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엄마가 전하는 '부모가 된다는 건'
5년차 엄마가 전하는 '부모가 된다는 건'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9.05.10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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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의 MOM대로 육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도 있음을 깨닫는 일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며칠 전 아이에게 카네이션을 받았다. 선생님의 섬세한 손기술과 아이의 끼적거림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카네이션. “엄마 사랑해요”하며 카네이션을 전해주는 아이를 보며 부모로서 산 지난 5년간의 시간을 돌이켜본다.

아이 낳기 전에는 전혀 몰랐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부모라는 이름의 현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분명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일이고 말로 표현조차 할 수 없는 벅찬 일이었다. 부모가 돼야지만 느낄 수 있는 순간순간을 경험하며 감격하고 환호했다. 아이들의 웃음이 피로회복제라는 말을 실감하기도 했다. 지금은 부모가 아닌 내 삶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열심히 살아가는 중이다.

하지만 누군가의 부모가 된다는 것은 상상했던 것보다도 어렵고 험난한 일이다. 부모라는 글자가 갖는 책임감이 실로 어마어마하게 다가온다. 이런 책임감과 부담감은 부모 경력이 길어질수록 더할 것이다. 아이를 낳기만 한다고 잘 키울 수 없음을 매일 느낀다. 부모 같지 않은 부모로 인해 생명과 인권을 빼앗긴 아이들에 관한 뉴스를 보면서 부모됨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된다.

생각보다 어렵고 험난한 부모의 길. 비록 부모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번 적어보기로 했다. 부모가 된다는 게 무엇인지 말이다. 그리고 이 글을 부모가 되려는 사람들이 한 번쯤은 읽어봤으면 좋겠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분명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하고 벅찬 일일 것이다. 하지만 상상했던 것보다도 어렵고 험난한 일이기도 하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부모가 된다는 것은 분명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하고 벅찬 일일 것이다. 하지만 상상했던 것보다도 어렵고 험난한 일이기도 하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먼저 부모가 된다는 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있음을 매일매일 깨닫는 것이다. 아이를 낳는 건 내 마음대로 했지만 아이를 키우는 건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 어릴 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엄마는 화가 났을 때 꼭 “너 같은 딸 낳아서 키워봐라”고 말했다. 속으로 ‘나 같은 딸이 왜?’라며 흥! 했지만, 아이를 낳은 후에는 고개가 끄덕거린다. 부모의 심정을 이해한다는 사람들도 줄을 잇는다. 아이를 키우기 시작함과 동시에 잠 못 자고 밥 못 먹는 기본 욕구의 제약을 받기 시작한다. 우는 아이를 안고 변기에 앉아 힘을 주거나 문을 활짝 열어둔 채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감시 하에 “까꿍”을 외쳐야 한다. 아이가 잠든 사이 겨우 샤워를 시작해도 아이가 우는 소리 같은 환청에 시달려 비누도 닦지 않은 몸으로 뛰쳐나오기도 한다. 마음대로 친구를 만날 수도, 외출할 수도, 여행할 수도 없고 취미생활도 오롯이 혼자였을 때만큼 할 수 없다. 여행을 하더라도 아이와의 여행은 고행이 되거나 이삿짐만 싸다가 끝날 수도 있다.

이건 예사에 불과하다. 아이가 조금 더 크면 뛰어 다니는 아이 쫓아다니느라, 징징대는 아이 달래느라 혼이 빠지고 좀 더 크면 아이와 또래와의 문제부터 학교생활, 진로 등 다양한 갈등을 겪게 된다. 특히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을 보면 자식농사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음을 더 확실하게 깨닫게 된단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그저 기다려줄 뿐이다. 아이는 오늘과 내일이 다르다.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육아다.

부모가 된다는 건 내 인생의 밑바닥을 볼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막 부모가 되어 하루 종일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와 지내면서 혼자인 것 같은 고립감과 외로움에 허덕일 수도 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개구쟁이가 되는 아이를 보며 소리를 빽 지르다가도, 자고 있는 아이를 보며 “내가 미쳤지” 눈물 흘리기도 한다. ‘내가 이렇게 나약한 인간이었나’ 싶은 생각을 할 것이다. 어쩔 때는 어린 시절 내가 미워했던 부모의 모습을 아이에게 똑같이 하고 있는 걸 발견하며 괴로워할지도 모른다. 인간 대 인간 관계라는 것이 안 맞으면 안 보면 되지만, 아이와 안 맞는다고 안 볼 수도 없다. 아이와 부모와의 관계는 끊을 수가 없다. 아이가 좋아도, 싫어도 매일 봐야 한다. 아이에게 화가 난다고 미친 듯이 소리 지르고 싸울 수도 없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 그대로를 흡수해서 부모에게 소리 지를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부모가 된다는 건, 아이의 인생을 위해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서서 고민하고 또 고민하는 일이다. 부모의 행동 하나, 선택 하나에 아이 인생이 달라진다. 아이가 뱃속에 있을 때 예쁘고 즐거운 소리를 들려줬는지, 우울하고 슬픈 목소리를 들려줬는지부터 태어난 후 얼마나 스킨십을 해줬는지부터 아이들은 이미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 아이에게 어떤 음식을 먹이는지에 따라 아이의 입맛이 결정될 것이고 아이 앞에서 부모가 어떤 행동을 보여주는 지에 따라 아이의 인성과 성격이 결정될 것이다. 아이가 어릴 땐 ‘조금만 더 커서 말을 잘 하면 수월하겠지’ 싶지만, 크면 클수록 아이를 위해 부모가 선택하고 결정할 일들은 무수히 많다. 예방접종은 어떤 백신을 맞출지, 훈육은 어떤 식으로 할지, 어떤 어린이집에 보내고 방과 후 무슨 학원을 보낼지 등등. 부모는 한 번도 선택해보지 못한 그 선택들을 매 순간 해야 하고, 그 선택이 아이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며 함께 책임져야 한다. 아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경제적인 부분도 지원해야 한다. 또한 우리가 지금 어떻게 소비를 하고, 어떤 마음으로 환경을 바라보는지에 따라 아이가 부모가 됐을 때의 삶의 질도 달라질 것이다. 

부모의 어깨는 무겁다. 아이를 낳겠다면, 부모가 되겠다면 위의 글들을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 사실 이 모든 걸 각오해도 각오한 대로 부모 역할을 할 수 없을지 모른다. 이미 두 아이의 부모가 됐지만, 부모로서 사는 매일 매일이 어려우니까. 그저 부모 같은 부모가 되기 위해 매순간 고민할 뿐이다. 아이를 낳고 키울 준비가 되셨는가? 아이를 낳는 순간 우리에겐 상상치도 못한 다른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물론, 부모가 되고 나면 부모가 아닌 세상, 아이가 없는 세상은 상상도 못할 행복들이 따르긴 하지만 말이다.

*정가영은 베이비뉴스 기자로 아들, 딸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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