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훈육에 실패한 당신, ‘마음’부터 보세요
오늘도 훈육에 실패한 당신, ‘마음’부터 보세요
  • 최규화 기자
  • 승인 2019.05.09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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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19 영유아 부모 특별강좌①] 이임숙 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19 영유아 부모 특별강좌’ 첫 번째 시간은 이임숙 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의 강의로 마련됐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19 영유아 부모 특별강좌’ 첫 번째 시간은 이임숙 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의 강의로 마련됐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여러분 똑바로 앉으세요! 강의 끝나기 전에 절대 일어나지 마세요! 강의 중에 딴짓 하지 마세요! 당신이 제대로 못하니까 친구들이 당신을 싫어하잖아요!’ 자, 이런 말을 들으면 제가 어떤 사람으로 보이세요? 이거 우리가 아이들한테 하는 말이잖아요. 그때 아이한테 엄마 아빠가 어떻게 느껴지겠어요?”

‘역지사지’를 직접 겪어보게 하는 강사의 질문에 현장은 순간 무거운 침묵으로 가득 찼다.

8일 오전 서울 한강로1가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의실에서 열린 ‘2019 영유아 부모 특별강좌’ 첫 번째 시간. 강사는 「엄마의 말공부」 등의 저서로 잘 알려진 아동심리전문가, 이임숙 맑은숲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이었다. 현장에는 20여 명이 자리해 강의를 경청했다. 아기띠에 아기를 안고 온 엄마도 있었다.

강의 주제는 ‘따뜻하고 단단한 훈육’. 이 소장은 실패하는 훈육에 대한 이야기로 강의를 시작했다. 훈육을 실패하게 만드는 부모의 말. 비난, 비교, 명령 같은 말들이 바로 그것이다. 이 소장은 “비난은 문제의 책임을 아이에게 지우면서 감정적인 메시지를 전함으로써 의사소통과 관계형성에 방해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비교의 말은 “타인과 비교를 당한 아이는 열등감을 느끼게 되고 자신을 인정해주지 않는 부모님에게 원망, 분노, 반항심을 느끼게 된다”는 이유 때문에, 명령의 말은 “모든 일을 부모의 통제하에 둠으로써 자녀에게 공포감, 반항적인 행동을 유발시킨다”는 이유 때문에 훈육을 실패로 몰고 간다고 설명했다.

소리 지르기나 체벌이 실패하는 훈육의 원인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부모의 큰 목소리는 “아이에게 공포감을 느끼게 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만든다”는 것이 이 소장의 설명이다. 또 체벌에 대해서는 “아이를 때리면 흥분된 감정이 전이돼 아이가 상처를 받고 폭력이 대물림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옛날에는 체벌과 엄격한 훈육이 보편적이었습니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 부모한테 고마워할 거다’라는 잘못된 신화가 있었어요. 지금은 아니에요. 상처가 고스란히 남습니다. 심리상담을 받으러 저를 찾아오는 아이들의 연령이 점점 더 낮아져요. 걔들은 태어날 때부터 그랬나요? 아니에요. 육아 방식의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실패하는 훈육을 성공하는 훈육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소장은 부모들이 생각하는 훈육에는 “무섭고, 단호하게, 아주 따끔하게 혼을 낸다는 의미가 깔려 있다”며, 훈육의 개념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로 “엄격하고 단호한 훈육”을 “따뜻하고 단단한 훈육”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에는 20여 명이 자리해 강의를 경청했다. 아기띠에 아기를 안고 온 엄마도 있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현장에는 20여 명이 자리해 강의를 경청했다. 아기띠에 아기를 안고 온 엄마도 있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엄격하고 단호한 훈육”을 “따뜻하고 단단한 훈육”으로

훈육의 제1원칙인 ‘따뜻한 훈육’. 이 소장은 엄격하고 단호한 훈육이 사실은 “차갑고 냉정한 훈육, 무서움과 두려움을 심어주는 훈육이었다”고 꼬집으며, “나는 어떻게 변화해왔나 살펴보면 나를 감동시킨 그 따뜻한 사람을 위해 나는 변화해왔다, 사람은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훈육에서 엄마 아빠의 정서적 태도는 훈육 내용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엄마 아빠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틀린 내용이 뭐가 있겠는가? 하지만 훈육의 태도가 따뜻하지 못하면 아이는 전혀 배울 수가 없다. 훈육이 성공하는 이유는 아이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강의자료 가운데) 

훈육의 제2원칙은 ‘단단한 훈육’. 단단함은 단호함과는 다르다. ‘과단성 있고 엄격한’ 것이 단호함이라면, 단단함은 ‘흔들림 없이 강한’ 것을 말한다. 이 소장은 “아이에게 꼭 가르쳐야 할 것들은 단단하게 가르쳐야 한다”며, “아이가 아무리 울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해도 단단하게 버텨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이 말하는 진짜 훈육이란 ‘자녀에게 올바른 행동을 가르치는 것’. 화내거나 혼내거나 벌만 주는 것은 훈육이 아니다. 이 소장은 “원하는 결과를 절대 얻을 수 없는 방식을 반복해온 것”이라 지적했다. 진짜 훈육은 1단계로 자녀를 심리적으로 안정시키고(따뜻하게), 2단계로 도덕적으로 성숙시키는 것(단단하게)이다.

