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들에겐 수다 아닌 '대화' 시간이 필요합니다
엄마들에겐 수다 아닌 '대화' 시간이 필요합니다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19.05.2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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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엄마 마음 쫄깃쫄깃 강하게

우리나라 부모들은 유난히 마음이 약한 것 같습니다. 주변의 말에 쉽게 상처입고, 아이들이 겪는 문제에도 오히려 먼저 다치곤 합니다. 혼자 있으면 불안해져 또래끼리 모이기는 하지만 걱정, 불안, 혹은 불평으로 모임이 끝나곤 합니다.

사소한 일들에 상처입지 않으려면 마음이 ‘쫄깃쫄깃’해져야 합니다. 마음에 쫄깃쫄깃한 ‘탄력성’이 생겨야 하고, 웬만한 일엔 끄떡하지 않는 ‘중심성’이 필요합니다. 걱정보다는 기도, 공부로 마음이 건강해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책읽기 모임도 많지만 함께 공부하고 서로 피드백하는 그룹이 있다면 젊은 부모들이 육아의 불안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지난해 말부터 전국에서 100군데의 ‘맘‘스 수다카페’를 기획하고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장소는 카페로 한정하고 있고요. 현재 경주를 시작으로 진주, 청주까지 11곳을 진행했고 앞으로 6곳이 더 예정돼 있습니다. 이 ‘맘‘스 수다카페’는 저의 강의 재능기부고, 참여하는 부모님들은 참가비 2만 원을 기부합니다. 강의하는 사람도, 강의를 듣는 사람도 모두 기부하는 아름다운 모임입니다.

‘맘·스 수다카페’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에 카페가 많다는 점에 우선 착안했습니다. 카페는 사람들이 만나는 자리고, 대화를 전제로 하는 모임의 자리입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카페가 늘어나는 속도가 기형적일만큼 빠르다곤 하는데요, ‘물음과 이야기’라는 한국형 하브루타 확대 운동을 하는 제 입장에서 이처럼 ‘대화의 자리’가 많아진다는 것은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었습니다. 카페에서 모여 공부하는 그룹이 많아지니 그에 따라 맞춤 인테리어를 하는 카페들도 많은 실정이라고도 하고요. 

영국은 카페에서 대화하는 문화가 자연스럽습니다. 이들에게 카페란 단순히 수다 떠는 장소가 아닌 주제가 있는 토론 문화가 형성되는 장이자 창작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답니다. 우리에게 익히 유명한 작가 조앤 롤링도 카페에서 ‘해리포터’라는 위대한 작품을 만들지 않았습니까? 

부산 ‘맘‘스 수다카페’에 모인 엄마들. ⓒ장성애
부산 ‘맘‘스 수다카페’에 모인 엄마들. ⓒ장성애

저는 그 일환으로 엄마들이 공부하고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는 긴 계획을 세워봤습니다. 엄마들에게 커피가 일상이라면, 카페에서의 휴식이 필요하다면 주제가 있는 수다는 엄마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의미있는 토론을 하고 난 뒤의 뿌듯함, 단순한 수다가 주는 허무함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맘‘스 수다카페’에서 질문하고 이야기하는 심도있는 공부 후 ‘행복한 물음과 이야기’라는 스터디를 지속하는 그룹이 자발적으로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엄마들의 삶의 태도가 진지해지고 자신들이 육아하는 모습을 직면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 시작했답니다. 

실제 많은 부모교육에서 강연자들은 부모가 잘못하고 있다는 점만 강조합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직접적인 지적보단 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스스로 찾아낼 수 있도록 그 방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일생에 걸쳐 지속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현재 젊은 부모들은 전폭적인 사랑을 받으며 자란 세대로 실패나 좌절의 경험이 적습니다. 아마 경제적으로 안정된 부모 밑에서 학창시절을 거쳐 결혼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거나 한계에 부딪혀 본 일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육아할 때 어린 자녀에게 단호하게 대처하는 법, 친절하게 대하는 법, 아이가 한계를 알도록 하는 법을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집에서도 아이들이 하는 대로 둘 수밖에 없는 엄마들도 많습니다 좌충우돌하는 사이 아이는 크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를 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포항 ‘맘‘스 수다카페’에 모인 엄마들. ⓒ장성애
포항 ‘맘‘스 수다카페’에 모인 엄마들. ⓒ장성애

이럴 땐 너무 또래끼리만 모이기보다는 선배들도 함께 모여 경험한 지혜를 나누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기도 하고, 반박하는 연습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지받지 않고 살아온 젊은 세대들은 오히려 더 갈등에 취약할 수 있거든요. 찬반토론의 기회가 필요한 것은 아이뿐만이 아닙니다. 요즘 부모들에게도 절실합니다. 그런 기회는 육아할 때 부모들이 삶의 태도를 굳건히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쫄깃해지는 연습하기, 주제가 있는 시간으로 마음근육 채우기, 함께 하는 사람에게 배우기, 질문을 배우고 연습하는 정기적인 시간이 필요합니다. 엄마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그룹인 ‘행복한 물음과 이야기가 있는 시간’들을 통해 저는 엄마이 강하게 변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그런 연습을 할 시간이 없었어요. 연습시간만 충분히 있다면 달라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입니다. 강의를 듣거나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함께 하는 사람들끼리 연습하는 시간이 가장 필요합니다. 그래서 주제가 있는 ‘맘스 수다카페’가 완전히 정착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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