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함께 산 부부도 '사랑하는 연습' 해야 합니다
평생 함께 산 부부도 '사랑하는 연습' 해야 합니다
  • 칼럼니스트 최이선
  • 승인 2019.05.21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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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족 심리발달] 오늘, 부부의 날이랍니다

5월은 이벤트가 많은 달이다. 어린이날엔 자녀들을 위해서 아이가 실망하지 않을 만한 선물을 마련하느라 몸도 마음도 바쁘다. 어버이날엔 부모님을 위해 식당을 예약하고 선물을 고민한다. 보통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하는데 누군가는 이런 '날'들이 모인 5월이 더 잔인하다고 말한다. 아마도 몸과 마음은 물론 지갑까지 비어버리는 느낌 때문일 것이다.

가족의 달 5월에는 부부의 날(21일)도 있다. 결혼 전에는 결혼에 대한 막연함과 배우자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고, 결혼하고 몇 년간은 신혼으로 알콩달콩 잘 보낸다. 하지만 정작 부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교육을 받거나, 그 의미를 배우지 못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

언젠가 상담받으러 온 결혼 5년 차 부부가 있었다. 나는 부부가 아이와 좋은 상호작용을 하고 있는지 검사한 뒤 상담을 하게 됐다. 이 검사는 MIM이라고 하는데 부모자녀 상호작용 평가로 치료놀이(theraplay) 치료사들이 훈련받아 진행하는 검사다.

검사 후에 아이 아빠가 상담내용을 들으면 좋을 것 같아 늦은 밤에 부부를 만났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가 이렇게 말했다.

"부부는 호혜적인 관계거든요. 남편도 아내에게 정서적으로 상호작용해야 하고 아내도 남편에게 정서적으로 조율해서 상호작용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러자 남편은 대뜸 이렇게 반문했다.

"그럼 아이 둘을 키우는 것이게요?" 

아마도 그는 '아내에게 비난이나 지적하는 말보다 서로 정서를 나누어야 한다'는 나의 말을 아내를 성인이 아닌 '아이'로 봐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짐작하건대 그는 놀아주고, 맞춰주고, 정서적 교감은 아이에게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던 사람인 것 같다. 

사랑을 유지하고 키워나가는 것, 그것이 부부관계의 핵심입니다. ⓒ베이비뉴스
사랑을 유지하고 키워나가는 것, 그것이 부부관계의 핵심입니다. ⓒ베이비뉴스

인간은 애착적인 동물이다. 아이나 어른이나 인간의 본능은 사랑을 주고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는 부모에게서 사랑을 받고 신체적, 정신적으로 성숙해진다.

부부는 신체적으로 성장한 성인으로 만난 관계다. 이미 사랑하는 사이지만, 부부관계에서는 그 사랑을 유지하고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건강한 부부관계의 필수 요소다. 

그러므로 부부는 각자의 직장생활로 바빠 짧은 시간 만나더라도 정서적으로 서로 교감할 시간을 내어야 한다. '정서적으로 나눈다'는 표현이 좀 어렵다면 아내와, 혹은 남편과 눈 맞추고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야 한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된다.

아내는 동네 언니들이나 직장 동료들과 깔깔 웃고 공감했던 마음을 남편을 위해 좀 열어놓을 필요가 있고, 남편은 회사 동료나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던 그 마음으로 아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 아이가 어려 눈코 뜰 새 없이 육아하고, 살림하고, 일하느라 바쁘겠지만 나중에 아이가 학교에 다니고, 여유가 생기고 나면 자기 자신에 대한 공허함이 밀려올 수도 있다.

그럴 때 나의 허하거나 힘든 마음을 나눌 상대를 찾게 된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곳에 배우자가 있는데 서로에게 위안이 되지 않는다면 그 또한 큰 슬픔이다. 나를 위로해주는 대상이 배우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면 이 얼마나 허전한 일인가. 마음을 나누는 것은 누구나 서툴다. 하지만 우리는 조금씩 배워나가야 한다.

생각해보자. 나는 아내를 위로할 수 있는가. 나는 남편을 위로할 수 있는가. 아니라면 새로운 변화의 고리들을 만들어보자. 일과가 끝나면 오늘은 어떤 것이 좋았고, 어떤 것이 힘들었는지 5분 만이라도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상대의 마음에 머무르는 연습이 중요하다. 입 밖으로 나온 여러 가지 말보다 "당신이 참 그랬구나" 하는 마음으로 배우자의 눈과 마음에 머물러 보는 것이다. 상대방이 듣기만 해줘도 마음이 풀리고 편안해진다.

하루에 잠시만이라도 나의 배우자를 안아주자. 몸에서 옥시토신이 나와 정서적으로 안정된다. 그 안정된 마음으로 아이들을 더 잘 보살필 수 있다.

가정의 달 5월, 어린이날, 어버이날 이벤트 골고루 챙기느라 서로 애썼다. 

이제는 매일매일 배우자와 정서적 교감을 하는 시간을 정하고 서로를 더 알아갈 수 있도록 정서적 풍요로움을 누려보는 시간을 갖자.

이런 부부의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들에게 공감력과 정서적 교감능력이 생기는 것은 최고의 덤일 것이다. 

*칼럼니스트 최이선은 닥터맘힐링연구소 소장이며, 숙명여대 교육학과 상담및교육심리전공 초빙대우교수다. 국제공인 치료놀이 수퍼바이저로, 발달이 어렵거나 정서적인 어려움을 갖거나 우울하거나 학교에서 문제가 있거나 산만하거나,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과 부모들을 심리상담으로 만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 「선샤인서클」(공동체, 2018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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