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언니' 된 첫째도 힘들답니다
'어쩌다 언니' 된 첫째도 힘들답니다
  • 칼럼니스트 윤나라
  • 승인 2019.05.15 16: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D
[아이심리백과] 갓난쟁이 동생이 미운 첫째

Q. 어느 날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녀와서 “엄마, 나도 정아(친구이름)처럼 진짜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그전까지는 아기인형에 이름을 붙여 부르며 자기 동생이라고 했었거든요.

우여곡절 끝에 아이는 진짜 동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진짜로 동생이 생기니 아이는 기대했던 것만큼 행복해하지는 않습니다. 엄마가 아이를 안아주면 자기도 안아달라고 엉엉 울기도 하고, 또 동생에게 자꾸만 “내 엄마야!”, “너는 아빠 딸이야!"라고 말합니다.

정말 난감합니다. 둘 다 내 딸인데 동생을 안아주지도 못하게 하는 아이,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요?

"내 엄마야!" ⓒ베이비뉴스
"내 엄마야!" ⓒ베이비뉴스

A. 많이 고민이 되실 것 같습니다. 첫째는 첫째대로 그동안 키우면서 정도 많이 들고 처음 부모가 되어 시행착오를 겪으며 애지중지 키운 자식이고, 둘째는 첫째를 키우느라 제대로 된 태교는커녕 태어나서도 엄마 품을 독차지하지 못하는 서러운 신세아닙니까. 누굴 생각해도 짠한 마음이 드는 것이 '다둥이맘'의 마음이겠지요.

혼자 외로울 아이를 생각해서, 또 더 큰 행복을 꿈꾸며 낳은 둘째가 첫째에게 스트레스 요인이 되는 것은 많이 속상하시겠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다 맞는 말입니다.

"엄마 뱃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어요."

제가 둘째를 임신하고 낳는 동안 우리 첫째가 했던 말 중에 가장 인상적이었던 말입니다.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엄마의 뱃속에 다른 아이가 들어가 있는 것이 너무 샘났던 모양입니다. 아이들 중 태아시절을 기억하는 아이들도 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만, 그것보다는 아마도 가장 안전하고 따뜻한 엄마의 품에 있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것이겠지요.

저는 임신 막달에 옆으로 누워서 자던 것을 떠올리고 옆으로 누워 다리를 웅크린 뒤 배와 다리 사이의 공간에 아이를 쪼그리고 눕게 해서 이불로 덮어주며 뱃속이라고 얘기해주었더니 아이가 굉장히 좋아했던 기억이 납니다.

◇ 큰애와 엄마,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아이의 말대로 엄마는 원래부터 “나의 엄마” 그리고 “나만의 엄마”였습니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그런데 동생이 태어난 뒤에는 엄마는 일단 아기를 돌보는 일이 최우선이 되고 맙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원래 엄마에게 1순위는 항상 나였는데 그 자리를 빼앗겼다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오죽하면 심리학자 아들러는 출생순위 이론에서 첫째를 '폐위된 왕'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받다가 동생에게 빼앗긴 관심을 되찾기 위한 노력으로 성실함과 책임감이 길러질 수는 있으나, 반면에 동생을 잘 보살펴야한다는 기대감으로 권위적이거나 지배적인 성격이 발달하기 쉽다고 했습니다.

그런 첫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엄마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주말에 아빠나 할머니에게 둘째를 잠깐 맡기고 둘이 놀이터에 다녀온다거나, 좀더 여유가 된다면 아이가 가고싶은 놀이동산이나 키즈까페에 가는 것도 좋겠습니다. 원래 내 엄마였던 엄마를 누릴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준다면 아이도 더 이상 엄마를 뺏겼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 동생 돌보는 일을 함께 해보세요

아이 돌보기에 첫째를 동참시키면 첫째가 동생을 받아들이는 일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아이는 아기는 스스로 신변처리를 할 수 없고 누군가가 돌봐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됩니다. 또 동생을 돌보며 동생에 대한 애정이 싹틀 수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동생의 새 기저귀를 가져다 달라고 요청하거나, 아기가 똥을 쌌을 때 "비상~비상~아기 똥!"이라고 외쳐달라고 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갓난아기가 조금 더 크면 우유를 먹이거나 앞에서 딸랑이를 흔들어 줄 수도 있겠지요.

얼른 커서 둘이 같이 놀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파이팅입니다!

*칼럼니스트 윤나라는 두 딸을 키우며 많은 것을 배워가는 워킹맘입니다. 사랑 넘치는 육아로 슈퍼맘, 슈퍼대디가 되고 싶지만 마음같지 않을 때가 많은 부모님들과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민하고자 합니다.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 교육현장개발부 선임연구원이자 국제공인행동분석가(BCBA)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