게 하면 아이를 건강하게 사랑할 수 있을까요?

다음의 내용을 체크해 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권위 있는 부모인가 : 부모의 권위가 바로 서야 위계질서가 잡힙니다.

▲나는 아이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있는가 : 아이는 독립된 존재라는 인식을 바로 하고, 특별히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잘못된 판단을 하더라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해줍니다.

▲나는 일관성이 있는 부모인가 : 상황에 따라 부모의 태도가 바뀐다면 아이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불안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원칙이 있어야 상황에 따라 변화될 수 있는 내용의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잘 지켜지지 않더라도 가정의 원칙과 규칙이 명확하게 있어야 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아이로 하여금 약속과 규범은 지켜야 한다는 것을 배워가게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제한과 규제를 적절하게 하는가 : 아이를 건강하게 사랑한다는 것은 제한과 규제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아이에게 제한 없는 무한한 사랑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데, 그럴 경우 지나치게 부모에게 의존하거나 버릇없는 막무가내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 아이가 세상 속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응원해주세요!

헝가리 출신 의사이자 정신분석가인 마가렛 말러는 인간의 성숙을 세 단계로 나눴는데, 그 중 세 번째가 분리 개별화입니다. 생후 6개월 무렵 시작해서 3~4세까지 진행되고, 유아가 어머니와의 공생관계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개체성을 확립해 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분리에 어려움이 있다면 4세까지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학교에 적응하고 문제가 해결되어도 본질적인 심리적 분화와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간혹 성인 분리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아이의 심리적 경계와 분리가 이루어지면 아이는 세상을 안전하다고 믿게 되고, 부모로부터 분리되어 세상을 향한 탐색을 시작하게 됩니다. 아이가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내용을 견뎌주는 것이 중요하며, 부모가 든든하게 견뎌줄수록 아이의 자아 강도는 단단해지게 된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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