이 소장은 ‘예방훈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이의 감정이 쌓여서 터지기 전에 ‘신호’를 보내게 하는 것. 이를테면 훈육할 때 쓰는 ‘생각하는 의자’를 ‘평화의자’로 바꾸고, “네가 기분이 나빠져서 울거나 화를 내기 전에 이 의자에 앉아서 엄마 아빠를 부르면, 엄마 아빠가 와서 네 마음을 알아줄게”라고 약속하는 거다.

이 소장은 “우리는 자기 표현을 잘 배우지 못했다”며, “참고 삭이는 게 좋은 거라고 배웠기 때문에 감정이 차올라 폭발하기 전에 표현하는 신호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렇게 신호를 받고 물어봐주는 방법은 부모-자녀 사이뿐만 아니라 부부 사이에도 갈등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예방훈육에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긍정의 언어 먼저 말하기 ▲꼭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말하기 ▲아이 편에서 함께 준비하기.

긍정의 언어는 아이의 성공 경험을 찾아 이미 자신이 성공적으로 마음을 조절한 적이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또 아이 친구가 집에 놀러오기로 해서 장난감을 가지고 싸울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면, “친구가 만지지 않기를 바라는 장난감은 미리 치워놓을까?”라고 묻는 것이 아이 편에서 문제를 예방하는 태도다.

이임숙 소장은 “엄격하고 단호한 훈육을 따뜻하고 단단한 훈육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임숙 소장은 “엄격하고 단호한 훈육을 따뜻하고 단단한 훈육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 오늘도 아이를 혼내고 말았다면 30분 안에 다섯 가지 ‘대화’ 해야

부모들이 참 어려워하는 것이 바로 훈육할 때의 태도다. 이 소장은 훈육할 때 말하는 데도 세 가지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그것은 바로 ▲목소리 톤(높이) 낮추기 ▲목소리 볼륨(크기) 작게 하기 ▲속도를 느리게 말하기다. 이 소장은 “이 세 가지만 지켜서 말해도 아이 귀에 쏙 들리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훈육에 유용한 자세도 따로 있다. 발버둥 치며 떼쓰는 아이를 안아야 하는 상황. 앞쪽보다는 뒤쪽에서 아이를 감싸 안는 ‘백허그’ 자세는 부모의 화난 표정을 보여주지 않을 수 있어서 좋다는 것이다.

“부모가 먼저 ‘뚜껑’ 열려버리면 훈육은 못하는 겁니다. 내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데, 백허그는 평상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아이를 가슴에 안고 있으면 아이의 뜨거워진 체온과 빨라진 심장 박동을 느낄 수 있어요.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고 아이의 귀에 찬찬히 이야기해주면 됩니다.”

상황에 대처하는 훈육을 할 때도 중요한 것이 있다. ▲“안 되는 건 절대 안 돼” 단단하게 지키기 ▲떼쓰는 아이의 힘든 마음을 따뜻하게 충분히 다독여주기 ▲지금 부모의 마음도 힘들다고 말하고 미리 가르치지 못한 점 사과하기 ▲아이 자신의 입으로 바른 행동이 무엇인지 말하게 하기 ▲대화 후 잘한 점 격려해주기.

하지만 알아도 잘 안 된다. 많은 부모들은 ‘책도 보고 강의도 들었지만 막상 집에서 해보면 안 되더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한다. 만약 오늘도 실패하는 훈육을 했다면 그것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또 하면 된다.

이 소장은 아이를 혼낸 뒤 30분 안에 아이와 꼭 나눠야 할 다섯 가지 대화를 소개했다. ▲따뜻하게 아이 마음 다독이기 ▲야단친 이유 설명하기 ▲억울하게 생각하는 건 없는지 물어주기 ▲“다음에 또 이런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아이와 함께 새로운 방법 모색하기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기.

이 소장은 “울거나 겁먹은 아이를 그냥 두면 자율신경계의 조절이 어려워지고, 이후에 작은 자극에도 쉽게 화를 내는 성격이 될 수 있다”며, “사소하게 혼나는 사건이 쌓여서 스몰 트라우마가 누적되면 빅 트라우마와 똑같은 현상을 불러일으킨다”고 혼낸 뒤 30분 안에 대화를 나누는 게 중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2019 영유아 부모 특별강좌’는 오는 16일 심재원 그림육아에세이 작가(육아휴직한 옆집 아빠의 본격 육아 분투기), 23일 오찬호 사회학자·작가(이상적 육아라는 이상한 육아), 30일 윤지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영유아 사교육 12가지 오해와 진실) 순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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