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미지급도 임금체불 수준으로 처벌 높여야"
"양육비 미지급도 임금체불 수준으로 처벌 높여야"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05.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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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양육비 대지급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양육비 대지급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양육비 대지급 제도와 이행강화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양육비 대지급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양육비 대지급 제도와 이행강화 방안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양육비 이행관리제도를 개선하고자 대안으로 언급되는 양육비 대지급 제도. 이 제도를 이행 강화 방안과 함께 조세 지출 차원에서 고려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0일 한부모가족의 날을 맞이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중당 김종훈 의원의 주최로 '양육비 대지급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한국한부모연합과 여성·엄마민중당이 공동 주관했다. 

양육비 대지급 제도는 양육비 채무자가 양육비 지급을 이행하지 않았을 때, 자녀가 최소한의 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국가가 보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공공문제로서의 양육비 재개념화의 필요성 : 양육비 이행관리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주제로 발표한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양육비 대지급 제도를 ‘국가가 양육비를 지급하고 채무자에게 회수하는 방식’과 ‘채무자에게 양육비를 국가가 먼저 회수한 다음 전달해주는 방식’으로 나눴다. 

◇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 3년간 수혜자 225명… “양육비, 사회 문제로 인식해야”

한국은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을 운영하고 있다. 자녀의 복리가 위태롭거나, 위태로울 만큼 위기에 몰린 한부모 가족에 양육비를 긴급 지원하고 그 비용을 양육비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한다 이 제도의 경우 자녀 1인당 20만 원을 최장 12개월까지 지원한다. 2015년 제도 시행 이후 수혜를 받은 사람은 225명에 불과하다. 

허 조사관은 한시적 양육비 긴급지원을 “아주 제한적인 방식의 대지급제도”로 규정하고 그 이유를 까다로운 자격요건으로 지목했다. 이 제도의 도움을 받으려면 양육비 집행 판결을 비롯해 소득 수준, 긴급복지지원기준 등 다섯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또한 그 중에서도 심사로 선별을 거친다.

허 조사관은 “양육비 미지급은 사회적 문제로 인지되고 있지 못하다”며 “국가가 최소한으로 개입하기 때문에 공공문제가 아니라는 사회적 인식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양육비이행관리원이 설립됐지만, 양육비를 받기 위해서는 험난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관리원은 소송에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그친다는 것이 허 조사관의 지적이다.

10일 한부모가족의 날을 맞이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중당 김종훈 의원의 주최로 양육비 대지급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10일 한부모가족의 날을 맞이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중당 김종훈 의원의 주최로 양육비 대지급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양육비가 사적 차원의 채무가 아닌 이유를 허 조사관은 “아동의 복리와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적시하게 적절하게 변제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매달 적절한 금액이 지급돼야만 양육비 본래 의미와 가치가 실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최우선적으로 변제돼야 할 채무라는 것이다. 

이같이 양육비가 가진 특수성은 공공자원의 비효율적인 지출로 간주돼, 국가가 회수 장치를 마련하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허 조사관의 주장이다. 이를 “개인의 의무관계로 인해 세금이 잘못 쓰이고 있다는 불만을 가질 수 있다”며 “양육비 회수 장치는 대지급제도와 짝처럼 같이 다닌다”고 설명했다. 

허 조사관은 대지급 제도 도입으로 현재보다 양육비 이행에 강제성을 띌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미국 사례를 소개했다. 허 조사관은 “미국 연방대법원은 운전면허 등을 천부권이 아니라 정부에서 내준 허가권으로 봤다”며 “정부가 하는 일에 의무를 다하지 않았으니 면허를 회수할 권리가 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책임 및 근로기회 조정법’은 고용 과정에서 기업이 주정부에 피고용인의 양육비 채무 여부를 확인하고, 채무자로 확인될 경우 피고용자의 급여 일부를 양육비로 송금할 의무를 가진다”고 언급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중당 김종훈 의원의 주최로 열린 양육비 대지급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소속 박인숙 변호사는 "임금체불처럼 양육비 미지급도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민중당 김종훈 의원의 주최로 열린 양육비 대지급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에서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소속 박인숙 변호사는 "임금체불처럼 양육비 미지급도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양육비 대지급 제도 도입, 이행강화안과 함께 만들어야”

유엔은 아동권리협약에서 양육비가 가지는 지위를 설명한 바 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소속 박인숙 변호사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통한 양육비 대지급제도의 입법필요성’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1991년에 비준된 아동권리협약은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고 있다”며, 아동권리협약 3조·18조·27조를 소개했다. 

특히 27조는 “당사국은 국내외에 거주하는 부모 또는 기타 아동에 대하여 재정적으로 책임 있는 자로부터 아동양육비의 회수를 확보하기 위한 모든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명시한다.

박 변호사는 “이 조항들은 국가는 아동 양육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를 지적한 것으로, 대지급 의무를 위한 제도를 입법할 의무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편적 서비스와 자산 현황과 무관한 재정적 혜택은 아동에 대한 책임과 관심에 대한 국가의 인식”이라며,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국가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현재와 같은 선별적 제공은 “무지와 사회적 낙인, 청구할 때의 까다로움으로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임금체불 민사소송처럼 양육비 관련 법안을 근로기준법에 준하는 수준으로 처벌하고 시행하는 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노동청 특별근로감독관은 사법경찰권이 있다”며 “임금체불도 회사와 개인 간의 문제이지만, 임금을 노동자의 생존권으로 연결했기 때문에 수사권과 사법경찰권을 가진 특별근로감독권을 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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