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중심으로 혁신" 누리과정안 공개… 현장은 '우려'
"놀이 중심으로 혁신" 누리과정안 공개… 현장은 '우려'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05.2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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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019 개정 누리과정안 공청회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2019 개정 누리과정안 공청회는 큰 관심을 모았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2019 개정 누리과정안 공청회는 큰 관심을 모았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2017년 12월에) 혁신방안이 발표됐을 때 ‘유아 중심·놀이 중심’이라는 키워드 자체가 현장 교사들에게 굉장히 크게 다가왔습니다. 지금까지 10년 넘게 유치원 아이들을 만나면서 단 한 번도 유아 중심, 놀이 중심이 아니었던 적은 없는데 왜 혁신방안이라고 하면서 ‘유아 중심·놀이 중심’이라고 했을까 궁금했습니다.” (소이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 정소영 씨)

확정 고시 두 달을 앞두고 누리과정 개정안이 공개됐다. 하지만 ‘유아 중심·놀이 중심’으로 개편된 이번 개정안이 오히려 교육격차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놀이 개념이 모호하고 교육과정에 교사 역량을 필요로 하는 부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2019 개정 누리과정안 공청회'.

정부는 이번 누리과정 개정안을 “교육부 정부혁신의 일환으로 2017년 12월 유아교육 혁신방안에서 제시한 ‘유아·놀이중심 교육과정 개편 방향’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3~5세 유아를 대상으로 적용되는 공통 교육과정으로서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유아교육 현장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21세기 핵심 역량인 창의성·감성·사회성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연구책임자인 김은영 육아정책연구소 저출산·육아정책실장은 누리과정 개정안의 주요 특성을 ▲유아 중심·놀이 중심 추구 ▲국가 수준 교육과정으로 체계성 확립 ▲인간상을 제시하며 총론 구성 체계 확립 ▲기존 구성 체계 유지 및 간략화 ▲누리과정 실행력과 현장 자율성 강조 ▲평가 간략화로 설명했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2019 개정 누리과정안 공청회를 주최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는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2019 개정 누리과정안 공청회를 주최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 “‘놀이 중심’ 문구 모호… 놀이에 대한 정확한 이해 필요”

그러나 토론자로 나온 학계와 현장 교사들은 누리과정 개정안에 보완 지점이 많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권정윤 성신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는 “2019년 개정 누리과정안은 놀이 중심과 교육과정의 간략화가 강한 특성으로 나타났다”고 정의하면서, “대폭 축소된 개정안을 개정 취지에 맞도록 현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추가적인 작업에 대한 요구가 높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권 교수는 “‘유아 중심과 놀이 중심을 추구한다’는 누리과정의 개정 방향을 드러내어 교육과정의 방향을 명시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하는 동시에, “놀이 중심이라는 문구가 의미하는 바를 해석에 따라 다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모호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리과정의 목적에 대한 문구에서 ‘놀이를 통해’라는 구절은 누리과정의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이 단지 놀이를 통한 획일적인 수단이라고 잘못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소영 소이초등학교 병설유치원 교사도 “어린이의 놀 권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교사는 “놀이를 학습의 조건, 학습의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아이들에게 놀 권리를 준다고 하면서 학습을 가장한 놀이를 할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최혜영 창원대학교 가족복지학과 교수는 놀이 경험에 대한 해석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놀이라는 게 의미있다고 판단하지만 사람마다 교사마다 부모마다 놀이를 이해하는 폭은 다양하다”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환경이 다양하다못해 질적 차이가 클 수 있어 질적 수준을 포함한 다양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6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2019 개정 누리과정안 공청회에서 학계와 교사들은 토론 시간을 통해 개정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16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2019 개정 누리과정안 공청회에서 학계와 교사들은 토론 시간을 통해 개정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 "유치원-어린이집 환경, 질적 차이 클 수 있어 다양함 발생"

연구책임자 김은영 실장은 이번 개편안의 혁신방향을 ▲개별 유아의 다양한 특성 고려 ▲유아의 자유놀이 권장 ▲현장의 자율성 확대로 정리했다. 하지만 교사들은 이같은 개발 배경을 둔 누리과정 개정안이 오히려 교사의 역할과 역량에 따라 교육의 질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소영 교사는 “자율성이 커지는 만큼 교사의 책임과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박혜진 새싹유치원 교사도 “교사의 자율성을 높이는 것과 유아 경험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 전반적인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에서 실행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발언했다. 

박 교사는 “공교육은 모든 유아들이 같은 시기에 비슷한 수준의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교사가 누리과정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소양과 역량은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과정 형성방식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김영명 서강어린이집 원장은 “누리과정을 효과적으로 견인하기 위해서는 유아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한 보다 깊은 성찰과 제시가 따라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김 원장은 “앞으로 누리과정은 유아들이 정말 어떤 경험을 선호하고 어떤 놀이를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길 원하는지 진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탑-다운(하향식) 방식이 아닌 바텀-업(상향식)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6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2019 개정 누리과정안 공청회에서 김영명 원장은 교육과정 형성방식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16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주최한 2019 개정 누리과정안 공청회에서 김영명 원장은 교육과정 형성방식에 대한 의견을 내놨다. 김근현 기자 ⓒ베이비뉴스

이정선 반포퍼스티지하늘어린이집 교사도 “독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것에 기반해 이뤄지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사는 누리과정 개정안 중 운영 항목이 ‘각 기관의 실정에 적합한 계획’으로 서술된 점을 두고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성을 다소 제한하고 있는 듯 하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했다. 그러면서 “‘지역사회·교사·부모·유아의 실정’이라고 구체적으로 넓혀 제시하면 자율적 운영의 가능성이 더 선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공청회는 누리과정 개정안에 대한 교육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기 위한 자리로, 누리과정은 이 과정을 거쳐 교육과정심의회·중앙보육정책위원회 심의와 행정예고를 거쳐 7월 중에 확정·고시될 예정이다. 전국 유치원과 어린이집에는 내년 3월부터 공통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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